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중요한 건 ‘빨리빨리’였지만, 지금은 ‘미리미리’다. 준비된 조직만이 빠르고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에도 살아남으려면) 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하고, 핵심 분야에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현대차그룹이 미래전략본부를 신설한 이유는 정의선 회장(사진)이 최근 임직원에게 건넨 메시지에 담겨 있다. 하루가 다르게 환경이 바뀌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미리미리’ 미래산업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의 경영 방침에 따라 로봇, 자율주행,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첨단 분야에 발을 들였다. 업계에선 이번에 신설한 미래전략본부를 중심으로 현대차의 신사업 진출 및 인수합병(M&A)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 “제2의 보스턴다이내믹스 찾아라”14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미래전략본부에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전기차(EV) 인프라·자율주행·로봇 등 신사업을 관리·육성하는 역할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첫 번째 숙제는 보스턴다이내믹스 같은 유망한 혁신 기업을 찾는 것이다. 현대차는 2021년 6월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이 회사 지분 80%를 8억8000달러에 인수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현대차 품에 안긴 뒤 기술력이 한층 개선되면서 몸값이 6~7배 뛴 것으로 알려졌다.현대차는 M&A를 포함한 ‘전략투자’에 2024년부터 10년간 14조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같은 기간 ‘모빌리티 게임체인저’ 전략에도 22조1000억원을 투입한다. 여기엔 자율주행 기술, SDV(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진화하는 자동차) 전환, AAM 로보
현대자동차그룹이 계열사 미래 사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를 신설했다. 인공지능(AI), 전기자동차 인프라, 로봇, 자율주행,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을 아우르는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조직이다. 업계에선 현대차그룹이 미래전략본부를 중심으로 신사업 진출과 유망 기업 인수합병(M&A)에 본격 나설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장재훈 부회장이 맡은 기획조정담당 산하에 미래전략본부를 신설했다. 계열사 간 업무 조정 역할 등을 하는 기획조정본부와 동급인 조직이다. 미래전략본부는 현대차그룹이 단순 제조업을 넘어 소프트웨어 강자로 도약할 수 있도록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키우는 역할을 맡는다. 국내외 스타트업 투자와 M&A 업무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임직원과 만날 때마다 혁신과 도전을 언급하며 “미래 성장동력을 미리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경영 방침이 반영된 조직 개편인 셈이다.미래전략본부 수장에는 외부에서 영입한 퓨처테크 분야 투자·리서치 전문가인 정호근 부사장이 임명됐다. 피델리티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에서 스타트업을 발굴해 온 정 부사장은 지난해 현대차에 합류했다. 업계 관계자는 “외부 전문가를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사령탑에 앉힌 셈”이라며 “정 회장이 공개적으로 밝힌 ‘국적, 성별, 학력, 연차와 관계없이 실력만 있다면 누구든 리더가 될 수 있다’는 인사원칙을 적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올초 스페인 국적의 호세 무뇨스 북미권역 법인장을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한 것과 같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4월 초부터 각국에 상호관세를 부과할 때 고려 대상 중 하나로 부가가치세를 지목해 주목된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정책 담당 부비서실장은 부가세를 겨냥해 “이것이 바로 미국 자동차산업이 고통받고, 일자리가 지속해서 사라지는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했다.부가세는 한국과 유럽 등 여러 나라에서 부과되는 소비세다. 미국에는 ‘부가세’라는 명칭은 없다. 대신 이와 비슷한 판매세가 있다. 판매세는 주별로 다르다. 델라웨어주 등 일부 주는 판매세가 제로(0)다. 50개 주 평균으로는 대략 6.6%다.반면 한국은 부가세가 10%, 유럽은 평균 22%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차이를 일종의 ‘비관세 장벽’으로 보는 것으로 해석된다. 예컨대 미국에서 3만달러에 수출하는 자동차는 유럽에선 관세가 없다고 가정해도 부가세로만 6600달러가 붙는다. 반면 유럽이 3만달러짜리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하면 판매세가 평균 1980달러다. 게다가 미국은 유럽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데 비해 유럽연합(EU)은 미국산 자동차에 10% 관세를 매긴다.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선 이런 요인이 겹쳐 미국산 자동차가 유럽에서 덜 팔리고 그 결과 미국의 무역적자가 커지고 있다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에도 마찬가지 논리를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뉴욕=박신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