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예드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1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삼성전자의 이란 내 매장 간판을 철거하는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이란 외무부 대변인 트위터]
세예드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1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삼성전자의 이란 내 매장 간판을 철거하는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이란 외무부 대변인 트위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삼성전자를 비롯해 한국 기업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란에 협력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국가의 기업에 보내는 경고성 메시지로 해석된다.

세예드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1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삼성전자의 이란 내 매장 간판을 철거하는 사진을 게재했다.

무사비 대변인은 "이란은 어려울 때 친구를 잊지 않는다"며 "하지만 일부 외국 기업이 미국의 괴롭힘(대이란 제재)에 가담해 최근 몇 년 사이 이란을 떠났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런 외국 회사들은 앞으로 이란 시장에 복귀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한 번 시장을 떠나면 재진입하기가 더욱 힘든 것이 이 사업 세계의 법칙"라고 경고했다.

무사비 대변인이 올린 사진의 촬영 장소와 시간은 불분명하지만 '삼성'의 이란어 표기가 뚜렷하다. 이 사진은 이란 유력 일간지 '함샤리(HAMSHAHRI)'가 '철거되는 테헤란의 삼성전자 판매점 간판'이라는 제목의 기사에 삽입됐다.
[사진=이란 유력 일간지 '함샤리(HAMSHAHRI)' 홈페이지 캡처]
[사진=이란 유력 일간지 '함샤리(HAMSHAHRI)' 홈페이지 캡처]
함샤리는 이 기사에서 "삼성전자 간판이 '삼 전자'(Sam Electronic)로 바꼈다"며 "삼 전자는 곧 삼성전자의 제품을 새 브랜드로 대체할 것이라고 발표했다"라고 보도했다. 삼 전자를 소유한 이란 삼 그룹은 20여년간 삼성전자 제품을 현지 조립·유통하고 애프터서비스를 대행했다.

무사비 대변인이 삼성전자를 특정한 것인지, 이란에서 철수하는 외국 기업을 비판하려고 삼성전자의 매장을 예로 든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현지 언론들은 이란 정부의 지시로 이란에 협력하지 않은 기업의 간판을 철거하고 있다고 전하는 상황이다.

배경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이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일방적으로 파기한 뒤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면서 한국 기업은 물론 외국 기업이 이란 시장에서 상당수 철수했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지난달 22일 한국어로 올린 트윗 [사진=이란 외무부 대변인 트위터]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지난달 22일 한국어로 올린 트윗 [사진=이란 외무부 대변인 트위터]
무사비 대변인은 지난달 22일에도 자신의 트위터에 "대한민국 국방부가 페르시아만의 역사적인 명칭조차 모르면서 파병을 한다"며 한국을 비난했다. 국방부가 '호르무즈해협 독자파병' 입장을 밝히면서 파견지역을 '아라비아만'이라고 부른 데 항의한 것이다. 그는 보란 듯 해당 내용을 한글로 올렸다.

이 트윗 역시 미국이 주도하는 호르무즈 호위연합에 우리나라가 직접 동참하진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였다고 해석해 불만을 표출했다는 분석이다. 이 해역은 국제적으로 페르시아만으로 통용되지만 이란에 적대적인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아라비아만이라고 부른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