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지난 3월 기업이 보유한 현금 증가폭이 월간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3월 중 통화 및 유동성’ 자료를 보면 기업이 보유한 통화량(M2·평잔)은 3월 기준 819조9724억원으로 전달에 비해 30조4371억원 늘었다. 통계를 작성한 2001년 12월 후 최대 증가폭이다. M2는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등 단기 금융상품을 포함한 넓은 의미의 통화지표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이 현금 확보에 노력했다”고 말했다. 기업을 중심으로 보유 현금을 늘리면서 3월 시중 통화량은 2982조9267억원으로 작년 3월에 비해 8.4%(230조1004억원) 늘었다. 2015년 10월(8.8%) 후 가장 높은 수치다.

코로나19 사태로 금융시장에 퍼진 불안이 서서히 걷혀가는 만큼 기업들의 유동성 확보 움직임이 주춤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평균 35bp(1bp=0.01%포인트)로 지난 3월 평균(43bp)에 비해 8포인트 하락했다. 국가 부도 위험이 그만큼 낮아졌다는 뜻이다.

3개월 만기 원·달러 스와프레이트는 이달 11일 -0.55%로 3월 말(-1.42%)에 비해 0.87%포인트 올랐다. 아직 마이너스지만 상승했다는 것은 국내 시장에서 달러 조달 여건이 개선됐다는 의미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