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커피 1인자' 이디야, 상생으로 매장 3000개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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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호점 이후 고속 성장
문창기 회장의 "같이 살자" 원칙
문창기 회장의 "같이 살자" 원칙
이디야커피가 20일 국내 커피전문점 최초로 3000호점을 냈다. 2001년 중앙대 1호점을 연 이후 18년 만이다.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사진)은 이날 대전 서구 배재대점에서 3000호점 개점 기념식을 열고 “지난 6년간 매년 300개 매장을 새로 열었다”면서 “시스템과 내실 다지기에 투자해 제2의 도약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디야커피의 지난해 매출은 2004억원, 영업이익은 176억원을 기록했다. 가맹점을 포함한 매출은 약 8000억원에 이른 것으로 추산된다.
“같이 삽시다” 상생의 18년
국내 프랜차이즈 중 가맹점을 3000개 이상 보유한 곳은 파리바게뜨뿐이다. 더 중요한 것은 폐점률이다. 이디야커피는 1%대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 치열한 경쟁에 수많은 커피전문점이 문을 닫고 있는 시장에서 기록한 수치여서 더 큰 의미가 있다.
퇴출 은행원 출신인 문 회장은 2001년 이디야커피를 인수하며 ‘같이 사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커피 한 잔에는 본사와 가맹점, 소비자가 모두 만족할 가치를 담아야 한다는 원칙을 내세웠다.
이디야가 토종 대표 브랜드로 3000호점을 내는 데는 로열티도 기여했다. 월 25만원만 정액제로 받는다. 수익의 일정 비율을 나누는 다른 프랜차이즈와 차별화했다. 장사를 잘하면 그 이득을 가맹점주에게 돌려주기 위한 전략이다.
진도·완도·대관령에도 ‘파란 간판’
이디야에는 세 가지가 없다. 스타마케팅, 가맹점 간 상권 침해, 무리한 가격 경쟁 등이다. 판촉·광고비 등 마케팅 비용은 본사가 전액 부담한다. 가맹 계약을 할 때 점주가 영업 상권을 직접 표기하도록 하고, 그 지역 내에는 다른 이디야 매장을 내주지 않는 시스템도 갖췄다. 매년 연구개발(R&D) 비용을 20%씩 늘리며 신메뉴 개발과 음료 품질을 강화한 것도 이디야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커피시장이 레드오션이라고 하지만 지금도 이디야 본사에는 가맹 문의가 이어진다. 올 연말까지 개점 예정인 점포만 약 40곳이다. 이렇게 점포를 계속 늘릴 수 있는 비결은 출점전략에 있다. 상권에 선을 그어 대형 매장을 내는 사례는 드물다. 특정 지역에 점을 찍어 낮은 비용으로 문을 연다. 가게가 작아 사람들이 줄을 서면 ‘이디야는 장사 잘되는 곳’으로 보이는 효과까지 냈다. 그 결과 거제, 완도, 진도, 대관령, 영월 등 다른 커피 브랜드가 들어가지 못한 곳에서도 이디야 간판을 볼 수 있게 됐다.
문 회장의 경영에는 ‘현장’이 빠지지 않는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부담이 커진다는 얘기를 듣고 가맹점에 공급하는 원재료의 공급가를 인하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만 점주 자녀 대학 입학금 지원, 아르바이트생 장학금 지원 등 각종 상생 전략으로 가맹점 대상 100억원 이상의 기금을 집행했다.
“2020년은 새로운 도약 원년”
이디야는 3000호 가맹점 돌파를 계기로 새로운 도약을 꾀하고 있다. 400억원을 투입해 경기 평택에 1만3064㎡(약 4000평) 규모로 생산공장 ‘드림팩토리’를 짓고 있다. 내년 4월 준공되면 세계적 수준의 로스터와 설비를 갖추고 원두와 스틱커피, 음료 파우더 등을 생산한다. 경기 이천시에 1만8663㎡(약 5000평) 규모의 물류센터도 확보했다. 이디야 관계자는 “전국 가맹점이 신선한 과일과 원두를 실시간 주문하고 제때 받아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면서 “생산과 물류 차별화로 차원이 다른 브랜드로 성장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디야는 최근 외부 전문가 두 명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경영관리 부문을 맡은 김남엽 부사장은 현대투자신탁과 SV파트너스에서 자산운용 및 기업컨설팅을 총괄했다. 마케팅개발 부문의 신유호 부사장은 SPC그룹에서 음료 신규 브랜드 개발과 사업을 담당했다. 문 회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토종 커피 브랜드로서 책임감과 사명감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국내 프랜차이즈 중 가맹점을 3000개 이상 보유한 곳은 파리바게뜨뿐이다. 더 중요한 것은 폐점률이다. 이디야커피는 1%대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 치열한 경쟁에 수많은 커피전문점이 문을 닫고 있는 시장에서 기록한 수치여서 더 큰 의미가 있다.
