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로에주스 글로벌 1위' 오케이에프…年 20% 고성장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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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탐구
'본 투 비 글로벌'
웰빙음료 시장 공략
지역별 맞춤 마케팅
'본 투 비 글로벌'
웰빙음료 시장 공략
지역별 맞춤 마케팅
‘전 세계 시장 점유율 76%’ ‘몽골에서 코카콜라 주스사업부보다 제품을 많이 판 기업’ ‘국내 최초 미국 월마트 입점 식품 기업’…. 대기업도 받기 힘든 성적표를 제품 하나로 일궈낸 국내 중견기업이 있다. 음료 제조회사 오케이에프다. 이상신 오케이에프 회장이 개발한 알로에주스 ‘알로에베라킹’은 전 세계 알로에주스 시장의 절대강자다. 세계 시장 점유율 76%, 미국 시장 점유율도 65%에 달한다. 한국에선 거의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창업 이후 단 한 번의 뒷걸음질도 없이 연 20%대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약 2000억원. 창업 후 국내 대신 해외 시장을 파고든 ‘본투비(born to be) 글로벌 전략’, 글로벌 시장의 수요를 정확하게 이해한 제품, 시장별 최적 마케팅 등 3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알로에주스 165개국 수출
이 회장이 오케이에프를 창업한 1990년 초만 해도 한국 식품 수출이 전혀 없다시피 했다. 그러나 이 회장은 처음부터 글로벌 음료시장을 노렸다.
그는 “국내에선 대기업과 경쟁해야 했지만 오히려 한국 식품을 해외로 가져나가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식품 계열사와 외국계 호텔에서 일한 경험 등이 제품 개발과 해외 시장 공략 전략에 스며들었다. 회사 이름도 한국 식품을 해외로 널리 알리자는 뜻을 담아 ‘OKF(Overseas Korean Food)’라고 지었다.
처음엔 김치 김 삼계탕 같은 전통식품을 수출하며 개발 자금을 모았다. 신통치 않았다. 모은 돈으로 처음 개발한 건 차로 타 마실 수 있는 유자청과 유자음료. 일본과 대만 등 아시아 국가에서 선호하는 재료였지만 반응은 기대에 못 미쳤다.
산도가 높아 빨리 상하는 데다 알갱이가 밑으로 가라앉아 먹기 불편했다. 전 세계 음료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원료를 찾아야 했다. 이 회장은 “당시 유럽에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식품군이 뜨기 시작했다”며 “건강음료 쪽에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세계인의 ‘표준 입맛’ 잡은 건강음료
여러 시행착오 끝에 ‘주스를 마실 때 씹을 거리가 있어 건강한 이미지를 낼 수 있는 음료’로 개발 방향을 정했다. 그러던 중 알로에가 이 회장의 눈에 들어왔다. 화장품 원료로만 알려진 재료였다. 그는 “강력한 살균 작용이나 진정 작용이 뛰어나다는 논문이 유럽에서 발표되는 걸 보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원료가 정해졌지만 ‘세상에 없는 음료’를 만드는 일은 쉽지 않았다. 세계인이 좋아할 만한 적당한 단맛을 내는 게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했다. 향과 보존제, 설탕 없이 만들어야 해 더 어려웠다.
이 회장은 “아시아인은 신맛을, 유럽과 미국인은 단맛을 싫어한다”며 “‘맛있는데 달지도, 시지도 않은 맛’을 찾아내는 데 3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글로벌 시장의 요구를 정확히 이해하고 공략했기 때문에 출시 후 20년간 사랑받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코카콜라 뛰어넘는 식품 수출 기업 목표
이 회장은 완성된 제품으로 국가별, 시장별로 특화된 마케팅을 펼쳤다. 건강에 관심이 높은 북미지역에서는 알로에의 효능을 강조한 ‘웰빙음료’로, 영국 독일 등 유럽에선 인공 향료 등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친환경음료’로 포장했다. 네덜란드에선 ‘뷰티드링크’란 점을 집중 부각시켰다. 당시 유럽에서 알로에가 피부에 좋다는 얘기가 퍼지면서 화장품 원료로 각광받고 있었던 점을 이용했다.
글로벌 유통망은 해외 식품 전시회를 통해 뚫었다. 이 회장은 “전 세계 60여 개의 크고 작은 식품 전시회에 모두 참가하느라 1년에 360일은 해외에 있어야 했다”고 말했다.
3박자가 맞아떨어지자 즉각 반응이 왔다. 해외 각지의 주문을 받느라 인력이 달릴 정도였다. 특히 미국에서 탄산음료가 몸에 좋지 않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소비자들은 대안 음료로 알로에주스를 찾기 시작했다. 월마트 코스트코 테스코 카르푸 등 글로벌 유통체인이 앞다퉈 매대를 내줬다. 국내 식품업체로선 처음이다. 현재 미국 시장 점유율은 65%에 달한다. 이 회장은 “미국과 유럽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러시아, 독립국가연합(CIS),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아시아 지역에 순서대로 진출했다”며 “165개국에서 판매 중”이라고 했다.
