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성원 "한은을 정말 이해하지 못하겠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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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손성원 미국 로욜라 메리마운트대 교수를 만났습니다. 뉴욕특파원단과 함께 2시간 가량 얘기를 나눴습니다.
손 교수는 미국 경제자문위원회 수석이코노미스트, 웰스파고은행 수석부행장, LA한미은행장 등을 지낸 유명 이코노미스트입니다. 한 때 앨런 그린스펀과 같이 일했고 지금도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미 중앙은행(Fed)에서 일할 것이란 소문도 돌았었습니다.
그의 발언을 정리하면 △미중 무역전쟁으로 미국 경제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제롬 파월 의장이 여러 차례 말실수를 하는 바람에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 △한국 경제가 사면초가 상황이라 원달러 환율이 내년 1250원 수준에 갈 것이다 등입니다.
손 교수의 발언을 옮겨봅니다.
▷앞으로도 금리는 내려갈 가능성이 많다. 중립금리가 글로벌하게 0.5% 수준이다. 지금 Fed의 기금금리 선물금리가 2%니까 앞으로 많이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미국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 인플레 기대가 낮고, 중립금리도 낮다. 그러면 Fed는 어떻게 해여하나.
앞으로 금리를 빨리 내리고, 내리되 올리지 않고 길게 가야할 것이다. 시장이 예상하는 이상으로 많이 낮춰야 시장을 앞설 수 있다.
▷미중 분쟁이 심화되어도 실제 미국의 GDP에 대한 충격은 크지 않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 3000억달러 규모에 25%를 때린다고 가정하면 미국 경제는 -0.4%, 중국은 -1.6% 내려간다. 세계 경제는 0.5% 정도 낮아질 것이다.
물론 불확실성과 기대심리를 감안하면 그 영향이 더 커질 수 있다. 미국의 성장률이 올해 2.0% 부근이고 내년에는 더 낮아질 수 있는데 0.4%라면 크다고 볼 수 있다.
▷S&P 500에 미치는 영향은 더 높은 편이다. S&P500 기준으로는 최악의 경우 -18% 감소할 수 있다. S&P500 기업이 대부분 글로벌 대기업이어서 세계 영향을 더 크게 받기 때문이다.
▷최근 기업 부채에 대한 걱정이 많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문제가 없는데 중소기업들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현재 기업부채의 91%는 고정금리다. 금리로는 평균 3% 수준이다. 최근에 레버리지론, CLO가 많아졌다.
지금 은행들은 대출을 많이 하려고 '커버넌트 라이트 론'을 내주고 있다. 통상 은행들이 돈을 빌려줄 때 '일정 수준 이상 배당을 하지 말라' 이런 조건을 많이 부치는데, 대출 확대를 위해 그런 커버넌트를 많이 요구하지 않는 대출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2020년 미국 대선이 중요하다. 사람들이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주식시장은 더 내려갈 것이라고 걱정한다. 다들 겉으로는 민주당이 찍는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캘리포니아에서 36%를 득표했는데 찍었다고 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못 만났다.
민주당 사람들은 너무나 좌파다. 중간이면 찍어주겠는데.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를 봐라. 돈을 찍어내 헬스케어, 복지 등에 쓰겠다는 현대통화이론(MMT)을 주장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이 정권을 잡으면 Fed는 돈만 찍는 기계가 될 것이다.
▷옛날에는 미국에서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가 컸다. 갤럽의 조사를 보면 그런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줄고 있다. 일본이 돈을 많이 찍었는데, 인플레이션이 없다는 것이다.
MMT 이론에서는 인플레가 생기는 이유는 단 하나다. 그건 독점이다, 그래서 대기업들을 해체해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부유세를 걷고 돈을 찍어 스웨덴처럼 복지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실제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을 분석하면 중산층의 세금 부담이 매우 크다.
▷민주당의 문제는 좌파적이지 않은 후보들도 내부 표를 얻기 위해 왼쪽으로 따라간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은 중간이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사람들이 경쟁하다보니 왼쪽으로 간다. 힐러리 클린턴도 처음에는 중간이라고 하다가 버니 샌더스에 밀리다보니 그쪽으로 끌려갔다. 그러다보니 결선에서 중도나 우파들에게 표를 잃는다.
