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칼 갈았다…롯데의 온라인 대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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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계열사 온·오프 데이터 통합쇼핑몰 '롯데ON' 출격
넷플릭스 벤치마킹…사용자별 맞춤 서비스로 차별화
넷플릭스 벤치마킹…사용자별 맞춤 서비스로 차별화
국내 유통 1위 기업 롯데가 28일 온라인 시장 평정을 위해 ‘롯데ON(롯데온)’이란 이름의 새로운 온라인몰을 오픈한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7개 유통 계열사가 각각 운영하던 온라인몰을 하나로 합친 통합몰이다.
롯데온 출범을 계기로 쿠팡 등 기존 전자상거래(e커머스) 대표기업들과 롯데온 간의 온라인쇼핑 시장을 둘러싼 전면전이 예상된다.
롯데쇼핑은 27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롯데그룹의 새로운 e커머스 브랜드 롯데온을 처음 공개했다. 롯데온은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슈퍼 롭스 롯데닷컴 롯데하이마트 롯데홈쇼핑 등 7개 유통계열사가 각각 운영하던 온라인 몰을 하나로 통합한 것으로, 기존에 없던 ‘무기’도 새로 장착했다고 롯데쇼핑은 설명했다.
사용하는 사람마다 화면이 완전히 다른 ‘개인화 서비스’, 롯데의 오프라인 매장 1만5000여 곳을 온라인으로 연결한 ‘O4O(online for offline)’가 핵심이다. 개인화 서비스는 롯데의 통합 멤버십 롯데멤버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다. 국내 약 3900만 명이 가입한 롯데멤버스 데이터를 분석해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를 시도한다.
넷플릭스가 한 사람 한 사람 취향을 분석해 맞춤형 콘텐츠를 제시하는 것과 비슷하다. 롯데온 기획 단계에서 가장 많이 참조한 해외 사이트는 넷플릭스다.
O4O는 핵심 상권 어디에나 있는 롯데그룹의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에 연결한 개념이다. 예컨대 전국 120여 개 롯데마트 매장은 배송기지로 점차 바꾼다. 이렇게 하면 굳이 쿠팡처럼 대대적인 물류망 투자를 하지 않아도 촘촘한 온라인 배송이 된다.
조영제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 대표는 “사용자가 굳이 상품 검색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정교하게 추천 서비스를 하는 것이 목표”라며 “2023년까지 온라인에서만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온라인몰 '3대 신무기' 장착한 롯데ON…"3년 내 매출 20조로"
롯데, 7개 계열사 온라인 쇼핑몰 하나로 통합 롯데그룹은 지난해 온라인 쇼핑에서 약 10조원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언뜻 많아 보이지만 뜯어보면 그렇지 않다. 10조원에는 롯데의 유통 계열사 7곳의 온라인몰이 모두 포함됐다. 계열사 간 거래 등 중복된 숫자도 일부 있다. 그러고도 거래액이 쿠팡(12조원) 한 곳에도 못 미쳤다. 온라인 시장에서도 4~5위권에 겨우 이름을 올렸다. 오프라인에서 압도적 경쟁력을 보유한 롯데는 그 경쟁력을 온라인에서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반전의 계기가 필요했다. 이대로 각자 해선 답이 없었다. 롯데가 28일 그룹 통합 e커머스(전자상거래) 채널 롯데ON(롯데온)을 여는 이유다.
“온라인에서도 흑자 낸다”
롯데쇼핑이 롯데온을 준비할 때 우선 감안한 것이 있다. “쿠팡처럼 안 한다”는 것이었다. 수익을 내면서 소비자 선택을 받는 온라인 쇼핑몰을 목표로 세웠다.
쿠팡은 창업 10년 만에 국내 e커머스 1위를 넘보는 회사가 됐다. 빠르게 외형을 키웠지만 그 ‘반작용’으로 눈덩이 적자를 얻었다. 줄인다고 줄인 적자가 지난해 7000억원을 넘겼다. 배송망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상품을 직접 사서 보내주느라 재고 관리 비용이 대거 발생한 탓이다.
롯데는 이런 쿠팡을 경계하면서도 경쟁상대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적자 사업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봤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달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주주로부터 보전받는 기업과는 경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비전펀드에서 대규모 투자를 받아 계속 적자를 내는 쿠팡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오프라인 연계로 경쟁력 극대화
롯데는 이익을 내면서도 배송 등 온라인 쇼핑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었다. 그 해결책으로 내놓은 것이 전국 주요 상권에 촘촘하게 깔려 있는 롯데의 오프라인 매장들을 온라인과 연결하는 것이었다. 백화점과 마트, 슈퍼, 편의점 등 1만5000여 곳의 롯데 매장은 전국 상권의 총 91%를 담당한다.
