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화학물질 제조·도입 관련 행정 절차가 간소화돼 심사기간이 90일에서 60일로 단축된다. 또 옥상이나 테라스에서 식음료를 파는 옥외영업도 원칙적으로 허용된다.

정부는 13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혁신성장과 기업환경 개선을 위한 규제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화학물질 등록·관리 절차가 지나치게 엄격하고 비효율적”이란 기업들의 호소를 받아들여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 등을 통해 간소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업이 화학물질을 제조·도입할 때 따로따로 심사받아야 하는 △장외영향평가서(화학물질관리법·환경부) △위해관리계획서(화관법·환경부) △공정안전보고서(산업안전보건법·고용노동부) 가운데 중복되는 부문을 통합하기로 했다. 일단 장외영향평가서와 위해관리계획서를 ‘화학사고 예방관리계획서’로 합치고, 공정안전보고서와 겹치는 사고예방 관련 자료는 환경부와 고용부 중 한 곳에서만 심사받도록 했다. 이렇게 되면 심사기간이 90일에서 60일로 줄어든다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유해 화학물질을 도입하는 회사의 대표나 임원이 바뀔 때 결격사유가 없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하는 부담도 완화된다. 지금은 ‘모든 등기임원에 결격사유가 없다’는 증명서류를 내야 하지만 앞으로는 바뀌는 대표·임원에 대한 증명서류만 내면 된다. 정부는 또 내년부터 화관법 적용 유예기간이 끝나는 점을 감안해 중소기업에 대한 화학안전 컨설팅 지원을 확대하고, 각종 의무를 면제받을 수 있는 ‘소량’ 도입의 기준점을 올리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한 경제단체 임원은 “기업 요구가 상당 부분 반영된 건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선진국보다 훨씬 강한 신규 화학물질 등록 기준 등 핵심 규제가 여전하다는 점에서 ‘반쪽짜리’ 규제완화”라고 지적했다. 국내 기업은 화학물질 등록·평가법 (화평법)에 따라 연간 0.1t(100㎏) 이상 제조·수입 시 신규 화학물질 등록을 해야 한다. 미국(10t 이상)과 유럽연합(1t 이상)에 비해 규제 강도가 10~100배 강한 셈이다.

정부는 또 내년 하반기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옥외영업 허용 기준을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꿔 원칙적으로 허용키로 했다. 법 개정 전 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다음달 ‘옥외영업 가이드라인’을 제작·배포하기로 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