'사딸라'로 빵 터졌다…'마케팅 고수' 버거킹, 맥도날드 넘어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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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매출 사상 첫 4000억 돌파
2000년대 부침 겪던 버거킹
제품개발·마케팅간 협업 확대
100만개 팔린 몬스터와퍼 등 탄생
2000년대 부침 겪던 버거킹
제품개발·마케팅간 협업 확대
100만개 팔린 몬스터와퍼 등 탄생
‘버거킹은 알고 있었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4달러가 4900원이 될 것을 알고, 이에 따른 위험을 알리기 위해 ‘사딸라 이벤트’를 진행했다. 버거킹만 따라 했어도 큰돈을 벌 수 있었을 텐데….’
얼마 전 증권가에 이런 정보지가 돌았다. ‘사딸라’는 지난해 10월부터 버거킹이 세트메뉴를 4900원에 판매하는 이벤트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200원에 육박하자 누군가 ‘버거킹 연구개발(R&D) 부서에는 환율 리서치팀이 있다’는 가설을 만들어냈다. 환율 상승을 예상했다는 얘기다. 사딸라 마케팅으로 버거킹은 마케팅 강자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사딸라 이전에도 버거킹의 기발한 마케팅이 이어졌다. 마케팅과 제품개발 ‘한지붕’에
국내 진출 35년이 된 버거킹은 ‘제2의 청춘을 맞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0년대 내내 이어진 침체에서 벗어나 지난해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4000억원을 넘어섰다. 매장 수는 3년 전 271개에서 지난해 340개로 증가했다.
버거킹은 주인이 세 번 바뀌었다. 두산이 운영하다 2012년 보고펀드(현 VIG파트너스), 2016년 사모펀드 어피니티로 매각됐다. 2000년대 버거킹은 중저가 시장에서는 맥도날드와 롯데리아에, 고가 시장에선 프리미엄 수제버거에 치여 침체기를 겪었다. 프리미엄 전략을 내걸었지만 ‘이도 저도 아닌 브랜드’로 인식됐다.
변화는 3년 전 시작됐다. 마케팅 팀 내에 전략기획과 제품개발 조직을 뒀다. 마케팅과 제품 개발이 손을 잡자 시너지가 났다. 지난해 4월 몬스터와퍼 시리즈를 10주간 한정 판매했다. 3일 만에 10만 개, 한 달 만에 100만 개가 팔렸다. 2017년 9월에 가을 한정 메뉴로 출시한 트러플콰트로머쉬룸 와퍼는 소비자 요청으로 정식 메뉴가 되기도 했다.
경쟁사들이 움츠러들 때 버거킹은 매장도 공격적으로 냈다. 직영점을 핵심 상권, 신규 상권에 냈다. 2017년 ‘햄버거병’ 논란으로 버거업계 전체가 침체됐을 때도 꾸준히 매장을 늘렸다. 업계 관계자는 “버거킹은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전략으로 버거 신제품을 적극 내놨다”고 말했다.
똑똑한 가격 전략
마케팅은 이런 공격적 전략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화제가 된 ‘사딸라 올데이킹 마케팅’은 저가 경쟁 속에서 나왔다. 경쟁 브랜드들이 ‘초저가 마케팅’을 하자 프리미엄 버거 이미지는 그대로 살리고 기존보다 싼 가격(4900원)에 세트 메뉴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고가 세트 메뉴(1만원)의 반값이다. ‘반값’ 대신 17년 전 드라마 ‘야인시대’ 속 주인공과 대사를 그대로 불러왔다. 신호상 마케팅 총괄이사는 “사딸라는 비싼 버거라는 인식을 유지하면서도 소비자를 매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도록 한 마케팅”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사딸라 세트는 600만 개 팔렸다. 지난 1월엔 배달의민족과 ‘버거킹도 우리 민족이었어’ 캠페인을 벌였다. 배달의민족 인기 캐릭터가 주인공인 팝업북 ‘버거나라 삼남매’를 제작하기도 했다.
