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부터 국제유가가 폭락하자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원유 투자에 나섰습니다. 이들이 사들인 대표적 원유 상품이 운용자산(AUM) 400억달러가 넘는 세계 최대 원유 상장지수펀드(ETF)인 USO(United States Oil Fund LP)입니다.
지난 20일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유가를 경험한 국제원유 시장은 21일 그 이상의 혼란을 겪었습니다. 블룸버그의 하이에르 블라스 기자는 "어제는 무서웠다. 오늘은 훨씬 더 무시무시했다."(Yesterday was scary. Today is a lot more scary)라고 상황을 표현했습니다.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린 USO가 이날 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USO가 막대한 양을 갖고 있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6월물은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배럴당 43.4%(8.86달러) 하락한 11.57달러에 마감됐습니다. 장중 한 때 70% 이상 내려 배럴당 6.5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어제는 5월물이 -40달러까지 폭락한 가운데서도 6월물은 배럴당 20달러 선을 지켰었습니다. 만기일이 5월19일로 한참 남은 상태여서 이날 만기가 된 5월물처럼 현물을 인수해야하는 부담 등은 당분간 없었던 덕분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5월물이 배럴당 10달러대의 플러스권으로 반등한 가운데, 6월물이 급격히 무너졌습니다. (오늘 만기일이었던 5월물 반등은 큰 의미는 없습니다. 이날 거래는 1만계약 정도에 그쳤습니다.)
'6월물에서도 5월물과 같은 일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불길한 예감이 확산된 게 가장 큰 원인입니다. WTI를 저장하는 오클라호마주 쿠싱의 저유능력은 다음달 고갈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5월19일까지 원유 수요가 되살아나지 않거나, 산유국들이 또 한 번의 대규모 감산을 하지 않는 한 이런 일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6월물을 피하고보자는 심리가 확산됐습니다. 장 초반부터 6월물 매물이 쏟아진 배경입니다.
이런 상황을 USO가 부채질했습니다. USO에는 최근 엄청난 돈이 몰려들었습니다. 지난주에만 16억달러가 유입됐습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한국 투자자들도 USO에 지난 3월 3121만달러, 이달 1~17일 3056만달러를 투자했습니다.
막연히 "유가가 역사적으로 낮아졌다. 조금만 올라도 USO 가격이 오를 것이다"라고 생각한 투자자들이 저가매수에 나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자금은 USO의 구조를 제대로 알지 못한 겁니다.
USO는 원유 현물에 투자하지 않습니다. 선물에 투자합니다. 통상 근월물을 갖고 있다가 만기일 2주전부터 차월물로 바꿉니다. 이번에도 5월물을 갖고 있다가 이미 4월7일부터 차차 6월물로 롤오버를 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4월, 5월 등 2분기 원유 수요가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금 원유 선물시장에선 '슈퍼 콘탱고' 상태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콘탱고'란 근월물 가격보다 원월물 가격이 높은 상태입니다. 즉 6월물은 오늘 배럴당 11달러로 마감됐지만, 10월물은 26달러선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오는 10월께면 상황이 정리될 것이란 기대가 있는 것이죠.
통상 근월물과 원월물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19 사태로 원월물 가격이 배럴당 10달러 이상 높은 '슈퍼' 콘탱고 상태가 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근월물을 원월물로 롤오버하려면 비용이 많이 듭니다. 싼 근월물 대신 비싼 원월물로 갈아타야하니까요. USO의 경우 현재 그냥 롤오버만 해도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입니다.
USO는 이런 상황을 견디다못해 지난 17일 운용원칙을 바꿨습니다. 원래는 100%를 근월물에 투자합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 NYMEX의 모회사)와 선물과 런던 ICE선물거래소 선물을 섞어 보유합니다. 이를 지난 17일부터는 보유계약의 20%를 근월물(6월물)이 아닌 차근월물(7월물 이상)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렇게되면 ETF의 생명인 근월물 원유 가격을 추종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슈퍼 콘탱고'로 인해 손실을 볼 것이 명확해지자 자금의 20%는 6월물을 건너뛰겠다는 고육지책을 내놓은 것입니다.
또 이날 "22일부터는 현 시장의 슈퍼콘탱고 등 이상 상황에 대응해 어떤 기간물에 어떤 비율로도 투자할 수 있다"고 바꿨습니다.
운용원칙을 바꾼 USO는 이날 6월물을 팔고, 7월이나 8월물을 매입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난주까지 USO는 NYMEX 시장에서 거래되는 6월물의 25%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초대형 펀드가 6월물을 팔고, 더 사지 않기로 한 겁니다. 어제 '마이너스 트라우마'를 갖게된 선물 트레이더들은 이런 USO를 보고 주저없이 6월물을 함께 던졌을 겁니다.
이날 6월물 가격은 어제 5월물처럼 자유낙하를 했습니다. 6월물이 폭락하자 7월물까지 덩달아 26달러에서 18달러로 밀려났습니다. 글로벌 벤치마크 유종인 브렌트유도 20달러 선이 무너졌습니다.
