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풀어놓은 ‘선물 보따리’엔 미국이 수출을 본격화하고 있는 셰일가스 등 액화천연가스(LNG) 구매가 포함됐다. 미국은 조만간 한국의 LNG 수입국 2위에 올라설 전망이다.

한국가스공사는 23일(현지시간) 뉴욕에서 BP사와 2025년부터 15년 동안 총 96억1200만달러어치 미국산 LNG를 구매하는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작년 기준 미국산 LNG 수입량의 33.9%(연간 158만t)에 달할 정도로 많은 물량이다. 계약이 종료되는 2039년 이후에도 BP 측이 3년 연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장 18년간 지속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방문 기회에 미국 LNG에 대한 한국의 추가 수입 결정이 이뤄지고, 한국 자동차업계와 미국 자율운행 기업 간 합작투자가 이뤄지게 됐다”며 “이 모두가 한·미 동맹을 더 든든하게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에너지 교역은 2016년 이후 일곱 배 이상 늘어날 만큼 확대돼왔다. 수입처 다변화를 추진하는 한국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수출을 확대하고 있는 미국 간 이해관계가 맞았기 때문이다. 미국은 한국의 우방이어서 지정학적 위험이 낮다는 점도 감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한국은 이미 최대 LNG 수출국이다. 미국의 대(對)한국 에너지 수출은 2016년 13억3000만달러에서 작년 94억1000만달러로 급증했다. 작년 미국의 주요 LNG 수출국은 한국(522만t) 멕시코(384만t) 일본(257만t) 순이었다. 이번 계약 가격은 가스공사의 종전 계약과 비교해 약 70% 수준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