▷언제일 지 모르지만 미국도 마이너스 금리가 가능하다. 옛날에는 미국이 중심이어서 Fed가 중요했다. 하지만 지금은 거꾸로 되어서 세계경제, 무역이 더 중요하고 경제를 좌지우지한다.
그래서 Fed가 안정적이어야하는데 지금 Fed는 그럴 능력이 없다. 이유가 뭐냐?
1. 세계 경제가 분산되어 있다.
2. 이자를 내린다고 해도 효과가 없다. 이자가 높아서 집을 안사거나, 자동차를 사지않는 사람은 없다. 이미 은행들이 대출해 주려고 난리다. 이자를 내려도 실물경제에 별 상관이 없다.
3. Fed의 가장 중요한 자산인 신뢰성이 무너지고 있다. 2018년 말에 금리를 올렸는데 실수라고 본다. 그래서 올해 금리를 내렸다. 그건 트럼프 대통령 때문이라고 본다. 제롬 파월 의장이 “실수를 했으니 만회하겠다”고 해야하는데, 지난번 기자회견 때 “중간 사이클 조정”이라고 얘기했다. 명확한 이유가 있거나 모르면 가만히 있어야하는데 그게 무슨 말이냐.
옐런은 한 해에 4번 기자회견을 했고, 파월은 이를 8번으로 늘렸다. 8번 하는데, 저번에는 “중립금리가 멀었다”고 해서 난리가 났다. 어떤 이들은 파월이 경제학자가 아니고 박사학위도 없고 하니까 그럴 수도 있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어떤 사람들은 지식이 없다고 말한다.
▷세계경제가 계속 나빠질 거라고 보는데 대안이 뭘까. 네거티브 금리가 하나의 옵션이라고 본다. 유럽, 일본도 오래 하고 있다. 하지만 네거티브 금리를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느냐 그건 아니다.
도이치뱅크 등 유럽 은행들이 문제가 많다. 이유가 뭐냐면 돈을 벌 수 없다. 돈을 빌려줘서 이자를 받아야 하는데 네거티브 금리 갖고는 돈을 벌 수 없다.
돈을 빌려주면 빌려줄수록 손해를 보기 때문에 대출을 하지않고 그래서 경제가 잘 안 된다.
▷(금리가 내려간다면 달러가 약세여야하는데?)
장기적으로는 달러가 약세를 보일 것이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세이프헤븐(안전자산 선호)이 더 중요하다. 경제가 안정될 경우 성장률, 이자 등이 더 중요해지지만 지금은 안전자산이 더 중요하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은 신뢰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큰 기대 없이 딜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내년에 대통령선거 끝나고 나서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 누가 참모가 되느냐를 보고 할 것이다.
▷현재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가고 있다. 이럴 때는 Fed의 금리보다 위안화 환율이 더 중요하다. 조금씩 밀리고 있지만, 중국이 많이 약해지면 그게 Fed 금리에 중요한 영향을 줄 것이다.
환율전쟁이 벌어지면 결과적으로 세계경제에 좋을 게 하나도 없다. 중국 미국 경제가 모두 둔화되고 충격이 꽤 클 수가 있다. 매달 월스트리트저널이 침체 확률을 물어본다 (손교수도 WSJ 이코노미스트 설문 대상 패널임). 지난달에는 15%라고 봤는데, 이달에는 35%로 답했다.
50%는 아니지만 잘못될 확률이 많다. 세계 경제가 둔화되고 있고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전되고 있다. 예전에는 Fed가 받침을 해줄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것도 쉽지 않다.
▷한국 경제는 어떻게 되는가. 무역이 중요한 나라인데 지금 보면 미국 경기가 나빠지고 중국도 나빠지고, 일본 사람들은 우리를 미워하고 있다. 사면초가다. 이럴 때 단기 처방책으로 대응하려다보면 장기적으로 더 나쁜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
단기로 정부가 추경하고 한국은행이 금리인하하고 중소기업들 도와주고 하는데, 한국에서는 문제가 뭐냐. 대통령이 바뀌면 너무 많이 바뀐다는 것이다. 경제 외교 정책이 조금씩 바뀔 수 있는데 너무 많이 바꾸다보니 뭘 어떻게 할 지 모른다.
