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의 '뷰티 편집숍' 세포라 한국 1호점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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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삼성동 파르나스몰점 개점
아나스타샤 베버리힐즈·타르트…
국내에 없는 브랜드 눈에 띄어
다이슨 헤어 스타일링바도 '눈길'
아나스타샤 베버리힐즈·타르트…
국내에 없는 브랜드 눈에 띄어
다이슨 헤어 스타일링바도 '눈길'
밝은 베이지색으로 보이는 파운데이션만 20여 개나 됐다. 자세히 보니 연핑크, 연노랑, 살구색, 연두색 등 다양한 색을 섞어 조금씩 차이가 났다. 이 브랜드는 미국에서 온 ‘아나스타샤 베버리힐즈’. 국내에는 없는 브랜드로 세포라 1호점인 서울 삼성동 파르나스몰점을 통해 국내에 처음 들어왔다. 세포라는 피부톤을 정확히 알고 그에 맞는 파운데이션을 써야 한다는 취지로 이 브랜드를 들여왔다. ‘코덕’(코스메틱+덕후)들을 위한 제품이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이 운영하는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가 24일 국내 1호점을 열기에 앞서 23일 기자들에게 매장을 공개했다.
어디에도 없는 브랜드로 차별화
한국의 첫 번째 세포라 매장은 코엑스 별마당도서관에서 파르나스몰로 걸어가면 정면에 보이는 지점에 자리잡았다. 면적은 547㎡(약 165평)로 크지 않다. 강남역 시코르 매장의 절반 수준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세포라의 자랑인 ‘단독 상품’이었다. 아나스타샤 베버리힐즈 외에도 ‘타르트’ ‘후다 뷰티’ ‘조이바’ ‘스매쉬박스’ 등 그동안 국내에서 구입할 수 없던 30여 개 해외 브랜드 제품을 매장에 진열했다.
김동주 세포라코리아 대표는 “세포라만의 강점은 단연 상품기획(MD)”이라고 말해 단독 상품임을 강조했다. ‘세포라에서만 써보고 살 수 있는 화장품’을 늘리기 위해 세포라코리아는 3개월에 한 번씩 독점 브랜드를 새로 들여놓을 계획이다. 국내 브랜드 ‘활명’ ‘탬버린즈’ ‘어뮤즈’도 세포라에서 판매한다.
하지만 단독 상품이 30여 개밖에 안 되는 것은 세포라의 명성에 걸맞지 않다고 느끼는 소비자들도 있을 듯했다. 특히 해외 세포라 매장에서 볼 수 있는 샤넬 등 럭셔리 브랜드는 예상보다 적었다. 국내 브랜드도 단독이라고는 하지만 인상적이라고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외국인 뷰티 어드바이저 상주
세포라코리아는 단독 상품과 함께 고객 경험을 강조하는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이 매장에도 15분 동안 눈, 피부 표현 등 원하는 메이크업을 무료로 받을 수 있는 ‘뷰티 플레이’ 서비스, 다이슨 제품으로 헤어스타일을 관리하는 체험을 해볼 수 있는 ‘다이슨 헤어 스타일링바’를 설치했다. 원하는 제품과 메이크업 스타일을 추천해주는 ‘뷰티 어드바이저’도 있다. 다이슨 헤어 스타일링바는 전 세계 세포라 매장 중 한국에만 뒀다. 호주, 미국 등에서 온 뷰티 어드바이저와 한국인 어드바이저들은 매장 안에서 뷰티 고민을 상담해주는 역할을 한다.
세포라가 초기에 성장할 때 이 체험형 매장은 혁신적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대부분의 뷰티숍들이 체험형 매장을 내고 있어 어느 정도 국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을지는 미지수다.
향수와 세포라PB는 좋은 반응 얻을 듯
세포라는 향수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향수들 외에도 ‘메종 마르지엘라’, ‘로에베’, ‘티파니’ 향수 등을 볼 수 있었다. 향수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는 로에베, 메종 마르지엘라의 향수는 국내에선 세포라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 매장은 브랜드별로 상품을 진열하지 않고 향수 등 같은 품목을 한곳에 모아 비교 체험할 수 있게 했다. 대신 세포라 자체상표(PB) 제품 1000여 가지는 별도 코너를 마련해 전시했다.
세포라코리아는 24일 온라인스토어도 동시에 연다. 국내 20대 후반 여성을 주요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온라인과 모바일 스토어는 필수라고 판단했다. 세포라는 내년까지 서울에 7개 매장을 열기 위해 5호점까지 계약 체결을 마친 상태다. 2호점은 오는 12월 명동 롯데영플라자에, 3호점은 내년 1월 신촌 현대유플렉스에, 4호점은 내년 2월 잠실 롯데월드에 열 예정이다.
국내 업체들은 긴장
기자간담회에서 세포라의 한국 진출이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한국은 트렌드를 주도하는 시장이기 때문에 사전 시장조사와 고객 성향 분석을 충분히 할 시간이 필요했다”고 답했다. 치밀한 전략을 짜고 들어왔다는 얘기다.
