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낡고 획일적인 영업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디지털기기로 채운 ‘무인’ 영업점을 신설하고, 정보기술(IT) 인력으로만 운용하는 영업점도 선보이기로 했다.

국민은행의 '영업점 특화' 실험…"교대엔 무인지점, 여의도엔 IT지점"
국민은행은 이달 말 은행 영업점 운영체계를 개편한다고 16일 발표했다. 기존 영업 방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영업점을 선보이는 게 핵심이다. 은행 직원을 만나지 않는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는 데 따라 기존 오프라인 영업점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새로운 영업점은 크게 세 가지 형태다. 모든 업무가 디지털기기를 통해서만 이뤄지는 무인점포가 대표적이다. 오는 28일 서울 교대역 인근에 개설한다. 디지털기기를 이용하는 데 익숙한 젊은 층을 겨냥했다. 초기에는 직원 한 명이 상주하면서 디지털기기 이용 방법을 안내하고 이용자가 원하면 인근 지점에 상담 예약을 잡아줄 계획이다.

25일에는 서울 여의도에 IT 인력만 근무하는 ‘인사이트’라는 이름의 영업점을 신설한다. 이 영업점에서는 모든 은행 업무를 IT 인력이 전담한다. IT 인력이 이용자와 소통하면서 디지털 금융 상품이나 서비스를 실험해보는 환경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전국 주요 지역마다 ‘유니버설 허브’(거점 중심)를 구축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각 지역에 흩어진 영업점을 아우르는 대표 영업점을 세워 종합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유니버설 허브가 인근 영업점 일곱 곳을 대표하는 형태다. 유니버설 허브는 28일 서울 서초동에 처음 문을 연다. 이곳은 4층짜리 건물을 통째로 쓰는 영업점으로 일반 영업점 규모의 세 배다. 1층은 고객이 편안하게 기다릴 수 있는 카페 형태다. 2층은 상담 공간, 3층은 프라이빗뱅커(PB)센터와 증권복합점포다. 4층은 자산관리자문센터와 우수고객 전용 공간을 두기로 했다.

허인 은행장은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복합 공간으로 조성하는 게 목표”라며 “획일화된 기존의 점포를 실험적으로 바꿔 ‘사람 중심의 디지털’을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