장기 전략이 있어야한다.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너무 바뀌지 않게 그런 전략이 있어야한다. 박근혜 때하고 지금 너무 다르다. 소득주도성장, 평화경제 그건 건 장기 전략이 아니다.
▷일본과의 문제는 해결이 쉽지 않다. 문제는 감정적인 것이다 보니 장기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본은 미우나 이쁘나 한국 경제에 중요한데, 서로 나쁘면 한국 경제에 좋을 리가 없다. 미국 중국이 안되는데 이런 상황에서 한국 경제만 잘 될 수는 없다. 앞으로 계속 잘못될 가능성이 높다.
▷그럼 한국 경제는 어떻게 해야할까. 장기 전략을 짜야한다. 경제는 노동인구와 생산성으로 성장한다. 그런데 인구가 감소한다. 그러면 성장하려면 생산성 밖에 없다. 그 얘기는 기술, 인공지능(AI) 등에 투자해야 생산성을 높여야한다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 경제를 비교하면 유럽은 기술이 없는 구식 경제다. 미국이 성장하는 건 기술에서 앞서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 그런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본다. 유럽같이 하면 안된다. IT 기술, 하이테크를 통해 성장해야한다.
그동안 의사가 되려면 수십년 간 공부를 해야한다. AI는 2초면 된다. 앞으로 의사도 바뀔 것이다. 미국에 한 제약회사는 AI를 만들어 의사들한테 접근한다. “우리 AI를 이용해라”. 의사들이 증상을 넣으면 그에 맞는 약이 나온다.
중국의 바이탈이란 회사는 이사 중 하나가 AI다. 이 AI가 이사회에서 즉시 좋은 답을 내놓다.
독일은 예전에는 좋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우리도 반도체 갖고 잘 살았는데 앞으로 50년 그럴 것이라고 장담하지 못한다. 잘 살려면 정부가 장기전략을 만들어야 한다. 미국에서는 운전할 때 ‘안된다’고 써있지만 않으면 어디든 U턴이 된다. 한국은 반대다. 한국은 U턴이 된다고 써있는 곳에서만 된다.
이런 한국식 사고방식이 문제다. 관료들은 정부 정책을 바꿔서 뭘 어떻게 할까 생각한다. 반대로 어떻게 규제를 풀어 AI를 확대할 수 있을까 그렇게 사고방식을 바꿔야 한다. 한국은 규제가 너무 많다.
지금 한국 상황은 사면초가고, 세계 경제는 어려워지지만 한국 경제는 더 어려워지고 있다. 게다가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려야한다.
한은을 정말 이해하지 못하겠다. 항상 가계부채가 많고 해외 투자자들이 돈을 빼갈까 우려해서 이자를 못내린다고 한다. 그것도 중요한데, 제일 중요한 건 경제 자체다. 그걸 살리고 다른 것을 걱정해야지.
미국 Fed가 올리니까 올리고, 내리니까 내린다? 우리 생각이 있어야한다. 내린다는 몰라도 미국이 한다고 올리는 게 어디있나. 대만은 미국이 올릴 때 내렸다.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은 무용하다. 탄약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정확하게 원칙을 정하고 그에 따라야하는 것이다. 참 걱정이다.
▷원화는 더 약해질 것이다. 환율에 제일 중요한 것은 성장률, 금리, 그리고 안전자산 선호 현상인데 지금 한국 경제는 사면초가다.
성장이 안되니 원화 가치가 떨어질 것이다. 필연적이다. 한국은행이 이자를 올릴 가능성이 없다. 미국 경제와 비교해 성장률을 보면 올라갈 수 밖에 없다. 내년에는 달러당 1250원 정도 될 것이다.
▷(Fed는 올해 금리를 몇 번이나 내릴까)
몇 번이 중요한 게 아니다. 시장이 다들 예상하고 있는 게 아니라 시장을 흔들어야한다. 이자를 예상치 못하게 0.5%포인트 내리다던가하는 뭔가가 있어야한다고 본다.
▷(양적완화는?)
