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式 혁신' 도아드림, 포기했던 中 알리바바 입점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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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DNA 中企에 심다
(3)·끝 中企 해외 진출 돕는 삼성
‘해외진출 중매자’ 삼성
中企에 글로벌 네트워크 제공
(3)·끝 中企 해외 진출 돕는 삼성
‘해외진출 중매자’ 삼성
中企에 글로벌 네트워크 제공
강원 춘천에 있는 거위털 침구 전문 제조업체 도아드림. 지난해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한국 사업 설명회에 참석했다가 중국 진출 기회를 잡았다. 제품을 눈여겨본 알리바바 바이어가 입점을 제안한 것. 하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중국 고객이 문의 글을 올리면 직접 중국어로 답변해줘야 했고,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중국으로 제품을 배송하는 물류체계도 갖춰야 했다. 중국 전담 직원을 따로 채용할까도 고민했지만, 인건비를 상쇄할 정도로 제품을 많이 팔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도아드림은 고심 끝에 알리바바 입점을 포기했다.
막힌 판로 뚫어주는 삼성
도아드림이 1년 만에 다시 중국 진출을 앞두고 있다. 지난 8~11일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 삼성전자가 연 ‘스마트비즈엑스포’에서 알리바바 입점 대행사와 계약을 맺어 사실상 모든 절차를 끝냈다. 도아드림은 행사 기간 무상으로 개별 부스를 차렸고, 제품을 본 대행사는 알리바바 입점을 주선해주겠다고 했다. 해당 업체가 중국어 관련 업무부터 물류까지 대행해주는 조건이었다. 또 다른 미국 도매 업체도 제품에 관심을 보이면서 도아드림은 미국 시장 진출까지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인적·물적 네트워크를 동원해 중소기업의 막힌 판로를 뚫어주고 있다. 현장 혁신과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으로 불량률을 낮추고 물류 시스템을 개선해 글로벌 스탠더드를 맞출 수 있도록 지원한 덕분이다. 도아드림은 이브자리, 세사리빙 등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납품하는 기업이다. 자체 브랜드는 이마트뿐만 아니라 CJ몰, GS홈쇼핑 등에서 판매한다.
품질에 자신이 있었던 도아드림은 올해 초 글로벌 창고형 매장인 코스트코의 문을 두드렸다. 코스트코 담당자는 “물류 공간은 얼마나 크고, 적재량은 얼마나 되며, 물류 시스템은 어떻게 관리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당시 도아드림은 크기가 제각각인 박스에 제품을 넣어 창고에 쌓아두고 있었다. 창고 적재량이 얼마나 되는지도 알 수 없었다. 코스트코 담당자는 “제품을 팰릿(화물운반대) 단위로 관리하지 않으면 입점이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올해 4월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 대상 업체로 선정된 도아드림에 삼성전자 전문가 5명이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이들은 생산관리시스템(MES) 도입에 앞서 ‘창고 대개조’에 나섰다. 브랜드별, 제품별로 구획을 세분화했다. 제품별 바코드를 만들고, 재고 관리 단위도 박스가 아니라 팰릿 단위로 바꿨다. 공간 효율화를 통해 창고 적재율을 46%에서 88%까지 높였다.
‘글로벌 스탠더드’ 맞춘다
MES를 통해 재고 관리도 실시간으로 가능해졌다. 기존에는 전국 매장에서 팩스로 주문서를 넣으면 본사 직원이 이를 취합해 엑셀로 작업해 창고 직원에게 건네줬다. 지금은 매장 직원이 스마트폰으로 실시간으로 제품을 발주하고, 창고 직원이 태블릿PC를 통해 주문을 확인해 제품을 바로 배송해준다. 스마트폰으로 생산량과 주문량, 재고량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되면서 재고 관리도 더 효율적으로 하고 있다. 전영환 도아드림 사장은 “봉제공장을 스마트공장으로 구축한 사례는 거의 없다”며 “데이터로 품질과 물류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되면서 고객사의 신뢰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도아드림은 체계화된 물류 시스템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코스트코의 문을 두드릴 계획이다.
경남 김해에 있는 조류 부화기·애완동물 인큐베이터 제조업체 오토일렉스는 삼성전자의 도움을 받아 해외 애프터서비스(AS) 경쟁력을 강화했다. 올 7월 삼성의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에 참여하면서 MES, 공급망관리시스템(SCM) 등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배종윤 오토일렉스 사장은 “바코드를 읽으면 제품이 언제 제조됐고, 어떤 부품이 들어갔는지 바로 추적할 수 있게 되면서 해외에서 수리 요청이 들어와도 걱정 없이 부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자사 노하우에 삼성의 기술력을 더해 ‘세계 최초’ 제품을 개발한 중소기업도 있다. 용접용 마스크를 제조하는 오토스윙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기술을 접목한 컬러 용접 마스크 시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파트론, 나노몰텍, 하이비젼시스템 등 삼성의 주요 협력사와 제품을 함께 개발한다. 이 회사 허문영 사장은 “삼성전자 덕분에 20년 수출 먹거리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맛김 제조기업 청해S&F는 삼성전자의 지원으로 지난해 해외 판로를 개척했다. 2017년 9억원이던 매출을 지난해 17억원으로 늘렸다. 올해 스마트비즈엑스포에 참가해 중국 유통업체 이지아베이와 수출 계약을 맺었다.
