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자동차 中企에 대출 줄이지 말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사진)이 은행에 조선·자동차업 등 제조업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을 축소하지 말아달라고 16일 당부했다.

윤 원장은 이날 금감원 임원 회의에서 “최근 은행권이 리스크(위험) 관리를 강화해 기업 활동에 필요한 자금 공급이 위축될 소지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은행권에서 제조업 중소기업에 내준 대출은 지난해 말보다 5조5000억원 늘었다. 증가율은 2.3% 수준이다. 이는 전체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에 못 미친다. 같은 기간 전체 중소기업 대출 증가 폭은 26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8% 늘었다. 윤 원장은 “특히 조선·자동차업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은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경기가 좋지 않다고 금융회사가 신용 공급을 과도하게 줄이면 경기 변동의 진폭이 커져 오히려 자산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며 “연체율 등 건전성 관리를 통해 손실 흡수 능력을 유지하면서도 충실하게 신용을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대신 올해 시범 시행될 지역 재투자 평가에서 지역경제의 자금중개 기능을 충실히 해낸 은행을 우대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윤 원장은 조선·자동차 관련 중소기업이 몰려 있는 지역의 지방은행에 건전성 감독을 차등 적용할 것을 임원진에 당부했다.

윤 원장은 지난 3일 광주은행 본점에서 열린 지방은행장 간담회에서도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 윤 원장은 금감원의 경영실태평가나 리스크평가 시 지방은행 특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평가체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대손충당금 산정 시 지방은행이 시중은행보다 불리하게 적용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계획도 설명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