지난번에 양적완화를 세 번 했는데, 효과적이지 않았다. 많은 돈을 낭비한 것이다. 효과는 없어도 마켓, 장기금리가 왜곡됐다. 부작용만 많이 생기니 안하는 게 좋다.
▷(트럼프가 환율시장에 직접 개입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 말을 안 듣지만 이 부분은 참모들이 단호하다고 본다. 절대적으로 안된다는 입장이다.
중국이 위안화 값을 많이 내려가게 하면 모르는데, 중국도 약세가 되면 돈이 해외로 많이 빠져나간다. 지난 번에 1조달러가 환율방어에 사라졌다.
▷(중국이 자기피해를 감수하고 위안화를 내릴 가능성은?)
그렇게 바보 같지 않을 것이다. 경제가 안 좋은데 위안화 내리면 돈이 많이 빠져 나간다. 지금 보면 중국 입장에서는 위안화를 절하하면 부정적인 게 더 많다. 위안화를 내린다고 해서 뭔가 얻을 수 있는 게 많은 것도 아니다.
▷(트럼프는 계속 약달러 얘기하는데?)
트럼프는 사업가다. 달러가 내려가면 수출을 많이 하고 기업의 이익이 커질 수 있다. 그건 맞는데 통화 가치는 시장에서 결정되어야지 대통령이 압력을 넣어서 만들면 안된다. 미국이 시장자본주의인데 그걸 유지해야한다. 그래야 해외서 돈과 인재가 들어온다.
그리고 재무부에 환율안정펀드가 있는데 돈이 얼마 안 된다. 달러를 약하게 할려면 달러를 팔고 다른 나라 통화를 사야 하는데 근데 그럴 돈이 없다. 그 돈을 늘리는 건 의회에서 승인을 받야야 한다.
▷통화가 강하다는 건 그 나라 경제가 좋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경제학자가 아니니까 잘 모르는데 미국에서는 한동안 무역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게 과소비 때문이다. 중국에서 수입이 줄었지만 다른 데로 가버려서 전체로는 오히려 늘고 있다. 달러가 자꾸 해외로 나가니까 기축통화 유지에는 도움이 된다.
통화 가치가 내려가면 좋은가. 베네수엘라, 짐바브웨 보세요. 그게 좋습니까.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손 교수는 미국 경제자문위원회 수석이코노미스트, 웰스파고은행 수석부행장, LA한미은행장 등을 지낸 유명 이코노미스트입니다. 한 때 앨런 그린스펀과 같이 일했고 지금도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미 중앙은행(Fed)에서 일할 것이란 소문도 돌았었습니다.
그의 발언을 정리하면 △미중 무역전쟁으로 미국 경제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제롬 파월 의장이 여러 차례 말실수를 하는 바람에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 △한국 경제가 사면초가 상황이라 원달러 환율이 내년 1250원 수준에 갈 것이다 등입니다.
손 교수의 발언을 옮겨봅니다.
▷앞으로도 금리는 내려갈 가능성이 많다. 중립금리가 글로벌하게 0.5% 수준이다. 지금 Fed의 기금금리 선물금리가 2%니까 앞으로 많이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미국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 인플레 기대가 낮고, 중립금리도 낮다. 그러면 Fed는 어떻게 해여하나.
앞으로 금리를 빨리 내리고, 내리되 올리지 않고 길게 가야할 것이다. 시장이 예상하는 이상으로 많이 낮춰야 시장을 앞설 수 있다.
▷미중 분쟁이 심화되어도 실제 미국의 GDP에 대한 충격은 크지 않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 3000억달러 규모에 25%를 때린다고 가정하면 미국 경제는 -0.4%, 중국은 -1.6% 내려간다. 세계 경제는 0.5% 정도 낮아질 것이다.
물론 불확실성과 기대심리를 감안하면 그 영향이 더 커질 수 있다. 미국의 성장률이 올해 2.0% 부근이고 내년에는 더 낮아질 수 있는데 0.4%라면 크다고 볼 수 있다.
▷S&P 500에 미치는 영향은 더 높은 편이다. S&P500 기준으로는 최악의 경우 -18% 감소할 수 있다. S&P500 기업이 대부분 글로벌 대기업이어서 세계 영향을 더 크게 받기 때문이다.