유로모니터는 세포라의 국내 진출로 국내 업체들이 새 전략을 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코리아 서비스&유통부문의 이희은 선임연구원은 “세포라가 LVMH 계열의 프리미엄 화장품뿐 아니라 자체 브랜드, 단독 브랜드들로 차별화 전략을 펼치면 국내 유통업체보다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며 “올리브영, 롭스 등 드러그스토어와 로드숍들은 품질이나 가격 등으로 차별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업체들은 긴장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보고 대응할 계획이다. 하지만 과도한 우려라는 시각도 있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매장 규모가 작고, 단독 브랜드 숫자가 많지 않아 바람을 일으키지는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어디에도 없는 브랜드로 차별화
한국의 첫 번째 세포라 매장은 코엑스 별마당도서관에서 파르나스몰로 걸어가면 정면에 보이는 지점에 자리잡았다. 면적은 547㎡(약 165평)로 크지 않다. 강남역 시코르 매장의 절반 수준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세포라의 자랑인 ‘단독 상품’이었다. 아나스타샤 베버리힐즈 외에도 ‘타르트’ ‘후다 뷰티’ ‘조이바’ ‘스매쉬박스’ 등 그동안 국내에서 구입할 수 없던 30여 개 해외 브랜드 제품을 매장에 진열했다.
김동주 세포라코리아 대표는 “세포라만의 강점은 단연 상품기획(MD)”이라고 말해 단독 상품임을 강조했다. ‘세포라에서만 써보고 살 수 있는 화장품’을 늘리기 위해 세포라코리아는 3개월에 한 번씩 독점 브랜드를 새로 들여놓을 계획이다. 국내 브랜드 ‘활명’ ‘탬버린즈’ ‘어뮤즈’도 세포라에서 판매한다.
하지만 단독 상품이 30여 개밖에 안 되는 것은 세포라의 명성에 걸맞지 않다고 느끼는 소비자들도 있을 듯했다. 특히 해외 세포라 매장에서 볼 수 있는 샤넬 등 럭셔리 브랜드는 예상보다 적었다. 국내 브랜드도 단독이라고는 하지만 인상적이라고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외국인 뷰티 어드바이저 상주
세포라코리아는 단독 상품과 함께 고객 경험을 강조하는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이 매장에도 15분 동안 눈, 피부 표현 등 원하는 메이크업을 무료로 받을 수 있는 ‘뷰티 플레이’ 서비스, 다이슨 제품으로 헤어스타일을 관리하는 체험을 해볼 수 있는 ‘다이슨 헤어 스타일링바’를 설치했다. 원하는 제품과 메이크업 스타일을 추천해주는 ‘뷰티 어드바이저’도 있다. 다이슨 헤어 스타일링바는 전 세계 세포라 매장 중 한국에만 뒀다. 호주, 미국 등에서 온 뷰티 어드바이저와 한국인 어드바이저들은 매장 안에서 뷰티 고민을 상담해주는 역할을 한다.
세포라가 초기에 성장할 때 이 체험형 매장은 혁신적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대부분의 뷰티숍들이 체험형 매장을 내고 있어 어느 정도 국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을지는 미지수다.
향수와 세포라PB는 좋은 반응 얻을 듯
세포라는 향수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향수들 외에도 ‘메종 마르지엘라’, ‘로에베’, ‘티파니’ 향수 등을 볼 수 있었다. 향수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는 로에베, 메종 마르지엘라의 향수는 국내에선 세포라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 매장은 브랜드별로 상품을 진열하지 않고 향수 등 같은 품목을 한곳에 모아 비교 체험할 수 있게 했다. 대신 세포라 자체상표(PB) 제품 1000여 가지는 별도 코너를 마련해 전시했다.
세포라코리아는 24일 온라인스토어도 동시에 연다. 국내 20대 후반 여성을 주요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온라인과 모바일 스토어는 필수라고 판단했다. 세포라는 내년까지 서울에 7개 매장을 열기 위해 5호점까지 계약 체결을 마친 상태다. 2호점은 오는 12월 명동 롯데영플라자에, 3호점은 내년 1월 신촌 현대유플렉스에, 4호점은 내년 2월 잠실 롯데월드에 열 예정이다.
국내 업체들은 긴장
기자간담회에서 세포라의 한국 진출이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한국은 트렌드를 주도하는 시장이기 때문에 사전 시장조사와 고객 성향 분석을 충분히 할 시간이 필요했다”고 답했다. 치밀한 전략을 짜고 들어왔다는 얘기다.
유로모니터는 세포라의 국내 진출로 국내 업체들이 새 전략을 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코리아 서비스&유통부문의 이희은 선임연구원은 “세포라가 LVMH 계열의 프리미엄 화장품뿐 아니라 자체 브랜드, 단독 브랜드들로 차별화 전략을 펼치면 국내 유통업체보다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며 “올리브영, 롭스 등 드러그스토어와 로드숍들은 품질이나 가격 등으로 차별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업체들은 긴장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보고 대응할 계획이다. 하지만 과도한 우려라는 시각도 있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매장 규모가 작고, 단독 브랜드 숫자가 많지 않아 바람을 일으키지는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