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열흘간의 수출이 증가세로 출발했다. 반도체 등 주력 제품 수출이 호조를 보여서다. 다만 월간 기준으로는 2018년 12월(-1.7%) 이후 1년 넘게 지속된 ‘수출 마이너스 행진’을 끊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13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10일까지의 수출은 133억1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3% 증가했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7.5일(토요일은 0.5일로 계산)로 작년과 같다.

품목별로는 반도체(11.5%) 석유제품(30.6%) 선박(0.1%) 등 주력 제품의 수출이 늘었다. 특히 전체 수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반도체는 작년 10월 -32.1%에서 11월 -30.8%, 12월 -17.7% 등으로 개선되다 이달 플러스로 돌아섰다.

반면 승용차(-4.6%) 무선통신기기(-4.8%) 자동차부품(-9.6%) 등은 부진했다. 국가별로 보면 베트남(11.7%) 일본(6.0%) 홍콩(26.5%) 중동(45.3%) 등으로의 수출이 늘었지만 중국(-3.5%) 미국(-12.0%) 유럽연합(EU·-5.9%) 등지로의 수출은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은 153억7700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5.7% 늘었다. 연초 원유(40.7%) 및 석유제품(73.0%) 수입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대신 기계류(-2.5%) 석탄(-36.5%) 승용차(-32.1%) 등 수입은 축소됐다. 국가별 수입 현황에서 중동(30.1%) 미국(26.1%) 호주(9.2%) 베트남(7.3%) 등에서의 수입이 늘었으나 중국(-1.1%) EU(-3.8%) 일본(-18.7%) 등으로부터의 수입은 감소했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수지는 열흘간 20억76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업계의 관심은 한국 수출이 지난달까지 13개월 연속 이어진 부진을 털고 ‘월간 플러스’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일 발표한 ‘2020년 수출입 전망’에서 이달 수출이 작년 1월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한 뒤 다음달부터 본격 플러스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소강상태로 접어든 데다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여서다. 1년 넘게 바닥을 기었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상반기 회복세를 기대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다만 월간 실적으로 이달 플러스 전환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설 연휴로 조업일수가 21.5일에 불과해서다. 비교 대상인 작년 1월의 조업일수는 24일로 올해보다 2.5일 많았다. 산업부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올해 수출을 작년 대비 3.0% 확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