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버지가 타셨으면…제네시스 GV80 [신차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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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성 기자의 [신차털기] 29회
▽ 첨단기술로 만든 안락한 운전환경
▽ 소음·진동·피로 없고 안전 강조
▽ 중장년 운전자를 위한 패밀리카 제격
▽ 첨단기술로 만든 안락한 운전환경
▽ 소음·진동·피로 없고 안전 강조
▽ 중장년 운전자를 위한 패밀리카 제격
현대차 제네시스가 브랜드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을 선보였다. 직접 몰아본 GV80은 점점 더 피로를 느끼시는 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는 자동차였다.
직접 볼아본 GV80은 중장년의 운전 피로도를 단숨에 날려버리고 패밀리카로도 손색이 없었다. 그만큼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단단한 하체, 스포티한 쾌속 주행을 자랑하는 차들과는 계통이 달랐다.
시승차 뒷좌석에 동승한 다른 기자가 "많이 밟았었냐"며 높게 올라갔던 속도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정도였다. SUV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뒷좌석 승차감을 세단 수준으로 개선한 덕분이다.
주행모드를 바꾸면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기를 기대했지만, 스포츠로 바꿔도 실내는 조용하고 진동도 적어 속도감을 느낄 수 없었다. 최고 출력 278마력(PS), 최대토크 60.0kgf·m의 동력성능을 지원하는 만큼 힘이 부족한 일은 없었지만 그만큼 운전 감성은 늘 조용하고 안정적이었다.
"요즘 부쩍 운전하면 피곤해하는 아버지가 타시면 좋겠다."
계속 아버지 생각이 난 이유다. 제네시스 GV80은 G90과 유사한 디자인을 가지면서도 준대형 SUV 특유의 볼륨감을 갖추고 있다. 방패를 연상시키는 크러스트 그릴은 부담스럽지 않은 비율을 유지했고 완만한 포물선인 파라볼릭 라인은 차를 둔해보이지 않게 만들었다. 전조등부터 측면, 후미등까지 강조된 '두 줄' 디자인은 향후 출시될 제네시스 브랜드 차량들의 통일된 정체성도 제시했다.
GV80에 올라타자 콘셉트카를 통해 봤던 운전대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미래적 디자인이면서도 낯선 탓인지 손에 쥐는 감이 어색하게 다가왔다. 그 다음으로 눈에 들어온 점은 가죽 마감이다. 수입차와 달리 국산차는 상위 모델이라 하더라도 곳곳에 플라스틱 마감이 눈에 들어오곤 했지만, GV80에서는 눈에 보이는 곳과 몸이 닿는 대부분이 가죽으로 마감되어 있었다. 예상 외의 즐거움은 시동을 걸면서 시작됐다. 현재 출시된 GV80은 3.0 디젤 엔진을 채택했다. 시동을 걸면 진동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는 보기좋게 빗나갔다. 시동을 걸고 출발하는 과정에서 진동을 느끼기는 매우 어려웠다. 새로 도입된 다이얼 변속기는 많은 공간을 차지하지 않으면서도 생각보다 편리했다. 디자인적으로도 뛰어나 만족감을 줬다.
너무 크지 않을까 우려했던 14.5인치 디스플레이는 실내 디자인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높은 시인성을 제공했다. 특히 넓은 화면으로 보는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은 어떤 길로 가야 하는지 명확하게 제시했다. 헷갈리는 길에서도 주행 영상에 파란 선을 덧씌워 직관적으로 알려주는 만큼 내비게이션을 보면서도 길을 헤메는 이들에게 필수적인 기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주행에 들어가자 GV80 시트가 꿈틀대며 몸을 만져왔다. 운전석의 에르고 모션 시트가 등, 옆구리, 엉덩이 등에 배치된 7개 공기주머니를 제어한 탓이다. 마사지와는 또 다른 에르고 모션 시트의 느낌은 다소 이질적이지만, 장시간 운전을 하며 몸에 쌓이는 피로를 날려주기 충분했다. 고속도로에서 고속주행을 하는 상황에서도 GV80은 높은 정숙성을 유지했다. 차를 한계까지 몰아붙여도 여느 차량에서 속도를 약간 냈을 정도의 수준이 유지됐다. 노면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반대 음파로 상쇄하는 능동형 노면소음 저감기술(RANC) 덕분인데, 노면소음이 극단적으로 줄어드니 상대적으로 풍절음이 강조되는 측면도 있었다.
GV80은 소음 수준을 확인하고자 속도를 점차 높였음에도 차로를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차고가 높은 SUV는 고속에서 좌우로 흔들리기 쉬운데, GV80은 이를 흠잡을 곳 없을 정도로 제어했다. 덕분에 고속에서도 안정적인 주행 환경을 유지할 수 있었다. 반자율주행 기술 역시 엔진이 제 성능을 모두 발휘하는 상황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해 운전자의 안전을 보장했다.