퇴출 은행원 출신인 문 회장은 2001년 이디야커피를 인수하며 ‘같이 사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커피 한 잔에는 본사와 가맹점, 소비자가 모두 만족할 가치를 담아야 한다는 원칙을 내세웠다.
이디야가 토종 대표 브랜드로 3000호점을 내는 데는 로열티도 기여했다. 월 25만원만 정액제로 받는다. 수익의 일정 비율을 나누는 다른 프랜차이즈와 차별화했다. 장사를 잘하면 그 이득을 가맹점주에게 돌려주기 위한 전략이다.
진도·완도·대관령에도 ‘파란 간판’
이디야에는 세 가지가 없다. 스타마케팅, 가맹점 간 상권 침해, 무리한 가격 경쟁 등이다. 판촉·광고비 등 마케팅 비용은 본사가 전액 부담한다. 가맹 계약을 할 때 점주가 영업 상권을 직접 표기하도록 하고, 그 지역 내에는 다른 이디야 매장을 내주지 않는 시스템도 갖췄다. 매년 연구개발(R&D) 비용을 20%씩 늘리며 신메뉴 개발과 음료 품질을 강화한 것도 이디야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커피시장이 레드오션이라고 하지만 지금도 이디야 본사에는 가맹 문의가 이어진다. 올 연말까지 개점 예정인 점포만 약 40곳이다. 이렇게 점포를 계속 늘릴 수 있는 비결은 출점전략에 있다. 상권에 선을 그어 대형 매장을 내는 사례는 드물다. 특정 지역에 점을 찍어 낮은 비용으로 문을 연다. 가게가 작아 사람들이 줄을 서면 ‘이디야는 장사 잘되는 곳’으로 보이는 효과까지 냈다. 그 결과 거제, 완도, 진도, 대관령, 영월 등 다른 커피 브랜드가 들어가지 못한 곳에서도 이디야 간판을 볼 수 있게 됐다.
문 회장의 경영에는 ‘현장’이 빠지지 않는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부담이 커진다는 얘기를 듣고 가맹점에 공급하는 원재료의 공급가를 인하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만 점주 자녀 대학 입학금 지원, 아르바이트생 장학금 지원 등 각종 상생 전략으로 가맹점 대상 100억원 이상의 기금을 집행했다.
“2020년은 새로운 도약 원년”
이디야는 3000호 가맹점 돌파를 계기로 새로운 도약을 꾀하고 있다. 400억원을 투입해 경기 평택에 1만3064㎡(약 4000평) 규모로 생산공장 ‘드림팩토리’를 짓고 있다. 내년 4월 준공되면 세계적 수준의 로스터와 설비를 갖추고 원두와 스틱커피, 음료 파우더 등을 생산한다. 경기 이천시에 1만8663㎡(약 5000평) 규모의 물류센터도 확보했다. 이디야 관계자는 “전국 가맹점이 신선한 과일과 원두를 실시간 주문하고 제때 받아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면서 “생산과 물류 차별화로 차원이 다른 브랜드로 성장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디야는 최근 외부 전문가 두 명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경영관리 부문을 맡은 김남엽 부사장은 현대투자신탁과 SV파트너스에서 자산운용 및 기업컨설팅을 총괄했다. 마케팅개발 부문의 신유호 부사장은 SPC그룹에서 음료 신규 브랜드 개발과 사업을 담당했다. 문 회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토종 커피 브랜드로서 책임감과 사명감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