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TSMC, 새해 벽두부터 '파운드리 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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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3나노 공정 세계 첫 개발
바이두 AI칩도 수주
vs
TSMC, 애플 아이폰칩 수주
5나노 공정 2분기 양산
바이두 AI칩도 수주
vs
TSMC, 애플 아이폰칩 수주
5나노 공정 2분기 양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3일 경기 화성 반도체연구소에서 세계 최초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정 기술을 보고받았다. 같은날 공교롭게도 외신에선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 부문의 경쟁자인 대만 TSMC 관련 뉴스가 쏟아졌다. 파운드리시장 ‘큰손’ 애플이 차세대 아이폰에 들어가는 A14 프로세서 생산을 TSMC에 맡겼다는 내용이었다. TSMC가 2분기(4~6월)부터 5㎚ 공정 제품을 본격 양산할 것이란 전망도 포함됐다.
새해 벽두부터 글로벌 파운드리시장의 라이벌 삼성전자와 TSMC 간 경쟁이 불붙고 있다. 삼성전자가 초미세 공정 기술로 치고 나가자, TSMC는 대규모 수주 소식을 흘리며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2분기 5㎚ 공정에서 제품 양산
5일 외신에 따르면 TSMC는 2분기 중 5㎚ 공정에서 반도체를 양산할 예정이다. 첫 고객은 중국 화웨이의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업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과 미국 애플이 거론된다. 두 업체는 5㎚ 공정에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생산해달라고 TSMC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5㎚는 반도체 회로 선폭을 뜻한다. 선폭이 좁을수록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에서 더 많은 칩을 생산할 수 있다. 소비전력이 줄고 처리 속도가 빨라지는 등 제품 성능도 향상된다. 삼성전자와 TSMC는 파운드리 초미세 공정 주도권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7㎚ 공정까진 삼성전자가 TSMC보다 먼저 기술을 개발하고 양산에 성공했다. 5㎚ 역시 삼성전자가 올초 세계 최초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양산과 관련해선 TSMC가 한발 앞선 분위기다.
치열한 AI칩 수주 경쟁
AI칩 수주 경쟁도 치열하다. 포문을 연 건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중국 대형 인터넷 포털업체 바이두의 14㎚ 공정 기반 AI칩 ‘쿤룬’을 올초부터 양산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수주 소식을 공개한 건 이례적이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바이두 물량 수주를 발판으로 TSMC의 텃밭이었던 중국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TSMC의 AI칩 수주 소식도 흘러나왔다. 미국 인텔이 자동차용 AI칩 생산을 TSMC에 맡겼다는 것이다. 대만 정보기술(IT) 전문지 디지타임즈는 “인텔 AI칩 수주에 따른 TSMC 매출이 올 하반기부터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술·서비스 종합 경쟁력 갖춰야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2019년 4분기 추정치 기준)은 TSMC가 52.7%로 2위 삼성전자(17.8%)를 34.8%포인트 앞서 있다. 작지 않은 격차에도 불구하고 ‘경쟁 구도’가 형성돼 있는 건 삼성전자의 기술력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 중 10㎚ 이하 초미세공정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삼성전자와 TSMC 두 곳뿐이다. 업계 관계자는 “7㎚부터 3㎚까지의 초미세공정 기술개발 속도는 삼성전자가 TSMC보다 빨랐다”며 “퀄컴 엔비디아 IBM 등으로 고객군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가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TSMC가 30년 이상 축적한 서비스 노하우를 감안해 더 적극적인 서비스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업계엔 정체된 점유율 때문에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가격을 크게 낮췄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한 반도체학과 교수는 “파운드리에서 기술력만큼 중요한 게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맞춰주는 서비스 능력”이라며 “삼성이 꾸준한 투자를 통해 종합적인 경쟁력을 높이면 언젠가 TSMC를 제칠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새해 벽두부터 글로벌 파운드리시장의 라이벌 삼성전자와 TSMC 간 경쟁이 불붙고 있다. 삼성전자가 초미세 공정 기술로 치고 나가자, TSMC는 대규모 수주 소식을 흘리며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2분기 5㎚ 공정에서 제품 양산
5일 외신에 따르면 TSMC는 2분기 중 5㎚ 공정에서 반도체를 양산할 예정이다. 첫 고객은 중국 화웨이의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업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과 미국 애플이 거론된다. 두 업체는 5㎚ 공정에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생산해달라고 TSMC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5㎚는 반도체 회로 선폭을 뜻한다. 선폭이 좁을수록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에서 더 많은 칩을 생산할 수 있다. 소비전력이 줄고 처리 속도가 빨라지는 등 제품 성능도 향상된다. 삼성전자와 TSMC는 파운드리 초미세 공정 주도권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7㎚ 공정까진 삼성전자가 TSMC보다 먼저 기술을 개발하고 양산에 성공했다. 5㎚ 역시 삼성전자가 올초 세계 최초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양산과 관련해선 TSMC가 한발 앞선 분위기다.
치열한 AI칩 수주 경쟁
AI칩 수주 경쟁도 치열하다. 포문을 연 건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중국 대형 인터넷 포털업체 바이두의 14㎚ 공정 기반 AI칩 ‘쿤룬’을 올초부터 양산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수주 소식을 공개한 건 이례적이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바이두 물량 수주를 발판으로 TSMC의 텃밭이었던 중국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TSMC의 AI칩 수주 소식도 흘러나왔다. 미국 인텔이 자동차용 AI칩 생산을 TSMC에 맡겼다는 것이다. 대만 정보기술(IT) 전문지 디지타임즈는 “인텔 AI칩 수주에 따른 TSMC 매출이 올 하반기부터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술·서비스 종합 경쟁력 갖춰야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2019년 4분기 추정치 기준)은 TSMC가 52.7%로 2위 삼성전자(17.8%)를 34.8%포인트 앞서 있다. 작지 않은 격차에도 불구하고 ‘경쟁 구도’가 형성돼 있는 건 삼성전자의 기술력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 중 10㎚ 이하 초미세공정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삼성전자와 TSMC 두 곳뿐이다. 업계 관계자는 “7㎚부터 3㎚까지의 초미세공정 기술개발 속도는 삼성전자가 TSMC보다 빨랐다”며 “퀄컴 엔비디아 IBM 등으로 고객군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가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TSMC가 30년 이상 축적한 서비스 노하우를 감안해 더 적극적인 서비스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업계엔 정체된 점유율 때문에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가격을 크게 낮췄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한 반도체학과 교수는 “파운드리에서 기술력만큼 중요한 게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맞춰주는 서비스 능력”이라며 “삼성이 꾸준한 투자를 통해 종합적인 경쟁력을 높이면 언젠가 TSMC를 제칠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