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 세계 첫 '5G폰용 통합칩셋'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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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 등 경쟁사 앞서 연내 출시
中 스마트폰 업체들 탑재 추진
中 스마트폰 업체들 탑재 추진
삼성전자가 5세대(5G) 이동통신 모뎀칩(데이터 송수신 반도체)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결합한 스마트폰용 통합칩셋을 연내 선보인다. 미국 퀄컴, 대만 미디어텍 등 경쟁사를 제치고 5G 반도체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5G 통합칩셋 ‘엑시노스 9630’(가칭) 출시를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올해 통합칩셋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퀄컴 등 경쟁사들은 통합칩셋 출시 시기를 내년 상반기로 잡고 있다.
갤럭시S10 등 5G 스마트폰엔 모뎀칩과 모바일 AP가 각각 들어간다. 두 반도체를 결합한 통합칩셋은 스마트폰의 전력 효율성과 공간 활용도 등을 높일 수 있다. 이런 장점 덕분에 중국 4대 스마트폰업체 가운데 한두 곳이 자사 5G 스마트폰에 삼성전자 통합칩셋을 채택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날 1억 화소가 넘는 모바일 이미지센서(빛을 디지털 신호로 바꿔주는 반도체)도 세계 최초로 내놨다. 이 분야 세계 1위인 일본 소니보다 먼저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5G반도체 치고나가는 삼성의 '초격차'…통신칩 세계 1위 노린다
그동안 세계 스마트폰용 통신 반도체 시장을 지배했던 기업은 미국 퀄컴이다. 소비자들은 퀄컴의 ‘스냅드래곤’(스마트폰 반도체 브랜드) 적용 여부에 따라 ‘프리미엄 제품’인지 아닌지를 판단했다.
분위기가 바뀐 건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가 열리고 나서부터다. 20년 이상 ‘퀄컴 따라잡기’를 시도하며 기술 노하우를 쌓고 고급 인력을 영입한 삼성전자가 지난해 퀄컴에 뒤처지지 않는 수준의 5G 모뎀칩을 내놨기 때문이다. 모뎀칩에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를 결합한 5G ‘통합칩셋’과 관련해선 삼성전자가 퀄컴을 누르고 ‘세계 최초’ 타이틀을 가져가는 게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도 통합칩셋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5G 반도체와 관련해선 삼성전자가 1위를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합칩셋에 사활 건 반도체업계
12일 외신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퀄컴, 대만 미디어텍 등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업체들이 5G 통합칩셋 개발·출시에 사활을 걸고 있다. 가장 앞서 있는 곳은 삼성전자란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연내 통합칩셋 ‘엑시노스 9630’(가칭)을 선보일 계획이다. 퀄컴과 미디어텍도 각각 지난 2월과 5월 통합칩셋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선 내년 상반기께 퀄컴과 미디어텍의 제품이 나올 것으로 관측한다.
반도체 업체들이 5G 통합칩셋 출시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글로벌 시장 규모가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글로벌 5G용 반도체 시장 규모는 올해 1억6000만달러(약 1950억원)에서 2023년 79억6000만달러(약 9조6745억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최근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5G 제품을 앞다퉈 출시하면서 시장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가파를 것이란 관측도 잇따르고 있다.
통합칩셋 개발이 반도체 회사와 스마트폰 업체에 모두 이익이라는 점도 출시 경쟁에 불을 붙이는 이유 중 하나다. 반도체 업체는 모뎀칩과 모바일AP 공정을 통합할 수 있어 ‘비용 절감’이 가능해진다. 스마트폰 업체들은 통합칩셋을 채택함으로써 제품 제조가 수월해진다. 두 반도체를 하나로 통합했기 때문에 스마트폰 설계뿐만 아니라 제조 공정도 단순화할 수 있어서다. 전력이 적게 들고 공간 활용도도 높아진다. 그동안 모바일 AP만 개발했던 애플이 인텔의 모뎀칩 사업부를 약 1조원을 들여 인수한 것도 통합칩셋 시장을 겨냥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삼성 기술력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
삼성전자가 연내 출시할 통합칩셋은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무선사업부뿐만 아니라 중국 업체들도 채택할 가능성이 크다. 대만의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지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4대 스마트폰 업체 중 한두 곳이 삼성전자 통합칩셋을 테스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자체 칩 설계 및 개발에 소극적인 오포, 비보를 삼성전자의 유력 납품처로 꼽는다. 업계 관계자는 “엑시노스칩을 탑재한 삼성전자의 4G 스마트폰이 퀄컴 칩을 넣은 제품에 뒤처지지 않는 성능을 내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의 기술력에 대한 믿음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중국 시장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점유율이 1%대로 떨어지면서 중국 업체들의 삼성전자에 대한 ‘경계 심리’가 느슨해진 점도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5G 통합칩셋 출시를 통신용 반도체 ‘세계 1위’ 달성의 발판으로 삼을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2030년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 달성’을 선언하며 5G 반도체를 이미지센서와 함께 성장동력으로 내세웠다.
■모뎀칩
스마트폰에서 무선통신 데이터 송수신을 담당하는 반도체. 미국 퀄컴이 모뎀칩 제조에 꼭 필요한 ‘표준필수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애플은 인텔의 모뎀칩 사업부를 약 1조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스마트폰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카드, 저장장치 등이 들어 있다. 데이터 처리, 영상 재생 등 스마트폰의 거의 모든 기능을 담당한다.
