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양질의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 일자리(고용보험 가입자)가 지난달 기준 전년 동월 대비 2만9000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13년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지난해 9월 감소세로 전환한 이후 5개월 연속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10일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1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의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354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2만9000명(0.8%) 감소했다.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가 한 번에 3만 명 가까이 줄어든 것은 처음으로, 지난해 9월 이후 매달 최악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2016년 불황 직격탄을 맞은 조선업은 최근 수주가 늘며 가입자 수가 소폭 증가했다”며 “하지만 전자·통신, 기계·장비 업황이 나빠지면서 가입자 수가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고용 상황을 연령별로 들여다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29세 이하에서 2만9700명, 30대에서 3만2600명 등 20~30대에서만 6만2300명 줄었다. 반면 50대와 60대 이상에서는 각각 1만4100명과 2만2000명 등 총 3만6100명 늘었다. 생산인구 고령화와 함께 청년의 제조업 고용시장 진입이 그만큼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조업과 반대로 서비스업의 고용보험 가입자는 지난달 929만1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39만3000명(4.4%) 증가했다.

전체 고용보험 가입자는 1368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7만2000명(2.8%) 늘었다. 증가폭이 30만 명대로 떨어진 것은 2018년 8월 이후 처음이다. 고용부는 고용보험 가입을 요건으로 하는 일자리안정자금이 상당 부분 집행돼 추가 가입 여지가 적어졌고 지난해 가입자 수가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구직활동을 하는 실업자에게 지급하는 실업급여(구직급여) 지급액은 지난달 7336억원이었다.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해 7월 7589억원에 육박한 수준이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