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과 국가미래연구원이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나란히 2.2%로 낮췄다. 국내 연구기관들이 내놓은 성장률 전망치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정부는 하반기 경기 회복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2%대 중후반의 성장률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이들 기관은 하반기는 물론 내년까지 경기 둔화가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경연은 3일 ‘KERI 경제동향과 전망: 2019년 2분기’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12월 내놨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 2.4%를 2.2%로 하향 조정했다. 이날 국가미래연도 성장률 목표를 2.5%에서 2.2%로 낮추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두 기관 모두 수출과 투자가 하반기까지 부진을 이어가면 국내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연은 올해 수출 증가율을 1.4%로 제시했다. 기존 전망치(2.9%)의 절반 이하로 낮춘 것이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각각 5.0%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가미래연은 한경연보다 상황을 더 비관적으로 봤다. 올해 수출이 3.6%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각각 4.0%, 5.2%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가미래연은 소비도 둔화돼 연간 성장률이 1.8%에 그칠 것이라고 봤다.

국가미래연 거시경제팀장을 맡고 있는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의 보복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으로 대중(對中) 수출이 큰 폭으로 줄고, 수출 물량 감소와 반도체 가격 하락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미래연은 내년에는 수출과 투자가 더 위축돼 성장률이 1.9%까지 추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연과 국가미래연의 전망치는 국내 경제연구기관 중 지난달 말 2.2%의 전망을 내놨던 자본시장연구원과 함께 가장 낮은 수치다. 정부는 2.6~2.7%의 성장률을 목표로 하고 있고 한국은행은 2.5%를 예상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LG경제연구원 등은 각각 2.4%, 2.3%를 제시했다. 외국계 기관 중에는 더 비관적인 시각도 있다. 무디스는 2.1%, 노무라증권은 1.8%로 전망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