버거킹은 수제버거 대중화라는 트렌드도 마케팅에 활용했다. 수제버거는 ‘햄버거는 아이들이나 먹는 것’이라는 공식을 깼고, ‘불맛나는 어른들의 버거’를 표방한 버거킹은 배우 김영철 등 성인 남성을 모델로 써 마케팅했다. 지난 10일부터 시작한 반려견용 간식 서비스 ‘독퍼’(사진)도 화제가 됐다. 독퍼는 버거킹의 와퍼를 패러디한 것으로 미국, 스페인에 이어 한국에 세 번째로 들어왔다. 열흘간 버거를 배달 주문하고 신청하면 무료로 반려견 간식 ‘독퍼’를 주는 이벤트다. 이 마케팅 이후 주문량은 20~30%가량 늘어났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얼마 전 증권가에 이런 정보지가 돌았다. ‘사딸라’는 지난해 10월부터 버거킹이 세트메뉴를 4900원에 판매하는 이벤트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200원에 육박하자 누군가 ‘버거킹 연구개발(R&D) 부서에는 환율 리서치팀이 있다’는 가설을 만들어냈다. 환율 상승을 예상했다는 얘기다. 사딸라 마케팅으로 버거킹은 마케팅 강자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사딸라 이전에도 버거킹의 기발한 마케팅이 이어졌다. 마케팅과 제품개발 ‘한지붕’에
국내 진출 35년이 된 버거킹은 ‘제2의 청춘을 맞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0년대 내내 이어진 침체에서 벗어나 지난해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4000억원을 넘어섰다. 매장 수는 3년 전 271개에서 지난해 340개로 증가했다.
버거킹은 주인이 세 번 바뀌었다. 두산이 운영하다 2012년 보고펀드(현 VIG파트너스), 2016년 사모펀드 어피니티로 매각됐다. 2000년대 버거킹은 중저가 시장에서는 맥도날드와 롯데리아에, 고가 시장에선 프리미엄 수제버거에 치여 침체기를 겪었다. 프리미엄 전략을 내걸었지만 ‘이도 저도 아닌 브랜드’로 인식됐다.
변화는 3년 전 시작됐다. 마케팅 팀 내에 전략기획과 제품개발 조직을 뒀다. 마케팅과 제품 개발이 손을 잡자 시너지가 났다. 지난해 4월 몬스터와퍼 시리즈를 10주간 한정 판매했다. 3일 만에 10만 개, 한 달 만에 100만 개가 팔렸다. 2017년 9월에 가을 한정 메뉴로 출시한 트러플콰트로머쉬룸 와퍼는 소비자 요청으로 정식 메뉴가 되기도 했다.
경쟁사들이 움츠러들 때 버거킹은 매장도 공격적으로 냈다. 직영점을 핵심 상권, 신규 상권에 냈다. 2017년 ‘햄버거병’ 논란으로 버거업계 전체가 침체됐을 때도 꾸준히 매장을 늘렸다. 업계 관계자는 “버거킹은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전략으로 버거 신제품을 적극 내놨다”고 말했다.
똑똑한 가격 전략
마케팅은 이런 공격적 전략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화제가 된 ‘사딸라 올데이킹 마케팅’은 저가 경쟁 속에서 나왔다. 경쟁 브랜드들이 ‘초저가 마케팅’을 하자 프리미엄 버거 이미지는 그대로 살리고 기존보다 싼 가격(4900원)에 세트 메뉴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고가 세트 메뉴(1만원)의 반값이다. ‘반값’ 대신 17년 전 드라마 ‘야인시대’ 속 주인공과 대사를 그대로 불러왔다. 신호상 마케팅 총괄이사는 “사딸라는 비싼 버거라는 인식을 유지하면서도 소비자를 매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도록 한 마케팅”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사딸라 세트는 600만 개 팔렸다. 지난 1월엔 배달의민족과 ‘버거킹도 우리 민족이었어’ 캠페인을 벌였다. 배달의민족 인기 캐릭터가 주인공인 팝업북 ‘버거나라 삼남매’를 제작하기도 했다.
버거킹은 수제버거 대중화라는 트렌드도 마케팅에 활용했다. 수제버거는 ‘햄버거는 아이들이나 먹는 것’이라는 공식을 깼고, ‘불맛나는 어른들의 버거’를 표방한 버거킹은 배우 김영철 등 성인 남성을 모델로 써 마케팅했다. 지난 10일부터 시작한 반려견용 간식 서비스 ‘독퍼’(사진)도 화제가 됐다. 독퍼는 버거킹의 와퍼를 패러디한 것으로 미국, 스페인에 이어 한국에 세 번째로 들어왔다. 열흘간 버거를 배달 주문하고 신청하면 무료로 반려견 간식 ‘독퍼’를 주는 이벤트다. 이 마케팅 이후 주문량은 20~30%가량 늘어났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