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확대 수술에 사용되는 국내 보형물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보형물 시장은 코스닥 상장사인 한스바이오메드와 코스타리카 기업 모티바가 각각 35%를 차지하며 선두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불과 4년 전만 해도 보형물 시장은 미국 엘러간과 존슨앤드존슨 자회사인 멘토가 80%를 장악했다. 아시아 기업 중 유일하게 유방보형물을 생산하는 한스바이오메드는 국내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연평균 9% 성장하는 1조2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가슴성형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황호찬 대표(사진)는 “보톡스, 필러, 치과 임플란트 등 한국 제품은 해외 어느 나라와 경쟁해도 이길 수 있다”며 “수출을 발판으로 5~10년 뒤 매출 1조원까지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전기공학과 생물전자학을 전공한 황 대표는 약 11년간 진흥기업과 일본 미쓰이에서 일을 했다. 1999년엔 한스바이오메드를 설립하고, 2003년 인공유방보형물을 개발했다. 2015년 한국식약처의 제조·판매 승인을 얻어 2017년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올해 국내에서 엘러간사의 ‘거친 표면 유방 보형물’로 인한 유방암 발병 사례가 나오면서 시장은 위축됐다. 한스바이오메드의 신제품 ‘벨라젤 스무스파인’은 나노 입자를 활용한 보형물 패키징 기술로 감촉과 모양 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황 대표는 “의료 제품은 각 시장에서 인허가 과정이 오래 걸린다”며 “2025년 전후로 미국과 중국에서 판매가 시작되면 폭발적인 매출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캐시카우로 떠오른 제품이 얼굴 피부 밑에 들어가 피부를 당겨주는 안면조직공정용 흡수성 봉합실이다. 360도 회오리 돌기 구조로 제작돼 6개월 안에 녹아 없어진다. 성장세가 매년 200%다. 척추수술, 임플란트 치료 시 뼈 재생을 도와주는 뼈 이식재, 사람의 피부(동종진피)를 활용한 피부이식재도 또 다른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최근 3년간 이 회사의 평균 매출 증가율은 30%에 달한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