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노조 '팰리세이드 몽니'에 줄섰던 고객 2만명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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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 후 1년 대기에 포기
회사 "다른 공장서도 생산"
일부 조합원 반대에 '발목'
회사 "다른 공장서도 생산"
일부 조합원 반대에 '발목'
“지금 주문하면 1년을 기다려야 한다고요?”
현대자동차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 구매를 기다리다 포기한 고객이 2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외 시장에서 밀려 있는 주문(백오더)이 5만 대에 달할 정도로 심각한 공급 부족에 시달린 여파다. 현대차는 추가 증산을 추진하고 나섰지만, 일부 노동조합원의 ‘공장 이기주의’에 발목이 잡혀 있다.
1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지난 12일 고용안정위원회를 열어 팰리세이드 증산 문제를 협의했다. 회사 측은 기존 울산 4공장 외에 2공장에서도 팰리세이드를 생산하는 방안을 노조에 제안했다. 노조를 설득하기 위해 회사 내부의 ‘팰리세이드 국내외 판매 동향 및 중장기 수요’ 자료까지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노사 단체협약에 따라 현대차가 신차를 생산하거나 공장별로 물량을 조정하려면 노조 동의를 받아야 한다.
현대차가 지난해 말 내놓은 팰리세이드의 국내 누적 계약 물량(7월 11일 기준)은 9만6600여 대다. 이 중 3만4600여 대가 출고돼 소비자에게 전달됐다. 이 과정에서 팰리세이드 구매를 기다리다 지쳐 계약을 해지한 소비자만 2만17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계약의 22.5%다. 국내에서 밀려 있는 주문 물량만 3만5000대 이상이다. 주문 뒤 출고까지 1년 가까이 기다려야 한다.
팰리세이드, 국내외 주문 5만대 밀렸는데…노조 '밥그릇 챙기기'에 증산 시기 놓쳐
현대자동차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 품귀 현상은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가 지난달 미국에 팰리세이드를 수출한 지 한 달도 안 돼 계약 물량이 3만 대를 넘어섰다. 올해 미국 시장 판매 목표(1만9000대)의 150%를 훌쩍 뛰어넘는다. 깜짝 놀란 현대차는 공급 물량을 확보하느라 ‘초비상’이 걸렸다.
현대차 관계자는 “한국과 미국 시장에서 밀린 주문(백오더)을 합치면 5만 대 가까이 된다”며 “출시 초기 붐을 놓치면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기 때문에 적기 공급을 위한 증산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팰리세이드는 지난해 12월 국내에서 나오자마자 ‘없어서 못 파는’ 차가 됐다. 뛰어난 디자인과 동력 성능에 비해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다는 장점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공급 물량이 달리자 사측은 올초 노조에 증산을 요구했다. 노조는 석 달간 시간을 끌다 4월에야 합의했다. 월 생산량을 기존 6200여 대에서 8600여 대로 38%가량 늘렸다.
하지만 ‘팰리세이드 돌풍’은 예상보다 훨씬 거셌다. 증산을 해도 생산량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다. 현대차는 1차 증산 이후 4공장에서 월 8000대가량의 팰리세이드를 생산하고 있다. 이 중 약 5000대는 미국으로 보낸다. 국내 시장에는 월 3000~3500대 정도만 공급한다. 수요는 느는데 공급 물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국내 대기 물량이 3만5000대 넘게 쌓이는 지경이 됐다. 주문을 하면 차량을 받기까지 1년 가까이 걸린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사측은 지난 6월 추가 증산을 추진하고 나섰다. 팰리세이드를 기존 울산 4공장 외에 2공장에서도 생산하는 방안을 노조에 제안했다. 이후 노조 집행부를 설득하는 데만 한 달 가까이 걸렸다. 우여곡절 끝에 집행부가 최근 사측의 제안을 받아들이자 이번엔 팰리세이드를 생산하는 4공장 노조 대의원들이 들고 일어났다. 생산 물량을 2공장과 나누면 4공장 근로자의 특근 일수가 줄어 임금이 감소한다는 이유를 댔다. 현대차 노사는 이번주 다시 고용안정위원회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업계에선 현대차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끄는 차를 내놓고도 일부 노조원의 ‘몽니’ 탓에 제때 공급하지 못하는 ‘기막힌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전문가들은 현대차 노사의 ‘황당한’ 단체협약을 근본적 원인으로 꼽는다.