▷최근 기업 부채에 대한 걱정이 많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문제가 없는데 중소기업들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현재 기업부채의 91%는 고정금리다. 금리로는 평균 3% 수준이다. 최근에 레버리지론, CLO가 많아졌다.
지금 은행들은 대출을 많이 하려고 '커버넌트 라이트 론'을 내주고 있다. 통상 은행들이 돈을 빌려줄 때 '일정 수준 이상 배당을 하지 말라' 이런 조건을 많이 부치는데, 대출 확대를 위해 그런 커버넌트를 많이 요구하지 않는 대출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2020년 미국 대선이 중요하다. 사람들이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주식시장은 더 내려갈 것이라고 걱정한다. 다들 겉으로는 민주당이 찍는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캘리포니아에서 36%를 득표했는데 찍었다고 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못 만났다.
민주당 사람들은 너무나 좌파다. 중간이면 찍어주겠는데.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를 봐라. 돈을 찍어내 헬스케어, 복지 등에 쓰겠다는 현대통화이론(MMT)을 주장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이 정권을 잡으면 Fed는 돈만 찍는 기계가 될 것이다.
▷옛날에는 미국에서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가 컸다. 갤럽의 조사를 보면 그런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줄고 있다. 일본이 돈을 많이 찍었는데, 인플레이션이 없다는 것이다.
MMT 이론에서는 인플레가 생기는 이유는 단 하나다. 그건 독점이다, 그래서 대기업들을 해체해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부유세를 걷고 돈을 찍어 스웨덴처럼 복지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실제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을 분석하면 중산층의 세금 부담이 매우 크다.
▷민주당의 문제는 좌파적이지 않은 후보들도 내부 표를 얻기 위해 왼쪽으로 따라간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은 중간이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사람들이 경쟁하다보니 왼쪽으로 간다. 힐러리 클린턴도 처음에는 중간이라고 하다가 버니 샌더스에 밀리다보니 그쪽으로 끌려갔다. 그러다보니 결선에서 중도나 우파들에게 표를 잃는다.
▷언제일 지 모르지만 미국도 마이너스 금리가 가능하다. 옛날에는 미국이 중심이어서 Fed가 중요했다. 하지만 지금은 거꾸로 되어서 세계경제, 무역이 더 중요하고 경제를 좌지우지한다.
그래서 Fed가 안정적이어야하는데 지금 Fed는 그럴 능력이 없다. 이유가 뭐냐?
1. 세계 경제가 분산되어 있다.
2. 이자를 내린다고 해도 효과가 없다. 이자가 높아서 집을 안사거나, 자동차를 사지않는 사람은 없다. 이미 은행들이 대출해 주려고 난리다. 이자를 내려도 실물경제에 별 상관이 없다.
3. Fed의 가장 중요한 자산인 신뢰성이 무너지고 있다. 2018년 말에 금리를 올렸는데 실수라고 본다. 그래서 올해 금리를 내렸다. 그건 트럼프 대통령 때문이라고 본다. 제롬 파월 의장이 “실수를 했으니 만회하겠다”고 해야하는데, 지난번 기자회견 때 “중간 사이클 조정”이라고 얘기했다. 명확한 이유가 있거나 모르면 가만히 있어야하는데 그게 무슨 말이냐.
옐런은 한 해에 4번 기자회견을 했고, 파월은 이를 8번으로 늘렸다. 8번 하는데, 저번에는 “중립금리가 멀었다”고 해서 난리가 났다. 어떤 이들은 파월이 경제학자가 아니고 박사학위도 없고 하니까 그럴 수도 있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어떤 사람들은 지식이 없다고 말한다.
▷세계경제가 계속 나빠질 거라고 보는데 대안이 뭘까. 네거티브 금리가 하나의 옵션이라고 본다. 유럽, 일본도 오래 하고 있다. 하지만 네거티브 금리를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느냐 그건 아니다.
도이치뱅크 등 유럽 은행들이 문제가 많다. 이유가 뭐냐면 돈을 벌 수 없다. 돈을 빌려줘서 이자를 받아야 하는데 네거티브 금리 갖고는 돈을 벌 수 없다.
