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오는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20’에서 ‘한계 돌파’에 나선다. 소비자들은 원했지만 기술이 뒷받침되지 못해 개발이 늦어진 베젤(테두리)이 없는 TV, 스크린처럼 위에서 밑으로 내려오는 TV 등을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2019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 박람회 ‘IFA 2019’에 내놓은 QLED 8K TV(왼쪽), LG전자가 2019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9’에서 선보인 롤러블 올레드 TV(오른쪽). /한경DB
삼성전자가 2019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 박람회 ‘IFA 2019’에 내놓은 QLED 8K TV(왼쪽), LG전자가 2019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9’에서 선보인 롤러블 올레드 TV(오른쪽). /한경DB
테두리 없는 TV 나온다

삼성전자는 베젤이 0.1㎜도 없는 ‘제로 베젤’ TV를 이번 CES에서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로 베젤 TV는 65인치 이상 대형 TV에서 디스플레이 패널을 감싸는 부품을 아예 없앤 제품이다. 그림을 벽에 걸 때 그림을 고정하기 위해 ‘액자’가 필요하지만 앞으로는 액자 없이 그림만 걸 수 있는 것이다. 불필요한 베젤이 사라지면서 디자인이 깔끔해지는 것은 물론 시청자의 프로그램 몰입도가 높아진다.

삼성전자가 제로 베젤 TV를 공개하면 이는 세계 최초다. 중국 샤오미 등이 베젤 없는 TV를 표방하며 제품을 출시했지만 베젤 너비를 1㎜대로 좁혔을 뿐 완전한 의미의 제로 베젤은 아니었다.

많은 기업이 제로 베젤을 위해 애썼지만 실현하지 못한 이유는 TV 제조 공정 자체를 완전히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화면의 테두리는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서부터 생긴다. 디스플레이 테두리에 외부 회로와 패널 내부 회로를 연결하는 필름을 붙이는데, 이 필름을 접어 뒤로 넘길 때 베젤 공간을 활용한다. 이곳을 부품으로 감싼 것이 우리 눈에 보이는 베젤이다.

삼성전자는 지지대 역할을 하는 베젤 구조를 없애기 위해 디스플레이 패널과 본체를 더 강력하게 붙이는 공정을 추가했다.

위에서 내려오는 롤러블도 공개

LG전자는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기존 ‘롤업 롤러블 올레드 TV’와 반대로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롤다운 롤러블 TV’를 새롭게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 크기는 65인치다. 현재 롤러블 TV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스크린이 돌돌 말려 들어가는 스피커 본체를 둘 최소한의 공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위에서 내려오는 롤러블 TV는 천장에 설치하면 스피커를 놓을 공간이 없어도 사용할 수 있다. 유리창 앞은 물론 자율주행자동차 시대가 오면 자동차 천장에서 롤러블 TV가 아래로 내려오는 모습도 구현할 수 있다.

중력을 거스르지 않기 때문에 기존 제품보다 기술적으로 구현하는 데 특별히 어렵지도 않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롤다운 롤러블 TV를 선보이는 데 대해 “백라이트가 없어 모양을 다양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 올레드 TV의 강점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상용화 계획은 아직 잡혀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거 공간은 층고가 높아 65인치보다 화면 크기가 더 커져야 실용성이 높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어떤 목적에 따라 제품을 활용할 수 있는지를 조사한 뒤 출시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