현대차는 단협 규정에 따라 신차를 생산하거나 공장별로 생산 물량을 조정하려면 노조 동의를 받아야 한다. 급변하는 시장 상황을 제대로 따라가기 위해선 차종 또는 모델별 생산량을 수시로 바꿔야 하는데, 노조 반대로 기회를 놓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현대자동차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 구매를 기다리다 포기한 고객이 2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외 시장에서 밀려 있는 주문(백오더)이 5만 대에 달할 정도로 심각한 공급 부족에 시달린 여파다. 현대차는 추가 증산을 추진하고 나섰지만, 일부 노동조합원의 ‘공장 이기주의’에 발목이 잡혀 있다.
1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지난 12일 고용안정위원회를 열어 팰리세이드 증산 문제를 협의했다. 회사 측은 기존 울산 4공장 외에 2공장에서도 팰리세이드를 생산하는 방안을 노조에 제안했다. 노조를 설득하기 위해 회사 내부의 ‘팰리세이드 국내외 판매 동향 및 중장기 수요’ 자료까지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노사 단체협약에 따라 현대차가 신차를 생산하거나 공장별로 물량을 조정하려면 노조 동의를 받아야 한다.
현대차가 지난해 말 내놓은 팰리세이드의 국내 누적 계약 물량(7월 11일 기준)은 9만6600여 대다. 이 중 3만4600여 대가 출고돼 소비자에게 전달됐다. 이 과정에서 팰리세이드 구매를 기다리다 지쳐 계약을 해지한 소비자만 2만17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계약의 22.5%다. 국내에서 밀려 있는 주문 물량만 3만5000대 이상이다. 주문 뒤 출고까지 1년 가까이 기다려야 한다.
팰리세이드, 국내외 주문 5만대 밀렸는데…노조 '밥그릇 챙기기'에 증산 시기 놓쳐
현대자동차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 품귀 현상은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가 지난달 미국에 팰리세이드를 수출한 지 한 달도 안 돼 계약 물량이 3만 대를 넘어섰다. 올해 미국 시장 판매 목표(1만9000대)의 150%를 훌쩍 뛰어넘는다. 깜짝 놀란 현대차는 공급 물량을 확보하느라 ‘초비상’이 걸렸다.
현대차 관계자는 “한국과 미국 시장에서 밀린 주문(백오더)을 합치면 5만 대 가까이 된다”며 “출시 초기 붐을 놓치면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기 때문에 적기 공급을 위한 증산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팰리세이드는 지난해 12월 국내에서 나오자마자 ‘없어서 못 파는’ 차가 됐다. 뛰어난 디자인과 동력 성능에 비해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다는 장점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공급 물량이 달리자 사측은 올초 노조에 증산을 요구했다. 노조는 석 달간 시간을 끌다 4월에야 합의했다. 월 생산량을 기존 6200여 대에서 8600여 대로 38%가량 늘렸다.
하지만 ‘팰리세이드 돌풍’은 예상보다 훨씬 거셌다. 증산을 해도 생산량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다. 현대차는 1차 증산 이후 4공장에서 월 8000대가량의 팰리세이드를 생산하고 있다. 이 중 약 5000대는 미국으로 보낸다. 국내 시장에는 월 3000~3500대 정도만 공급한다. 수요는 느는데 공급 물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국내 대기 물량이 3만5000대 넘게 쌓이는 지경이 됐다. 주문을 하면 차량을 받기까지 1년 가까이 걸린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사측은 지난 6월 추가 증산을 추진하고 나섰다. 팰리세이드를 기존 울산 4공장 외에 2공장에서도 생산하는 방안을 노조에 제안했다. 이후 노조 집행부를 설득하는 데만 한 달 가까이 걸렸다. 우여곡절 끝에 집행부가 최근 사측의 제안을 받아들이자 이번엔 팰리세이드를 생산하는 4공장 노조 대의원들이 들고 일어났다. 생산 물량을 2공장과 나누면 4공장 근로자의 특근 일수가 줄어 임금이 감소한다는 이유를 댔다. 현대차 노사는 이번주 다시 고용안정위원회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업계에선 현대차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끄는 차를 내놓고도 일부 노조원의 ‘몽니’ 탓에 제때 공급하지 못하는 ‘기막힌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전문가들은 현대차 노사의 ‘황당한’ 단체협약을 근본적 원인으로 꼽는다.
현대차는 단협 규정에 따라 신차를 생산하거나 공장별로 생산 물량을 조정하려면 노조 동의를 받아야 한다. 급변하는 시장 상황을 제대로 따라가기 위해선 차종 또는 모델별 생산량을 수시로 바꿔야 하는데, 노조 반대로 기회를 놓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