황정수/고재연 기자 hjs@hankyung.com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5G 통합칩셋 ‘엑시노스 9630’(가칭) 출시를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올해 통합칩셋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퀄컴 등 경쟁사들은 통합칩셋 출시 시기를 내년 상반기로 잡고 있다.
갤럭시S10 등 5G 스마트폰엔 모뎀칩과 모바일 AP가 각각 들어간다. 두 반도체를 결합한 통합칩셋은 스마트폰의 전력 효율성과 공간 활용도 등을 높일 수 있다. 이런 장점 덕분에 중국 4대 스마트폰업체 가운데 한두 곳이 자사 5G 스마트폰에 삼성전자 통합칩셋을 채택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날 1억 화소가 넘는 모바일 이미지센서(빛을 디지털 신호로 바꿔주는 반도체)도 세계 최초로 내놨다. 이 분야 세계 1위인 일본 소니보다 먼저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5G반도체 치고나가는 삼성의 '초격차'…통신칩 세계 1위 노린다
그동안 세계 스마트폰용 통신 반도체 시장을 지배했던 기업은 미국 퀄컴이다. 소비자들은 퀄컴의 ‘스냅드래곤’(스마트폰 반도체 브랜드) 적용 여부에 따라 ‘프리미엄 제품’인지 아닌지를 판단했다.
분위기가 바뀐 건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가 열리고 나서부터다. 20년 이상 ‘퀄컴 따라잡기’를 시도하며 기술 노하우를 쌓고 고급 인력을 영입한 삼성전자가 지난해 퀄컴에 뒤처지지 않는 수준의 5G 모뎀칩을 내놨기 때문이다. 모뎀칩에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를 결합한 5G ‘통합칩셋’과 관련해선 삼성전자가 퀄컴을 누르고 ‘세계 최초’ 타이틀을 가져가는 게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도 통합칩셋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5G 반도체와 관련해선 삼성전자가 1위를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합칩셋에 사활 건 반도체업계
12일 외신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퀄컴, 대만 미디어텍 등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업체들이 5G 통합칩셋 개발·출시에 사활을 걸고 있다. 가장 앞서 있는 곳은 삼성전자란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연내 통합칩셋 ‘엑시노스 9630’(가칭)을 선보일 계획이다. 퀄컴과 미디어텍도 각각 지난 2월과 5월 통합칩셋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선 내년 상반기께 퀄컴과 미디어텍의 제품이 나올 것으로 관측한다.
반도체 업체들이 5G 통합칩셋 출시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글로벌 시장 규모가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글로벌 5G용 반도체 시장 규모는 올해 1억6000만달러(약 1950억원)에서 2023년 79억6000만달러(약 9조6745억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최근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5G 제품을 앞다퉈 출시하면서 시장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가파를 것이란 관측도 잇따르고 있다.
통합칩셋 개발이 반도체 회사와 스마트폰 업체에 모두 이익이라는 점도 출시 경쟁에 불을 붙이는 이유 중 하나다. 반도체 업체는 모뎀칩과 모바일AP 공정을 통합할 수 있어 ‘비용 절감’이 가능해진다. 스마트폰 업체들은 통합칩셋을 채택함으로써 제품 제조가 수월해진다. 두 반도체를 하나로 통합했기 때문에 스마트폰 설계뿐만 아니라 제조 공정도 단순화할 수 있어서다. 전력이 적게 들고 공간 활용도도 높아진다. 그동안 모바일 AP만 개발했던 애플이 인텔의 모뎀칩 사업부를 약 1조원을 들여 인수한 것도 통합칩셋 시장을 겨냥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삼성 기술력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
삼성전자가 연내 출시할 통합칩셋은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무선사업부뿐만 아니라 중국 업체들도 채택할 가능성이 크다. 대만의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지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4대 스마트폰 업체 중 한두 곳이 삼성전자 통합칩셋을 테스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자체 칩 설계 및 개발에 소극적인 오포, 비보를 삼성전자의 유력 납품처로 꼽는다. 업계 관계자는 “엑시노스칩을 탑재한 삼성전자의 4G 스마트폰이 퀄컴 칩을 넣은 제품에 뒤처지지 않는 성능을 내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의 기술력에 대한 믿음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중국 시장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점유율이 1%대로 떨어지면서 중국 업체들의 삼성전자에 대한 ‘경계 심리’가 느슨해진 점도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5G 통합칩셋 출시를 통신용 반도체 ‘세계 1위’ 달성의 발판으로 삼을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2030년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 달성’을 선언하며 5G 반도체를 이미지센서와 함께 성장동력으로 내세웠다.
■모뎀칩
스마트폰에서 무선통신 데이터 송수신을 담당하는 반도체. 미국 퀄컴이 모뎀칩 제조에 꼭 필요한 ‘표준필수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애플은 인텔의 모뎀칩 사업부를 약 1조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스마트폰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카드, 저장장치 등이 들어 있다. 데이터 처리, 영상 재생 등 스마트폰의 거의 모든 기능을 담당한다.
황정수/고재연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