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돌체앤가바나도 입성…활기 되찾는 청담동 명품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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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사 설립하는 명품 증가
N21·오프화이트 등 신흥명품도
잇달아 청담동에 첫 매장 열어
N21·오프화이트 등 신흥명품도
잇달아 청담동에 첫 매장 열어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부터 청담사거리까지 이어지는 ‘명품거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비싼 임대료와 줄어든 소비로 곳곳에 매장이 비워진 채 ‘임대문의’가 붙어 있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다시 청담동으로 향하는 명품업체가 늘기 시작했다.
샤넬, 반클리프아펠, 막스마라, 끌로에 등이 최근 청담동에 새로 매장을 열었다. 돌체앤가바나도 올해 한국에 직접 진출하기로 결정하고 지방시가 있던 청담동 건물에 자리를 확보했다. 청담동에서 20년 넘게 부동산을 운영해온 한 중개업자는 “돌체앤가바나는 갤러리아백화점 맞은편 건물에 입점하기로 최근 계약을 완료했고 다른 빈 건물에도 입점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며 “최근 청담동 부동산을 들락거리는 외국인들은 다 해외 명품 브랜드에서 왔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청담동=플래그십스토어의 성지”
청담동이 다시 활기를 찾는 것은 소비력을 갖춘 밀레니얼세대와 외국인이 ‘청담동 쇼핑’에 가세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젊은이들에게 인기 있는 신흥 명품들이 청담동에 대형 매장을 열었고, 유명 브랜드들도 이곳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열기 시작했다. 샤넬은 국내 첫 플래그십스토어를 청담동에 열었다. 브랜드의 전체 상품을 한꺼번에 보여주는 플래그십스토어를 낼 만큼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력이 커졌다고 판단했다.
밀레니얼세대에게 인기 있는 이탈리아 브랜드 N21도 지난해 세계 최대 규모의 플래그십스토어를 이 지역에 냈다. 신흥 명품의 상징으로 꼽히는 오프화이트도 지난해 청담동에 자리 잡았다. “명품거리에 입점하는 것이 명품 브랜드로 인정받는 관문처럼 인식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청담동은 명품 브랜드를 한번에 다 둘러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이다. 이곳에 이미 자리 잡은 기존 명품 브랜드는 물론 새로 매장을 여는 곳들도 다 플래그십스토어 형태로 매장을 내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소비자는 물론 중국, 홍콩, 동남아시아 등에서도 명품을 사러 청담동 플래그십스토어를 찾는 경우가 많다. 한 명품 브랜드 관계자는 “특히 중국인들은 중국에서 판매하는 제품이 정품인지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부러 한국 플래그십스토어를 찾아오곤 한다”며 “한 브랜드에서 신발, 옷, 가방, 향수, 주얼리 등을 한꺼번에 사려는 큰손들도 청담동의 주요 고객”이라고 말했다.
‘한국 직진출’ 명품 브랜드 늘어
최근 국내 직진출을 선언한 브랜드가 갑자기 늘어난 점도 국내 명품시장의 성장을 보여준다. 최근 1~2년 사이에 ‘한국 직진출’을 선언한 곳들은 골든구스, 리모와, 지방시, 돌체앤가바나, 지미추, 델보 등 6개다. 기존에 제품을 수입해서 판매하던 국내 유통사와 계약을 모두 종료하고 한국 법인을 세웠다. 직접 사업을 챙길 정도로 한국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는 얘기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명품시장 규모는 122억3960만달러(약 13조2932억원)로 세계 8위를 기록했다. 전년(12조7027억원)보다 4.7% 커졌고 2013년과 비교하면 37.1% 증가했다. 내수 판매액 기준이기 때문에 면세점, 중고시장, 해외구입 등을 합친 실제 수치는 몇 배 이상 클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특히 한국 명품가방 시장 규모는 지난해 32억3470만달러로 ‘명품의 종주국’인 프랑스(29억6590만달러)를 제치고 4위에 올랐다.
홍희정 유로모니터 뷰티&패션부문 수석연구원은 “한국 럭셔리 상품 시장 규모는 2023년 142억3790만달러(약 16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외여행과 면세점 구입을 경험하는 밀레니얼세대가 점차 늘어나면서 시장의 성장 폭도 가팔라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신제품 첫 판매하기도
올 들어 신제품을 한국에서 가장 먼저 출시하는 명품 브랜드도 늘고 있다. 루이비통은 이달 17일부터 31일까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전 제품을 선보이는 팝업스토어(임시매장)를 열었다. 5개 층에 걸쳐 전체 신제품을 들여놓은 것도 이례적인 데다 한국에서만 판매하는 한정판 상품을 대거 들여놔 명품업계에서도 화제가 됐다. 펜디도 로마 아모르 컬렉션을 전 세계 최초로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판매하는 등 한국을 먼저 찾는 브랜드가 눈에 띄게 늘었다.