고재연/황정수 기자 yeon@hankyung.com
막힌 판로 뚫어주는 삼성
도아드림이 1년 만에 다시 중국 진출을 앞두고 있다. 지난 8~11일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 삼성전자가 연 ‘스마트비즈엑스포’에서 알리바바 입점 대행사와 계약을 맺어 사실상 모든 절차를 끝냈다. 도아드림은 행사 기간 무상으로 개별 부스를 차렸고, 제품을 본 대행사는 알리바바 입점을 주선해주겠다고 했다. 해당 업체가 중국어 관련 업무부터 물류까지 대행해주는 조건이었다. 또 다른 미국 도매 업체도 제품에 관심을 보이면서 도아드림은 미국 시장 진출까지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인적·물적 네트워크를 동원해 중소기업의 막힌 판로를 뚫어주고 있다. 현장 혁신과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으로 불량률을 낮추고 물류 시스템을 개선해 글로벌 스탠더드를 맞출 수 있도록 지원한 덕분이다. 도아드림은 이브자리, 세사리빙 등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납품하는 기업이다. 자체 브랜드는 이마트뿐만 아니라 CJ몰, GS홈쇼핑 등에서 판매한다.
품질에 자신이 있었던 도아드림은 올해 초 글로벌 창고형 매장인 코스트코의 문을 두드렸다. 코스트코 담당자는 “물류 공간은 얼마나 크고, 적재량은 얼마나 되며, 물류 시스템은 어떻게 관리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당시 도아드림은 크기가 제각각인 박스에 제품을 넣어 창고에 쌓아두고 있었다. 창고 적재량이 얼마나 되는지도 알 수 없었다. 코스트코 담당자는 “제품을 팰릿(화물운반대) 단위로 관리하지 않으면 입점이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올해 4월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 대상 업체로 선정된 도아드림에 삼성전자 전문가 5명이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이들은 생산관리시스템(MES) 도입에 앞서 ‘창고 대개조’에 나섰다. 브랜드별, 제품별로 구획을 세분화했다. 제품별 바코드를 만들고, 재고 관리 단위도 박스가 아니라 팰릿 단위로 바꿨다. 공간 효율화를 통해 창고 적재율을 46%에서 88%까지 높였다.
‘글로벌 스탠더드’ 맞춘다
MES를 통해 재고 관리도 실시간으로 가능해졌다. 기존에는 전국 매장에서 팩스로 주문서를 넣으면 본사 직원이 이를 취합해 엑셀로 작업해 창고 직원에게 건네줬다. 지금은 매장 직원이 스마트폰으로 실시간으로 제품을 발주하고, 창고 직원이 태블릿PC를 통해 주문을 확인해 제품을 바로 배송해준다. 스마트폰으로 생산량과 주문량, 재고량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되면서 재고 관리도 더 효율적으로 하고 있다. 전영환 도아드림 사장은 “봉제공장을 스마트공장으로 구축한 사례는 거의 없다”며 “데이터로 품질과 물류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되면서 고객사의 신뢰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도아드림은 체계화된 물류 시스템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코스트코의 문을 두드릴 계획이다.
경남 김해에 있는 조류 부화기·애완동물 인큐베이터 제조업체 오토일렉스는 삼성전자의 도움을 받아 해외 애프터서비스(AS) 경쟁력을 강화했다. 올 7월 삼성의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에 참여하면서 MES, 공급망관리시스템(SCM) 등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배종윤 오토일렉스 사장은 “바코드를 읽으면 제품이 언제 제조됐고, 어떤 부품이 들어갔는지 바로 추적할 수 있게 되면서 해외에서 수리 요청이 들어와도 걱정 없이 부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자사 노하우에 삼성의 기술력을 더해 ‘세계 최초’ 제품을 개발한 중소기업도 있다. 용접용 마스크를 제조하는 오토스윙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기술을 접목한 컬러 용접 마스크 시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파트론, 나노몰텍, 하이비젼시스템 등 삼성의 주요 협력사와 제품을 함께 개발한다. 이 회사 허문영 사장은 “삼성전자 덕분에 20년 수출 먹거리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맛김 제조기업 청해S&F는 삼성전자의 지원으로 지난해 해외 판로를 개척했다. 2017년 9억원이던 매출을 지난해 17억원으로 늘렸다. 올해 스마트비즈엑스포에 참가해 중국 유통업체 이지아베이와 수출 계약을 맺었다.
고재연/황정수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