이들 매장은 롯데온의 물류 거점을 맡게 된다. 예컨대 120여 개 매장을 둔 롯데마트의 점포 일부를 개조해 배송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온라인 주문을 받고, 물건을 보내준다는 전략이다. 이렇게 하면 쿠팡처럼 전국에 배송 센터를 짓느라 대규모 투자를 하지 않아도 된다.
롯데온은 소비자에게 네 가지 배송 선택권을 부여한다.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한 2시간 이내 배송 △매장에서 소비자가 상품을 찾는 ‘스마트픽’ △새벽배송 △포장과 서비스를 강화한 선물배송이다. 롯데쇼핑은 이를 통해 2023년 거래액 20조원을 달성하고 흑자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만져보고 입어보는 매장 체험 강화
롯데의 오프라인 매장은 ‘체험의 장’ 역할을 한다. 온라인 쇼핑이 빠르게 확장한다 해도 오프라인을 완전히 대체하진 못할 것으로 롯데 측은 보고 있다. 만져보고, 입어보고, 경험하기를 원하는 소비자는 미래에도 있을 것으로 봤다. 이런 소비자들이 매장에 방문하면 롯데는 최대한 혜택을 많이 주기로 했다. 롯데온에선 ‘관심 매장’ 등록이 가능하다. 화장품을 많이 구매하는 20대 여성의 경우 인근 ‘롭스’ 매장을 등록하면, 이 매장에서 쿠폰을 보내주고 신제품을 알려주는 식이다.
3900만 명 회원 데이터로 맞춤 제안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더 정교화한 것도 특징이다. “다른 e커머스와 차원이 다른 맞춤 서비스를 한다”는 것이 롯데쇼핑 측 설명이다. 그룹 내 통합 멤버십 롯데멤버스 구매 데이터가 기반이다. 롯데멤버스엔 약 3900만 명이 가입해 있다. 국내 인구의 약 75%에 해당한다. 이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할 때마다 데이터가 쌓인다. 이 데이터는 기존에 별도로 관리됐다. 또 각 유통 계열사는 별도의 구매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었다. 앞으로는 이런 데이터를 통합관리한다. 소비자 한 사람 한 사람을 더 정교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다.
다양한 판매자가 입점하는 오픈마켓 시스템도 도입했다. 누구든 자유롭게 롯데온에 입점해 상품을 팔 수 있게 했다. 대신 ‘불량 판매자’를 거를 수 있는 시스템을 적용했다. 교환, 환불, 배송 등에 고객 불만이 쌓인 판매자를 걸러내고, 우량 판매자를 화면 상단에 노출시켜준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롯데온 출범을 계기로 쿠팡 등 기존 전자상거래(e커머스) 대표기업들과 롯데온 간의 온라인쇼핑 시장을 둘러싼 전면전이 예상된다.
롯데쇼핑은 27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롯데그룹의 새로운 e커머스 브랜드 롯데온을 처음 공개했다. 롯데온은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슈퍼 롭스 롯데닷컴 롯데하이마트 롯데홈쇼핑 등 7개 유통계열사가 각각 운영하던 온라인 몰을 하나로 통합한 것으로, 기존에 없던 ‘무기’도 새로 장착했다고 롯데쇼핑은 설명했다.
사용하는 사람마다 화면이 완전히 다른 ‘개인화 서비스’, 롯데의 오프라인 매장 1만5000여 곳을 온라인으로 연결한 ‘O4O(online for offline)’가 핵심이다. 개인화 서비스는 롯데의 통합 멤버십 롯데멤버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다. 국내 약 3900만 명이 가입한 롯데멤버스 데이터를 분석해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를 시도한다.
넷플릭스가 한 사람 한 사람 취향을 분석해 맞춤형 콘텐츠를 제시하는 것과 비슷하다. 롯데온 기획 단계에서 가장 많이 참조한 해외 사이트는 넷플릭스다.
O4O는 핵심 상권 어디에나 있는 롯데그룹의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에 연결한 개념이다. 예컨대 전국 120여 개 롯데마트 매장은 배송기지로 점차 바꾼다. 이렇게 하면 굳이 쿠팡처럼 대대적인 물류망 투자를 하지 않아도 촘촘한 온라인 배송이 된다.