6월, 7월물이 동반 폭락하면서 이날 USO의 가격은 25.07% 떨어진 2.81달러로 마감됐습니다. 두달 전인 2월21일 11.16달러에 비하면 4분의 1 토막으로 떨어졌습니다. USO를 운용하는 USCF(US Commodity Fund)는 거래를 몇 차례나 중단해야했습니다. 현재 USO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40%는 6월물, 55%는 7월물, 5%는 8월물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USCF는 이날 물밀듯이 밀려들어오는 '묻지마' 자금으로 신규 바스켓 설정(새로운 선물을 사는 것)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제 폐쇄형 펀드로 운용하겠다는 말입니다.
앞으로도 갈 길은 험난해 보입니다. 지금같은 경제 봉쇄가 이어진다면 7월, 8월물 가격도 어떻게 될 지 모릅니다. 미국 경제의 재개로 원유 수요가 살아나고, 산유국들도 또 다른 대규모 감산을 해야만 이런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을 듯 합니다.
“고객님께서 맞춤 주문하신 멸치, 가쓰오부시, 채소 혼합한 육수팩 나왔습니다”고객이 육수에 들어갈 재료를 말하자 현장에서 즉석으로 육수팩이 만들어져 나온다. 옆 코너에는 떡을 찧는 방앗간이 쉴새없이 돌아가고 있다. 고객이 원하는 쌀 종류를 선택하자마자 곧바로 가래떡이 뽑아져 나온다. 식품 박람회에서나 가능한 일 같지만 모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27일부터 현장 주문이 가능한 상품들이다. ○라면부터 트러플까지 한 곳에신세계백화점은 이날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식품관 내 슈퍼마켓을 ‘신세계마켓’으로 재개장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개장한 디저트 전문관인 ‘스위트파크’와 식당·쇼핑 혼합 공간인 ‘하우스 오브 신세계’에 이은 강남점 식품관 프로젝트의 세 번째 단계다. 신세계마켓은 크게 신선식품매장, 프리미엄 가정식, 식료품 등 3개 구역으로 이뤄졌다. 국내 산지의 제철 식재료부터 파파야, 아말피 레몬, 아티초크, 라디치오 등의 수입 과채는 물론 트러플·푸아그라·캐비아 등 고급 식재료까지 다양한 품목을 갖췄다. 신세계가 계약 재배나 지정 산지를 통해 공급받은 자체 기획 상품 등만 500여종에&n
▶마켓인사이트 2월 27일 오후 4시 7분 상장기업이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은 작년부터 급감했다. 금융감독원이 증자 관련 증권신고서를 깐깐하게 심사하기 시작하면서다. 앞으로는 집중 심사를 통해 사실상 증자 인허가권을 쥐겠다는 계획까지 내놓아 기업들은 한숨만 쉬고 있다. 경기 침체로 돈줄이 마르고 있는 상황에서 ‘최후의 보루’인 증자가 사실상 막힐 것으로 우려되면서다.27일 금감원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기업들이 유상증자로 조달한 금액은 2023년 6조9587억원에서 작년 4조3233억원으로 37.9% 급감했다. 금감원이 갑작스럽게 신고서 수리 눈높이를 높인 영향이 컸다. 실제 신고서 정정 요구는 2022년 10건에서 2023년 13건, 2024년 22건으로 급증했다.이날 금감원이 공개적으로 증자 심사를 강화하기로 하면서 증자 조달자금은 더 가파르게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부채비율을 높이지 않으면서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수단을 빼앗는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아 회사채와 대출 시장을 이용하기 어려운 코스닥 기업들이 자금난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번 규제로 사모 방식 자금 조달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도 많다. 사모 방식이 대부분인 전환사채(CB)·교환사채(EB) 등 주식관련사채(메자닌) 발행 규모는 올 들어 9254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미 공모 규제에 따른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의 수요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대형 증권사 자금조달 담당 임원은 “공모 주식 발행은 기업들이 상장하는 이유기도 한데 당국 규제로
▶마켓인사이트 2월 27일 오후 4시 38분 대형 증권사들이 발행어음을 무기로 자신이 주관하는 회사채 수요예측에 참여해 발행가격을 왜곡시키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사채 발행을 주관하는 동시에 대규모 자금을 동원한 기관투자가 역할까지 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정한 회사채 가격을 산출해야 할 주관사로서의 역할과 가능한 한 싸게 회사채를 인수해야 하는 기관투자가의 입장은 근본적으로 상충된다.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은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자신이 주관하는 회사채 수요예측에 참여하고 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금 조달을 위해 자체 신용으로 발행하는 1년 미만의 금융상품이다. 초대형 종합금융투자(IB) 사업자에 선정된 이들 증권사 외에 KB증권까지 4개 증권사만 발행할 수 있다. 발행어음 금리가 연 3.2~3.45% 수준인 만큼 이보다 높은 금리로 발행되는 신용등급 A급 이하 회사채에 주로 투자된다.회사채 발행 기업으로서는 발행어음을 통한 자금 조달이 가능한 증권사가 주관사를 맡는 게 유리하다. 더 많은 자금이 수요예측에 참여해 회사채 발행 금리가 내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발행어음이 대형 증권사들의 강력한 영업 무기로 활용되는 이유다.4개 증권사 중 KB증권은 유일하게 이해상충 가능성을 이유로 발행어음으로 자사가 주관하는 수요예측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다른 3개 증권사는 금융당국의 감독 규정을 다르게 해석해 자사가 주관하는 회사채 투자에 나서고 있다. 수요 참여 가능 여부 자체가 합법과 탈법 사이의 회색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