돈을 빌려주면 빌려줄수록 손해를 보기 때문에 대출을 하지않고 그래서 경제가 잘 안 된다.
▷(금리가 내려간다면 달러가 약세여야하는데?)
장기적으로는 달러가 약세를 보일 것이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세이프헤븐(안전자산 선호)이 더 중요하다. 경제가 안정될 경우 성장률, 이자 등이 더 중요해지지만 지금은 안전자산이 더 중요하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은 신뢰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큰 기대 없이 딜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내년에 대통령선거 끝나고 나서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 누가 참모가 되느냐를 보고 할 것이다.
▷현재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가고 있다. 이럴 때는 Fed의 금리보다 위안화 환율이 더 중요하다. 조금씩 밀리고 있지만, 중국이 많이 약해지면 그게 Fed 금리에 중요한 영향을 줄 것이다.
환율전쟁이 벌어지면 결과적으로 세계경제에 좋을 게 하나도 없다. 중국 미국 경제가 모두 둔화되고 충격이 꽤 클 수가 있다. 매달 월스트리트저널이 침체 확률을 물어본다 (손교수도 WSJ 이코노미스트 설문 대상 패널임). 지난달에는 15%라고 봤는데, 이달에는 35%로 답했다.
50%는 아니지만 잘못될 확률이 많다. 세계 경제가 둔화되고 있고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전되고 있다. 예전에는 Fed가 받침을 해줄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것도 쉽지 않다.
▷한국 경제는 어떻게 되는가. 무역이 중요한 나라인데 지금 보면 미국 경기가 나빠지고 중국도 나빠지고, 일본 사람들은 우리를 미워하고 있다. 사면초가다. 이럴 때 단기 처방책으로 대응하려다보면 장기적으로 더 나쁜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
단기로 정부가 추경하고 한국은행이 금리인하하고 중소기업들 도와주고 하는데, 한국에서는 문제가 뭐냐. 대통령이 바뀌면 너무 많이 바뀐다는 것이다. 경제 외교 정책이 조금씩 바뀔 수 있는데 너무 많이 바꾸다보니 뭘 어떻게 할 지 모른다.
장기 전략이 있어야한다.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너무 바뀌지 않게 그런 전략이 있어야한다. 박근혜 때하고 지금 너무 다르다. 소득주도성장, 평화경제 그건 건 장기 전략이 아니다.
▷일본과의 문제는 해결이 쉽지 않다. 문제는 감정적인 것이다 보니 장기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본은 미우나 이쁘나 한국 경제에 중요한데, 서로 나쁘면 한국 경제에 좋을 리가 없다. 미국 중국이 안되는데 이런 상황에서 한국 경제만 잘 될 수는 없다. 앞으로 계속 잘못될 가능성이 높다.
▷그럼 한국 경제는 어떻게 해야할까. 장기 전략을 짜야한다. 경제는 노동인구와 생산성으로 성장한다. 그런데 인구가 감소한다. 그러면 성장하려면 생산성 밖에 없다. 그 얘기는 기술, 인공지능(AI) 등에 투자해야 생산성을 높여야한다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 경제를 비교하면 유럽은 기술이 없는 구식 경제다. 미국이 성장하는 건 기술에서 앞서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 그런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본다. 유럽같이 하면 안된다. IT 기술, 하이테크를 통해 성장해야한다.
그동안 의사가 되려면 수십년 간 공부를 해야한다. AI는 2초면 된다. 앞으로 의사도 바뀔 것이다. 미국에 한 제약회사는 AI를 만들어 의사들한테 접근한다. “우리 AI를 이용해라”. 의사들이 증상을 넣으면 그에 맞는 약이 나온다.
중국의 바이탈이란 회사는 이사 중 하나가 AI다. 이 AI가 이사회에서 즉시 좋은 답을 내놓다.
독일은 예전에는 좋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우리도 반도체 갖고 잘 살았는데 앞으로 50년 그럴 것이라고 장담하지 못한다. 잘 살려면 정부가 장기전략을 만들어야 한다. 미국에서는 운전할 때 ‘안된다’고 써있지만 않으면 어디든 U턴이 된다. 한국은 반대다. 한국은 U턴이 된다고 써있는 곳에서만 된다.
