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대표에 강희석 전략 컨설턴트 '발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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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적인 혁신 돌입 예고
이마트가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컴퍼니의 강희석 파트너(50·사진)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그는 지난 10여 년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에게 경영전략을 조언했다.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마트는 강 대표 선임을 계기로 대대적인 혁신을 시작할 전망이다.
이마트는 21일 강 대표를 비롯해 상무급 이상 임원 인사를 했다. 신세계조선호텔 대표에는 한채양 그룹 전략실 부사장을 발탁했다. 신세계그룹 정기 인사는 12월 초지만 이마트 계열인 신세계조선호텔 신세계푸드 신세계건설 등 열 곳은 한 달 반가량 빨리 인사를 했다.
강 신임 대표는 전임 이갑수 사장과는 완전히 다른 길을 걸었다. 1969년생으로 지난 15년간 베인&컴퍼니에서 전략컨설턴트로 일했다. 디지털 전환, 채널 전략, 신사업 발굴, 글로벌 진출 전략 등이 그의 전문 분야다. 2009년부터 10년째 이마트에 대해 컨설팅을 하고 있다. 그는 이마트의 해외 진출, 전문점 사업 등을 정 부회장에게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 관계자는 “강 대표 선임은 이마트의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비상 대책이라는 측면이 크다”고 설명했다.
'전략통' CEO 등판
이마트, 새 먹거리 찾는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전문가의 조언을 즐겨 듣는다. 교수, 컨설턴트, 해외 유통회사 관계자 등 사람을 가리지 않고 묻고 ‘하소연’도 한다. 강희석 베인&컴퍼니 파트너도 그중 한 명이다. 강 파트너는 10년가량 이마트 전략 컨설팅을 했다. 정 부회장은 그만큼 신뢰했다. 정 부회장은 ‘멘토’ 역할을 한 그를 아예 이마트 대표로 영입했다. 그를 통해 이마트의 체질을 완전히 바꿔놓겠다는 구상이다.
권한 위임하고 큰 그림에 집중할 듯
강 신임 대표는 다소 독특한 이력을 지닌 컨설턴트다. 1993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그해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무원이 됐다. 옛 농림수산부에서 식량정책과, 농수산물 유통기획과 등을 거쳤다.
2005년 베인&컴퍼니에 입사하면서 컨설턴트로 살았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영대학원(MBA)을 2004년 졸업하고 이곳에 취업했다. ‘전공 분야’는 유통, 소비재 등이었다. 그는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돕고, 비용을 줄이면서도 성과를 내도록 하는 일을 많이 했다. 글로벌 진출 전략을 수립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도 있다.
그가 이마트를 이끌게 되면서 조직이 크게 바뀔 전망이다. 신세계 공채 출신의 ‘현장통’이었던 전임 이갑수 사장과 달리 강 대표는 ‘전략통’이기 때문이다. 세세한 조직 운영은 되도록 현장에 맡기고, 강 대표는 정 부회장과 함께 전략을 짜는 등 ‘큰 그림’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현장 조직을 강화하는 조직 변경을 이날 함께했다. 판매할 상품을 기획하고 조달하는 ‘상품본부’가 그로서리(식품)본부와 비식품본부로 쪼개졌다. 고객서비스본부는 판매본부로 이름을 바꾸고 4개의 판매 담당이 신설됐다. 이렇게 하면 권한을 밑으로 위임하는 효과도 있다. 기존 조직 체계는 본사가 판매할 상품과 가격, 진열 등을 전부 정하고 각 매장에선 이를 실행만 하면 됐다. 앞으로는 판매 담당 임원이 현장 직원들 의견을 취합해 상품 임원에게 건의할 수 있게 된다. 상품과 가격, 진열 등에서 현장 직원들 의견이 더 많이 반영된다는 의미다.
신선식품 등 상품력 강화 나서
강 대표에게 떨어진 가장 중요한 미션은 ‘미래 먹거리’ 발굴이라는 게 이마트 안팎의 분석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미래 먹거리를 찾는 일을 이마트에서 커온 사람에게 맡기면 한계가 있다는 게 오너의 판단 같다”고 해석했다. 그가 이마트의 해외 진출, 이마트24의 구조개편 등을 정 부회장에게 조언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 같은 분석은 더 설득력 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구분을 없애는 ‘옴니채널’ 구축도 그가 추진할 과제 중 하나다. 현재는 오프라인인 이마트 매장과 온라인 채널인 ‘쓱닷컴’이 별도로 운영된다. 시너지를 크게 내기 힘든 구조다. 강 대표는 소비자 경험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어떻게 동일하게 구현해낼지 방안을 고민 중이다. 예컨대 온라인에서 초저가에 구입한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똑같이 살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컨설턴트 시절 디지털 전환 관련 프로젝트를 한 바 있다.