조영제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 대표는 “사용자가 굳이 상품 검색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정교하게 추천 서비스를 하는 것이 목표”라며 “2023년까지 온라인에서만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온라인몰 '3대 신무기' 장착한 롯데ON…"3년 내 매출 20조로"
롯데, 7개 계열사 온라인 쇼핑몰 하나로 통합 롯데그룹은 지난해 온라인 쇼핑에서 약 10조원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언뜻 많아 보이지만 뜯어보면 그렇지 않다. 10조원에는 롯데의 유통 계열사 7곳의 온라인몰이 모두 포함됐다. 계열사 간 거래 등 중복된 숫자도 일부 있다. 그러고도 거래액이 쿠팡(12조원) 한 곳에도 못 미쳤다. 온라인 시장에서도 4~5위권에 겨우 이름을 올렸다. 오프라인에서 압도적 경쟁력을 보유한 롯데는 그 경쟁력을 온라인에서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반전의 계기가 필요했다. 이대로 각자 해선 답이 없었다. 롯데가 28일 그룹 통합 e커머스(전자상거래) 채널 롯데ON(롯데온)을 여는 이유다.
“온라인에서도 흑자 낸다”
롯데쇼핑이 롯데온을 준비할 때 우선 감안한 것이 있다. “쿠팡처럼 안 한다”는 것이었다. 수익을 내면서 소비자 선택을 받는 온라인 쇼핑몰을 목표로 세웠다.
쿠팡은 창업 10년 만에 국내 e커머스 1위를 넘보는 회사가 됐다. 빠르게 외형을 키웠지만 그 ‘반작용’으로 눈덩이 적자를 얻었다. 줄인다고 줄인 적자가 지난해 7000억원을 넘겼다. 배송망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상품을 직접 사서 보내주느라 재고 관리 비용이 대거 발생한 탓이다.
롯데는 이런 쿠팡을 경계하면서도 경쟁상대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적자 사업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봤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달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주주로부터 보전받는 기업과는 경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비전펀드에서 대규모 투자를 받아 계속 적자를 내는 쿠팡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오프라인 연계로 경쟁력 극대화
롯데는 이익을 내면서도 배송 등 온라인 쇼핑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었다. 그 해결책으로 내놓은 것이 전국 주요 상권에 촘촘하게 깔려 있는 롯데의 오프라인 매장들을 온라인과 연결하는 것이었다. 백화점과 마트, 슈퍼, 편의점 등 1만5000여 곳의 롯데 매장은 전국 상권의 총 91%를 담당한다.
이들 매장은 롯데온의 물류 거점을 맡게 된다. 예컨대 120여 개 매장을 둔 롯데마트의 점포 일부를 개조해 배송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온라인 주문을 받고, 물건을 보내준다는 전략이다. 이렇게 하면 쿠팡처럼 전국에 배송 센터를 짓느라 대규모 투자를 하지 않아도 된다.
롯데온은 소비자에게 네 가지 배송 선택권을 부여한다.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한 2시간 이내 배송 △매장에서 소비자가 상품을 찾는 ‘스마트픽’ △새벽배송 △포장과 서비스를 강화한 선물배송이다. 롯데쇼핑은 이를 통해 2023년 거래액 20조원을 달성하고 흑자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만져보고 입어보는 매장 체험 강화
롯데의 오프라인 매장은 ‘체험의 장’ 역할을 한다. 온라인 쇼핑이 빠르게 확장한다 해도 오프라인을 완전히 대체하진 못할 것으로 롯데 측은 보고 있다. 만져보고, 입어보고, 경험하기를 원하는 소비자는 미래에도 있을 것으로 봤다. 이런 소비자들이 매장에 방문하면 롯데는 최대한 혜택을 많이 주기로 했다. 롯데온에선 ‘관심 매장’ 등록이 가능하다. 화장품을 많이 구매하는 20대 여성의 경우 인근 ‘롭스’ 매장을 등록하면, 이 매장에서 쿠폰을 보내주고 신제품을 알려주는 식이다.
3900만 명 회원 데이터로 맞춤 제안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더 정교화한 것도 특징이다. “다른 e커머스와 차원이 다른 맞춤 서비스를 한다”는 것이 롯데쇼핑 측 설명이다. 그룹 내 통합 멤버십 롯데멤버스 구매 데이터가 기반이다. 롯데멤버스엔 약 3900만 명이 가입해 있다. 국내 인구의 약 75%에 해당한다. 이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할 때마다 데이터가 쌓인다. 이 데이터는 기존에 별도로 관리됐다. 또 각 유통 계열사는 별도의 구매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었다. 앞으로는 이런 데이터를 통합관리한다. 소비자 한 사람 한 사람을 더 정교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다.
다양한 판매자가 입점하는 오픈마켓 시스템도 도입했다. 누구든 자유롭게 롯데온에 입점해 상품을 팔 수 있게 했다. 대신 ‘불량 판매자’를 거를 수 있는 시스템을 적용했다. 교환, 환불, 배송 등에 고객 불만이 쌓인 판매자를 걸러내고, 우량 판매자를 화면 상단에 노출시켜준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