밀레니얼세대의 소비력이 급증하면서 명품 시장의 활력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명품 구매고객의 47%가 밀레니얼세대였다. 이들의 소비는 명품 브랜드에 몰린다. 지난해 현대백화점에서 20~30대가 명품을 구입한 매출은 전년보다 26.9% 늘었다. 명품 전체 매출 증가율(19.1%), 4050세대 매출 증가율(18.1%)보다 높은 수치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지난해 2030세대의 명품 매출 증가율이 19.7%를 기록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샤넬, 반클리프아펠, 막스마라, 끌로에 등이 최근 청담동에 새로 매장을 열었다. 돌체앤가바나도 올해 한국에 직접 진출하기로 결정하고 지방시가 있던 청담동 건물에 자리를 확보했다. 청담동에서 20년 넘게 부동산을 운영해온 한 중개업자는 “돌체앤가바나는 갤러리아백화점 맞은편 건물에 입점하기로 최근 계약을 완료했고 다른 빈 건물에도 입점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며 “최근 청담동 부동산을 들락거리는 외국인들은 다 해외 명품 브랜드에서 왔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청담동=플래그십스토어의 성지”
청담동이 다시 활기를 찾는 것은 소비력을 갖춘 밀레니얼세대와 외국인이 ‘청담동 쇼핑’에 가세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젊은이들에게 인기 있는 신흥 명품들이 청담동에 대형 매장을 열었고, 유명 브랜드들도 이곳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열기 시작했다. 샤넬은 국내 첫 플래그십스토어를 청담동에 열었다. 브랜드의 전체 상품을 한꺼번에 보여주는 플래그십스토어를 낼 만큼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력이 커졌다고 판단했다.
밀레니얼세대에게 인기 있는 이탈리아 브랜드 N21도 지난해 세계 최대 규모의 플래그십스토어를 이 지역에 냈다. 신흥 명품의 상징으로 꼽히는 오프화이트도 지난해 청담동에 자리 잡았다. “명품거리에 입점하는 것이 명품 브랜드로 인정받는 관문처럼 인식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청담동은 명품 브랜드를 한번에 다 둘러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이다. 이곳에 이미 자리 잡은 기존 명품 브랜드는 물론 새로 매장을 여는 곳들도 다 플래그십스토어 형태로 매장을 내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소비자는 물론 중국, 홍콩, 동남아시아 등에서도 명품을 사러 청담동 플래그십스토어를 찾는 경우가 많다. 한 명품 브랜드 관계자는 “특히 중국인들은 중국에서 판매하는 제품이 정품인지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부러 한국 플래그십스토어를 찾아오곤 한다”며 “한 브랜드에서 신발, 옷, 가방, 향수, 주얼리 등을 한꺼번에 사려는 큰손들도 청담동의 주요 고객”이라고 말했다.
‘한국 직진출’ 명품 브랜드 늘어
최근 국내 직진출을 선언한 브랜드가 갑자기 늘어난 점도 국내 명품시장의 성장을 보여준다. 최근 1~2년 사이에 ‘한국 직진출’을 선언한 곳들은 골든구스, 리모와, 지방시, 돌체앤가바나, 지미추, 델보 등 6개다. 기존에 제품을 수입해서 판매하던 국내 유통사와 계약을 모두 종료하고 한국 법인을 세웠다. 직접 사업을 챙길 정도로 한국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는 얘기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명품시장 규모는 122억3960만달러(약 13조2932억원)로 세계 8위를 기록했다. 전년(12조7027억원)보다 4.7% 커졌고 2013년과 비교하면 37.1% 증가했다. 내수 판매액 기준이기 때문에 면세점, 중고시장, 해외구입 등을 합친 실제 수치는 몇 배 이상 클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특히 한국 명품가방 시장 규모는 지난해 32억3470만달러로 ‘명품의 종주국’인 프랑스(29억6590만달러)를 제치고 4위에 올랐다.
홍희정 유로모니터 뷰티&패션부문 수석연구원은 “한국 럭셔리 상품 시장 규모는 2023년 142억3790만달러(약 16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외여행과 면세점 구입을 경험하는 밀레니얼세대가 점차 늘어나면서 시장의 성장 폭도 가팔라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신제품 첫 판매하기도
올 들어 신제품을 한국에서 가장 먼저 출시하는 명품 브랜드도 늘고 있다. 루이비통은 이달 17일부터 31일까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전 제품을 선보이는 팝업스토어(임시매장)를 열었다. 5개 층에 걸쳐 전체 신제품을 들여놓은 것도 이례적인 데다 한국에서만 판매하는 한정판 상품을 대거 들여놔 명품업계에서도 화제가 됐다. 펜디도 로마 아모르 컬렉션을 전 세계 최초로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판매하는 등 한국을 먼저 찾는 브랜드가 눈에 띄게 늘었다.
밀레니얼세대의 소비력이 급증하면서 명품 시장의 활력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명품 구매고객의 47%가 밀레니얼세대였다. 이들의 소비는 명품 브랜드에 몰린다. 지난해 현대백화점에서 20~30대가 명품을 구입한 매출은 전년보다 26.9% 늘었다. 명품 전체 매출 증가율(19.1%), 4050세대 매출 증가율(18.1%)보다 높은 수치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지난해 2030세대의 명품 매출 증가율이 19.7%를 기록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