당장의 이마트 먹거리는 조직을 통해 해결하면 된다는 생각이 조직개편에서 드러난다. 이마트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신선식품 담당 조직을 확대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오직 이마트에서만 볼 수 있는 상품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이마트는 21일 강 대표를 비롯해 상무급 이상 임원 인사를 했다. 신세계조선호텔 대표에는 한채양 그룹 전략실 부사장을 발탁했다. 신세계그룹 정기 인사는 12월 초지만 이마트 계열인 신세계조선호텔 신세계푸드 신세계건설 등 열 곳은 한 달 반가량 빨리 인사를 했다.
강 신임 대표는 전임 이갑수 사장과는 완전히 다른 길을 걸었다. 1969년생으로 지난 15년간 베인&컴퍼니에서 전략컨설턴트로 일했다. 디지털 전환, 채널 전략, 신사업 발굴, 글로벌 진출 전략 등이 그의 전문 분야다. 2009년부터 10년째 이마트에 대해 컨설팅을 하고 있다. 그는 이마트의 해외 진출, 전문점 사업 등을 정 부회장에게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 관계자는 “강 대표 선임은 이마트의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비상 대책이라는 측면이 크다”고 설명했다.
'전략통' CEO 등판
이마트, 새 먹거리 찾는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전문가의 조언을 즐겨 듣는다. 교수, 컨설턴트, 해외 유통회사 관계자 등 사람을 가리지 않고 묻고 ‘하소연’도 한다. 강희석 베인&컴퍼니 파트너도 그중 한 명이다. 강 파트너는 10년가량 이마트 전략 컨설팅을 했다. 정 부회장은 그만큼 신뢰했다. 정 부회장은 ‘멘토’ 역할을 한 그를 아예 이마트 대표로 영입했다. 그를 통해 이마트의 체질을 완전히 바꿔놓겠다는 구상이다.
권한 위임하고 큰 그림에 집중할 듯
강 신임 대표는 다소 독특한 이력을 지닌 컨설턴트다. 1993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그해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무원이 됐다. 옛 농림수산부에서 식량정책과, 농수산물 유통기획과 등을 거쳤다.
2005년 베인&컴퍼니에 입사하면서 컨설턴트로 살았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영대학원(MBA)을 2004년 졸업하고 이곳에 취업했다. ‘전공 분야’는 유통, 소비재 등이었다. 그는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돕고, 비용을 줄이면서도 성과를 내도록 하는 일을 많이 했다. 글로벌 진출 전략을 수립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도 있다.
그가 이마트를 이끌게 되면서 조직이 크게 바뀔 전망이다. 신세계 공채 출신의 ‘현장통’이었던 전임 이갑수 사장과 달리 강 대표는 ‘전략통’이기 때문이다. 세세한 조직 운영은 되도록 현장에 맡기고, 강 대표는 정 부회장과 함께 전략을 짜는 등 ‘큰 그림’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현장 조직을 강화하는 조직 변경을 이날 함께했다. 판매할 상품을 기획하고 조달하는 ‘상품본부’가 그로서리(식품)본부와 비식품본부로 쪼개졌다. 고객서비스본부는 판매본부로 이름을 바꾸고 4개의 판매 담당이 신설됐다. 이렇게 하면 권한을 밑으로 위임하는 효과도 있다. 기존 조직 체계는 본사가 판매할 상품과 가격, 진열 등을 전부 정하고 각 매장에선 이를 실행만 하면 됐다. 앞으로는 판매 담당 임원이 현장 직원들 의견을 취합해 상품 임원에게 건의할 수 있게 된다. 상품과 가격, 진열 등에서 현장 직원들 의견이 더 많이 반영된다는 의미다.
신선식품 등 상품력 강화 나서
강 대표에게 떨어진 가장 중요한 미션은 ‘미래 먹거리’ 발굴이라는 게 이마트 안팎의 분석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미래 먹거리를 찾는 일을 이마트에서 커온 사람에게 맡기면 한계가 있다는 게 오너의 판단 같다”고 해석했다. 그가 이마트의 해외 진출, 이마트24의 구조개편 등을 정 부회장에게 조언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 같은 분석은 더 설득력 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구분을 없애는 ‘옴니채널’ 구축도 그가 추진할 과제 중 하나다. 현재는 오프라인인 이마트 매장과 온라인 채널인 ‘쓱닷컴’이 별도로 운영된다. 시너지를 크게 내기 힘든 구조다. 강 대표는 소비자 경험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어떻게 동일하게 구현해낼지 방안을 고민 중이다. 예컨대 온라인에서 초저가에 구입한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똑같이 살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컨설턴트 시절 디지털 전환 관련 프로젝트를 한 바 있다.
당장의 이마트 먹거리는 조직을 통해 해결하면 된다는 생각이 조직개편에서 드러난다. 이마트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신선식품 담당 조직을 확대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오직 이마트에서만 볼 수 있는 상품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