시승 과정에서 반자율주행 기술에 의지해 주변 풍경을 둘러보자 GV80은 운전에 집중하라며 경고를 보냈다. 운전자의 시선을 추적해 전방 주시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졸음운전을 하진 않는지 모니터링이 이뤄지는 것. 반자율주행 기능이 작동하고 있는 만큼 너무 엄격한 것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안전의 중요성을 생각하면 납득할 수 있었다. GV80은 운전하는 내내 쾌적함을 느낄 수 있었다. 운전의 부담은 반자율주행 기능으로 덜어내고 장시간 운전석에 앉아 쌓이는 몸의 피로는 에르고 모션 시트가 날려줬다. 속도를 높여도 실내에서 발생하는 진동이나 소음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고속에서 미미하게 발생하는 소음도 오디오 볼륨을 2~3 수준으로 두면 음악에 가려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직접 볼아본 GV80은 중장년의 운전 피로도를 단숨에 날려버리고 패밀리카로도 손색이 없었다. 그만큼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단단한 하체, 스포티한 쾌속 주행을 자랑하는 차들과는 계통이 달랐다.
시승차 뒷좌석에 동승한 다른 기자가 "많이 밟았었냐"며 높게 올라갔던 속도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정도였다. SUV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뒷좌석 승차감을 세단 수준으로 개선한 덕분이다.
주행모드를 바꾸면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기를 기대했지만, 스포츠로 바꿔도 실내는 조용하고 진동도 적어 속도감을 느낄 수 없었다. 최고 출력 278마력(PS), 최대토크 60.0kgf·m의 동력성능을 지원하는 만큼 힘이 부족한 일은 없었지만 그만큼 운전 감성은 늘 조용하고 안정적이었다.
"요즘 부쩍 운전하면 피곤해하는 아버지가 타시면 좋겠다."
계속 아버지 생각이 난 이유다. 제네시스 GV80은 G90과 유사한 디자인을 가지면서도 준대형 SUV 특유의 볼륨감을 갖추고 있다. 방패를 연상시키는 크러스트 그릴은 부담스럽지 않은 비율을 유지했고 완만한 포물선인 파라볼릭 라인은 차를 둔해보이지 않게 만들었다. 전조등부터 측면, 후미등까지 강조된 '두 줄' 디자인은 향후 출시될 제네시스 브랜드 차량들의 통일된 정체성도 제시했다.
GV80에 올라타자 콘셉트카를 통해 봤던 운전대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미래적 디자인이면서도 낯선 탓인지 손에 쥐는 감이 어색하게 다가왔다. 그 다음으로 눈에 들어온 점은 가죽 마감이다. 수입차와 달리 국산차는 상위 모델이라 하더라도 곳곳에 플라스틱 마감이 눈에 들어오곤 했지만, GV80에서는 눈에 보이는 곳과 몸이 닿는 대부분이 가죽으로 마감되어 있었다. 예상 외의 즐거움은 시동을 걸면서 시작됐다. 현재 출시된 GV80은 3.0 디젤 엔진을 채택했다. 시동을 걸면 진동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는 보기좋게 빗나갔다. 시동을 걸고 출발하는 과정에서 진동을 느끼기는 매우 어려웠다. 새로 도입된 다이얼 변속기는 많은 공간을 차지하지 않으면서도 생각보다 편리했다. 디자인적으로도 뛰어나 만족감을 줬다.
너무 크지 않을까 우려했던 14.5인치 디스플레이는 실내 디자인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높은 시인성을 제공했다. 특히 넓은 화면으로 보는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은 어떤 길로 가야 하는지 명확하게 제시했다. 헷갈리는 길에서도 주행 영상에 파란 선을 덧씌워 직관적으로 알려주는 만큼 내비게이션을 보면서도 길을 헤메는 이들에게 필수적인 기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주행에 들어가자 GV80 시트가 꿈틀대며 몸을 만져왔다. 운전석의 에르고 모션 시트가 등, 옆구리, 엉덩이 등에 배치된 7개 공기주머니를 제어한 탓이다. 마사지와는 또 다른 에르고 모션 시트의 느낌은 다소 이질적이지만, 장시간 운전을 하며 몸에 쌓이는 피로를 날려주기 충분했다. 고속도로에서 고속주행을 하는 상황에서도 GV80은 높은 정숙성을 유지했다. 차를 한계까지 몰아붙여도 여느 차량에서 속도를 약간 냈을 정도의 수준이 유지됐다. 노면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반대 음파로 상쇄하는 능동형 노면소음 저감기술(RANC) 덕분인데, 노면소음이 극단적으로 줄어드니 상대적으로 풍절음이 강조되는 측면도 있었다.
GV80은 소음 수준을 확인하고자 속도를 점차 높였음에도 차로를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차고가 높은 SUV는 고속에서 좌우로 흔들리기 쉬운데, GV80은 이를 흠잡을 곳 없을 정도로 제어했다. 덕분에 고속에서도 안정적인 주행 환경을 유지할 수 있었다. 반자율주행 기술 역시 엔진이 제 성능을 모두 발휘하는 상황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해 운전자의 안전을 보장했다.
시승 과정에서 반자율주행 기술에 의지해 주변 풍경을 둘러보자 GV80은 운전에 집중하라며 경고를 보냈다. 운전자의 시선을 추적해 전방 주시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졸음운전을 하진 않는지 모니터링이 이뤄지는 것. 반자율주행 기능이 작동하고 있는 만큼 너무 엄격한 것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안전의 중요성을 생각하면 납득할 수 있었다. GV80은 운전하는 내내 쾌적함을 느낄 수 있었다. 운전의 부담은 반자율주행 기능으로 덜어내고 장시간 운전석에 앉아 쌓이는 몸의 피로는 에르고 모션 시트가 날려줬다. 속도를 높여도 실내에서 발생하는 진동이나 소음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고속에서 미미하게 발생하는 소음도 오디오 볼륨을 2~3 수준으로 두면 음악에 가려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