그의 꿈은 ‘코카콜라를 뛰어넘는 식품 수출 기업’이다. 지난해 경북 안동에 연간 음료 30억 개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완공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회장은 “소시지 우유 비스킷 사탕 등 다양한 가공식품을 중국 등 아시아로 수출해 2030년까지 명실상부한 식품그룹으로 성장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강조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알로에주스 165개국 수출
이 회장이 오케이에프를 창업한 1990년 초만 해도 한국 식품 수출이 전혀 없다시피 했다. 그러나 이 회장은 처음부터 글로벌 음료시장을 노렸다.
그는 “국내에선 대기업과 경쟁해야 했지만 오히려 한국 식품을 해외로 가져나가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식품 계열사와 외국계 호텔에서 일한 경험 등이 제품 개발과 해외 시장 공략 전략에 스며들었다. 회사 이름도 한국 식품을 해외로 널리 알리자는 뜻을 담아 ‘OKF(Overseas Korean Food)’라고 지었다.
처음엔 김치 김 삼계탕 같은 전통식품을 수출하며 개발 자금을 모았다. 신통치 않았다. 모은 돈으로 처음 개발한 건 차로 타 마실 수 있는 유자청과 유자음료. 일본과 대만 등 아시아 국가에서 선호하는 재료였지만 반응은 기대에 못 미쳤다.
산도가 높아 빨리 상하는 데다 알갱이가 밑으로 가라앉아 먹기 불편했다. 전 세계 음료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원료를 찾아야 했다. 이 회장은 “당시 유럽에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식품군이 뜨기 시작했다”며 “건강음료 쪽에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세계인의 ‘표준 입맛’ 잡은 건강음료
여러 시행착오 끝에 ‘주스를 마실 때 씹을 거리가 있어 건강한 이미지를 낼 수 있는 음료’로 개발 방향을 정했다. 그러던 중 알로에가 이 회장의 눈에 들어왔다. 화장품 원료로만 알려진 재료였다. 그는 “강력한 살균 작용이나 진정 작용이 뛰어나다는 논문이 유럽에서 발표되는 걸 보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원료가 정해졌지만 ‘세상에 없는 음료’를 만드는 일은 쉽지 않았다. 세계인이 좋아할 만한 적당한 단맛을 내는 게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했다. 향과 보존제, 설탕 없이 만들어야 해 더 어려웠다.
이 회장은 “아시아인은 신맛을, 유럽과 미국인은 단맛을 싫어한다”며 “‘맛있는데 달지도, 시지도 않은 맛’을 찾아내는 데 3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글로벌 시장의 요구를 정확히 이해하고 공략했기 때문에 출시 후 20년간 사랑받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코카콜라 뛰어넘는 식품 수출 기업 목표
이 회장은 완성된 제품으로 국가별, 시장별로 특화된 마케팅을 펼쳤다. 건강에 관심이 높은 북미지역에서는 알로에의 효능을 강조한 ‘웰빙음료’로, 영국 독일 등 유럽에선 인공 향료 등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친환경음료’로 포장했다. 네덜란드에선 ‘뷰티드링크’란 점을 집중 부각시켰다. 당시 유럽에서 알로에가 피부에 좋다는 얘기가 퍼지면서 화장품 원료로 각광받고 있었던 점을 이용했다.
글로벌 유통망은 해외 식품 전시회를 통해 뚫었다. 이 회장은 “전 세계 60여 개의 크고 작은 식품 전시회에 모두 참가하느라 1년에 360일은 해외에 있어야 했다”고 말했다.
3박자가 맞아떨어지자 즉각 반응이 왔다. 해외 각지의 주문을 받느라 인력이 달릴 정도였다. 특히 미국에서 탄산음료가 몸에 좋지 않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소비자들은 대안 음료로 알로에주스를 찾기 시작했다. 월마트 코스트코 테스코 카르푸 등 글로벌 유통체인이 앞다퉈 매대를 내줬다. 국내 식품업체로선 처음이다. 현재 미국 시장 점유율은 65%에 달한다. 이 회장은 “미국과 유럽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러시아, 독립국가연합(CIS),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아시아 지역에 순서대로 진출했다”며 “165개국에서 판매 중”이라고 했다.
그의 꿈은 ‘코카콜라를 뛰어넘는 식품 수출 기업’이다. 지난해 경북 안동에 연간 음료 30억 개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완공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회장은 “소시지 우유 비스킷 사탕 등 다양한 가공식품을 중국 등 아시아로 수출해 2030년까지 명실상부한 식품그룹으로 성장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강조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