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성다이소가 25일 부산허브센터 완공식을 열었다. 행사에는 전·현직 무역협회장이 대거 참석했다.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왼쪽부터), 박정부 아성다이소 회장, 한덕수 전 국무총리, 이희범 한국정신문화재단 이사장,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 등이 물류센터를 둘러보고 있다. 아성다이소 제공
아성다이소가 25일 부산허브센터 완공식을 열었다. 행사에는 전·현직 무역협회장이 대거 참석했다.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왼쪽부터), 박정부 아성다이소 회장, 한덕수 전 국무총리, 이희범 한국정신문화재단 이사장,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 등이 물류센터를 둘러보고 있다. 아성다이소 제공
“한국에서 제일 좋은 물류센터 하나 지읍시다.”

박정부 아성다이소 회장은 2015년 8월 임원들을 불러 모았다. “부산에 좋은 땅이 나왔다”며 물류센터 얘기를 꺼냈다. 2012년 말 완공한 경기 용인 ‘남사허브센터’가 제대로 돌아가기 시작한 때였다. 1500억원이나 들어갔다. 여기에 또 수천억원을 물류에 투자하겠다는 얘기였다. 논리는 간단했다. “수출을 많이 하려면 부산이 최적이다.”

이후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박 회장이 적극적으로 달려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독일 덴마크 오스트리아 등 유럽 각국을 다니며 물류센터에 넣을 첨단 기계도 직접 골랐다. 그로부터 4년 뒤 아성다이소의 최첨단 물류 기지 ‘부산허브센터’가 25일 문을 열었다.

물류처리 규모 두 배로 늘어

'1000원숍' 다이소의 진격…부산에 첨단물류센터
아성다이소는 부산 물류센터에 2500억원을 투자했다. 연면적이 14만㎡(약 4만3000평)에 이른다. 축구장 약 20개 크기다. 7만4000㎡ 부지에 지상 5층, 지하 1층으로 올렸다. CJ대한통운 등 물류 전문기업을 제외하고 이 정도 크기의 물류센터를 가진 기업은 드물다.

첨단 장비도 대거 도입했다. 상품 입고와 출고를 자동으로 하는 ‘자동화 창고 시스템’, 전국 각 매장으로 보낼 상품을 분류하는 ‘박스 소터(box sorter)’, 플라스틱 컨테이너 단위로 상품을 보관하고 자동 입출고하는 ‘OSR(order storage&retrieval)’ 등이다. 사람이 일일이 다니면서 상품을 넣고 뺄 필요가 없다. 상품 입고부터 보관, 피킹(picking), 분류, 출하로 이어지는 물류 전 과정이 자동화로 이뤄진다.

부산허브센터 완공으로 아성다이소는 해외에서 들여온 물건을 국내 매장으로 보내주는 데 걸리는 시간을 기존 4주에서 2주로 단축할 수 있게 됐다. 일본 등으로 수출하는 물량도 훨씬 많이,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됐다. 회사 관계자는 “연간 수출입 규모가 작년 기준 연간 7200억원 수준에서 2025년 약 2조원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서 균일가 매장 확대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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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성다이소는 국내만 보고 이 물류센터를 지은 것이 아니다. 수출기지 역할까지 염두에 뒀다.

아성다이소의 모태는 1988년 설립된 ‘한일맨파워’(현 아성에이치엠피)다. 이 회사는 일본 다이소에 생활용품을 납품했다. 박 회장은 일본 다이소와 거래한 경험을 바탕으로 1997년 아성다이소를 세웠다. 다이소와 비슷한 콘셉트의 ‘균일가’ 매장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매장 이름은 ‘아스코 이븐 플라자’였다. 매장 수가 100개를 넘기자 2001년 일본 다이소의 투자를 받았다. 이때 간판을 ‘다이소’로 바꿨다. 이후 급성장했다. 작년 매출은 약 2조원. 국내 매장 수는 1300여 개에 이른다.

아성다이소는 덩치를 키운 뒤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다이소와 거래하는 국내 우수 중소기업 상품을 해외로 가지고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국내 다이소 상품의 약 70%가 국내 중소기업 제품이다. 국내 협력사 수는 700여 개에 달한다. 해외에 다이소 같은 형태의 균일가 매장 설립을 검토 중이다. 아성다이소는 2011년 중국에 진출했다.

이날 행사에는 전·현직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대거 참석했다.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 한덕수 전 국무총리, 이희범 한국정신문화재단 이사장, 김영주 무역협회 회장 등이다. 박 회장이 2012년부터 무역협회 부회장 직을 맡고 있는 영향이다.

박 회장은 “부산허브센터 가동을 통해 앞으로 20년간 유통사업을 할 기반을 닦겠다”고 말했다.

안재광/부산=김태현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