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걸리고 말자는 스웨덴, 미친 짓일까 [노경목의 미래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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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개발 어렵다" 집단면역 형성이 목표
한국 전문가 일각에서도 주장
타당성 여부 떠나 일반에 수용되기 어려워
한국 전문가 일각에서도 주장
타당성 여부 떠나 일반에 수용되기 어려워
세계 각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에 고심을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스웨덴 정부가 상당히 독특한 대책을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지 않고 마스크 착용 권고도 국민들에게 내리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전파를 사실상 방치해 스웨덴 국민 전체가 집단면역 단계에 이르게 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집단면역은 인구 대다수가 전염병에 감염된 이후 항체가 생기면 백신 접종 등 인위적인 대책이 없더라도 관련 피해가 미미한 수준으로 떨어지는 단계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전체 국민의 60% 정도가 감염돼야 집단면역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본다.
이탈리아에서만 사망자가 1만명을 훌쩍 넘긴 가운데 이해되지 않는 정책으로 보인다. 하지만 집단면역 관련 주장은 국내에서도 감염병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나온다.
코로나19의 전파력과 세계화 수준을 감안할 때 집단면역이 형성돼 있지 않은 국가에서는 언제든 에피데믹(감염병 유행)이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등 유럽이 상반기에 가라앉고 이동제한이 풀리면, 어느 정도 선방했다는 한국과 중국에서 다시 한 번 크게 유행하는 식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백신을 통한 인위적인 면역 형성이 힘들다는 인식에 기반한다. 변이가 비교적 많은 RNA 기반의 코로나 바이러스는 백신 개발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똑같은 코로나 바이러스 계열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백신이 아직 개발돼 있지 않은 것과 같은 맥락이다.
신종플루 유행 때 힘을 발휘했던 타미플루와 같은 수준의 치료제도 단기간 내에는 나오기 힘들다. 타미플루는 비교적 값이 싸면서도 처방 받아 복용할 수 있는 약의 형태를 띄고 있었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코로나 치료제는 주사제 형태인데다 가격도 상당한 고가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점을 놓고 보면 개별 국가의 의료 인프라가 감당하는 수준에서 코로나 감염자가 일정 속도로 늘어나는 것이 좋을 수 있다. 한국과 같이 무역과 대외 활동이 활발해 감염병에 노출되기 쉬운 국가에서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우리가 맞닥드리고 있는 대상은 치명률 1%의 질병이다. 정부가 어떤 정책을 채택하느냐에 따라 개개인의 기대 여명이 영향을 받는다. 집단면역 정책은 말 그대로 다수를 위해 소수를 희생하는 것이 될 수 있다.
국내 전문가들이 함부로 이같은 주장을 공개적으로 못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라고 한다. "사회적 인식과 충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에 대한 대처는 매번 우리의 기존 인식을 뛰어넘는 방식으로 이뤄져 왔다. 국경 폐쇄와 도시 봉쇄 등은 불과 수개월 전만 해도 상상하기 힘든 것이었다. 빨리 인식을 전환하지 못한 나라들은 그에 따른 대가를 치른 것이 지금까지 코로나19와의 싸움이다.
인식과 감수성이 현실을 따라잡는데 힘이 부치는 요즘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지 않고 마스크 착용 권고도 국민들에게 내리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전파를 사실상 방치해 스웨덴 국민 전체가 집단면역 단계에 이르게 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집단면역은 인구 대다수가 전염병에 감염된 이후 항체가 생기면 백신 접종 등 인위적인 대책이 없더라도 관련 피해가 미미한 수준으로 떨어지는 단계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전체 국민의 60% 정도가 감염돼야 집단면역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본다.
이탈리아에서만 사망자가 1만명을 훌쩍 넘긴 가운데 이해되지 않는 정책으로 보인다. 하지만 집단면역 관련 주장은 국내에서도 감염병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나온다.
코로나19의 전파력과 세계화 수준을 감안할 때 집단면역이 형성돼 있지 않은 국가에서는 언제든 에피데믹(감염병 유행)이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등 유럽이 상반기에 가라앉고 이동제한이 풀리면, 어느 정도 선방했다는 한국과 중국에서 다시 한 번 크게 유행하는 식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백신을 통한 인위적인 면역 형성이 힘들다는 인식에 기반한다. 변이가 비교적 많은 RNA 기반의 코로나 바이러스는 백신 개발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똑같은 코로나 바이러스 계열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백신이 아직 개발돼 있지 않은 것과 같은 맥락이다.
신종플루 유행 때 힘을 발휘했던 타미플루와 같은 수준의 치료제도 단기간 내에는 나오기 힘들다. 타미플루는 비교적 값이 싸면서도 처방 받아 복용할 수 있는 약의 형태를 띄고 있었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코로나 치료제는 주사제 형태인데다 가격도 상당한 고가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점을 놓고 보면 개별 국가의 의료 인프라가 감당하는 수준에서 코로나 감염자가 일정 속도로 늘어나는 것이 좋을 수 있다. 한국과 같이 무역과 대외 활동이 활발해 감염병에 노출되기 쉬운 국가에서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우리가 맞닥드리고 있는 대상은 치명률 1%의 질병이다. 정부가 어떤 정책을 채택하느냐에 따라 개개인의 기대 여명이 영향을 받는다. 집단면역 정책은 말 그대로 다수를 위해 소수를 희생하는 것이 될 수 있다.
국내 전문가들이 함부로 이같은 주장을 공개적으로 못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라고 한다. "사회적 인식과 충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에 대한 대처는 매번 우리의 기존 인식을 뛰어넘는 방식으로 이뤄져 왔다. 국경 폐쇄와 도시 봉쇄 등은 불과 수개월 전만 해도 상상하기 힘든 것이었다. 빨리 인식을 전환하지 못한 나라들은 그에 따른 대가를 치른 것이 지금까지 코로나19와의 싸움이다.
인식과 감수성이 현실을 따라잡는데 힘이 부치는 요즘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