이런 한국식 사고방식이 문제다. 관료들은 정부 정책을 바꿔서 뭘 어떻게 할까 생각한다. 반대로 어떻게 규제를 풀어 AI를 확대할 수 있을까 그렇게 사고방식을 바꿔야 한다. 한국은 규제가 너무 많다.
지금 한국 상황은 사면초가고, 세계 경제는 어려워지지만 한국 경제는 더 어려워지고 있다. 게다가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려야한다.
한은을 정말 이해하지 못하겠다. 항상 가계부채가 많고 해외 투자자들이 돈을 빼갈까 우려해서 이자를 못내린다고 한다. 그것도 중요한데, 제일 중요한 건 경제 자체다. 그걸 살리고 다른 것을 걱정해야지.
미국 Fed가 올리니까 올리고, 내리니까 내린다? 우리 생각이 있어야한다. 내린다는 몰라도 미국이 한다고 올리는 게 어디있나. 대만은 미국이 올릴 때 내렸다.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은 무용하다. 탄약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정확하게 원칙을 정하고 그에 따라야하는 것이다. 참 걱정이다.
▷원화는 더 약해질 것이다. 환율에 제일 중요한 것은 성장률, 금리, 그리고 안전자산 선호 현상인데 지금 한국 경제는 사면초가다.
성장이 안되니 원화 가치가 떨어질 것이다. 필연적이다. 한국은행이 이자를 올릴 가능성이 없다. 미국 경제와 비교해 성장률을 보면 올라갈 수 밖에 없다. 내년에는 달러당 1250원 정도 될 것이다.
▷(Fed는 올해 금리를 몇 번이나 내릴까)
몇 번이 중요한 게 아니다. 시장이 다들 예상하고 있는 게 아니라 시장을 흔들어야한다. 이자를 예상치 못하게 0.5%포인트 내리다던가하는 뭔가가 있어야한다고 본다.
▷(양적완화는?)
지난번에 양적완화를 세 번 했는데, 효과적이지 않았다. 많은 돈을 낭비한 것이다. 효과는 없어도 마켓, 장기금리가 왜곡됐다. 부작용만 많이 생기니 안하는 게 좋다.
▷(트럼프가 환율시장에 직접 개입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 말을 안 듣지만 이 부분은 참모들이 단호하다고 본다. 절대적으로 안된다는 입장이다.
중국이 위안화 값을 많이 내려가게 하면 모르는데, 중국도 약세가 되면 돈이 해외로 많이 빠져나간다. 지난 번에 1조달러가 환율방어에 사라졌다.
▷(중국이 자기피해를 감수하고 위안화를 내릴 가능성은?)
그렇게 바보 같지 않을 것이다. 경제가 안 좋은데 위안화 내리면 돈이 많이 빠져 나간다. 지금 보면 중국 입장에서는 위안화를 절하하면 부정적인 게 더 많다. 위안화를 내린다고 해서 뭔가 얻을 수 있는 게 많은 것도 아니다.
▷(트럼프는 계속 약달러 얘기하는데?)
트럼프는 사업가다. 달러가 내려가면 수출을 많이 하고 기업의 이익이 커질 수 있다. 그건 맞는데 통화 가치는 시장에서 결정되어야지 대통령이 압력을 넣어서 만들면 안된다. 미국이 시장자본주의인데 그걸 유지해야한다. 그래야 해외서 돈과 인재가 들어온다.
그리고 재무부에 환율안정펀드가 있는데 돈이 얼마 안 된다. 달러를 약하게 할려면 달러를 팔고 다른 나라 통화를 사야 하는데 근데 그럴 돈이 없다. 그 돈을 늘리는 건 의회에서 승인을 받야야 한다.
▷통화가 강하다는 건 그 나라 경제가 좋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경제학자가 아니니까 잘 모르는데 미국에서는 한동안 무역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게 과소비 때문이다. 중국에서 수입이 줄었지만 다른 데로 가버려서 전체로는 오히려 늘고 있다. 달러가 자꾸 해외로 나가니까 기축통화 유지에는 도움이 된다.
통화 가치가 내려가면 좋은가. 베네수엘라, 짐바브웨 보세요. 그게 좋습니까.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