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부 엔유씨전자 회장, 80여개국에 수출…건강가전 '히든챔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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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단·운동 관리해주는 'IoT 원액기'도 개발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많다. 상당수 중소기업이 신기술·신제품 개발에 소극적이다. 이런 가운데 미래 먹거리 준비에 적극 나서는 기업도 있다. 건강가전제품으로 80여 개국 시장을 뚫고 있는 엔유씨전자는 최근 사물인터넷을 접목한 스마트주서를 선보인 데 이어 미래 먹거리 10여 가지를 개발하고 있다. 40년이 넘는 '장년 기업'이지만 도전정신은 청년 못지않다.
2007년 미국 시카고 매코믹플레이스. 이곳에서 열린 가정용품 전시회에 엔유씨전자(회장 김종부·66)의 건강가전제품 부스가 설치됐다. 25만달러를 들여 중소기업으로선 제법 큰 부스를 얻었다. 사운을 걸고 참가한 전시회였다. 결과는 참담했다. 단 한 건도 수주하지 못했다. 매년 25만달러씩 투자해 세 번 연속 이 전시회에 출품했다.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마침내 네 번째 도전에서 처음 받은 오더가 녹즙기 8만5000달러어치였다. 4년 동안 100만달러를 썼는데 과실은 이의 10분의 1에도 못 미쳤다. 하지만 해외 시장 개척의 디딤돌이 됐다. 김 회장은 “그로부터 8년 만에 80여 개국에 연간 6000만달러어치 이상을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그동안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
대구 침산교 옆에 있는 이 회사에 들어서면 재미있는 제품이 있다. 과일을 주스로 가공하는 주서기다. 제품 중간에 은빛의 작은 단추가 달려 있다. 여기에 손가락 끝을 대면 스마트폰에 근육량 등 일곱 가지 건강상태가 표시된다. 식단과 운동 등 건강관리 프로그램도 제시된다. 제품명은 ‘엔유씨 헬스프랜드 IoT(사물인터넷) 스마트주서’다. 이 제품은 올해 초 미국 ‘CES 2020’에 출품돼 바이어들의 관심을 모았다. 김 회장은 “모바일 앱을 통해 건강 관리를 돕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엔유씨전자는 자체 브랜드인 ‘쿠빙스’로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주력 제품은 원액기와 블렌더 등이다. 원액기는 과일 등을 눌러서 짜주는 기계다. 블렌더는 과실, 곡물 등을 갈거나 이겨 즙이나 가루를 만드는 기계다. 멀티전기그릴 등 다양한 제품이 있지만 전체 매출의 약 85%가 원액기와 블렌더에서 나온다.
85개국에 대리점을 두고 있다. 1국 1대리점 체제다. 미국 일본 독일 중국은 현지법인을 두고 직접 시장을 개척하지만 프랑스 영국 호주 등지엔 대리점을 두고 있다. 이 회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게 된 데는 김 회장의 적극적인 시장 개척 노력이 있었다. 그는 대학 졸업 후 1978년 서울에서 창업했다. 그 뒤 대구에 부품공장을 설립했다가 1988년 본사를 대구로 옮겼다.
해외 진출을 추진하던 그는 처음엔 일본을 겨냥하고 시장 조사차 아키하바라를 수십 번 다녀왔다. 일본 제품을 분석해 품질을 개선했다. 해외시장 개척에 성과를 거둔 데는 세 가지 전략이 주효했다.
첫째, 과감한 연구개발이다. 김 회장은 “회계상 연구개발비는 매출액의 8.2%지만 금형 개발 등을 포함하면 실제 10%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개발 인력은 50여 명으로 전체 인력의 20%에 육박한다. 기술·바이오·디자인 등 3개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특허·실용신안 등 지식재산권은 1400여 건에 이른다.
둘째, 고급화다. 김 회장은 “우리는 프리미엄 제품을 겨냥하고 있다”며 “일부 제품은 독일이나 프랑스 제품보다 고가”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원액기는 미국의 컨슈머리포트로부터 2016년부터 3년간 ‘엑설런트제품’으로 선정됐다. 2018년 진공블렌더로 독일 레드닷어워드와 IF어워드를, 2020년엔 IoT 스마트주서로 독일 키친어워드를 각각 받았다. 국내에선 월드클래스300기업, 신기술(NET)인증, 발명진흥유공자 은탑산업훈장, 제품안전의날 대통령상표창 등 다양한 상과 인증을 받았다.
셋째, 적극적인 해외 마케팅이다. 이 회사는 코로나 이후 전략으로 두 가지를 추진하고 있다. 김 회장은 “비대면 마케팅과 10대 신제품 프로젝트”라며 “신제품은 내년부터 하나씩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낙훈 한경글로벌강소기업연구원장 nhk@hankyung.com
2007년 미국 시카고 매코믹플레이스. 이곳에서 열린 가정용품 전시회에 엔유씨전자(회장 김종부·66)의 건강가전제품 부스가 설치됐다. 25만달러를 들여 중소기업으로선 제법 큰 부스를 얻었다. 사운을 걸고 참가한 전시회였다. 결과는 참담했다. 단 한 건도 수주하지 못했다. 매년 25만달러씩 투자해 세 번 연속 이 전시회에 출품했다.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마침내 네 번째 도전에서 처음 받은 오더가 녹즙기 8만5000달러어치였다. 4년 동안 100만달러를 썼는데 과실은 이의 10분의 1에도 못 미쳤다. 하지만 해외 시장 개척의 디딤돌이 됐다. 김 회장은 “그로부터 8년 만에 80여 개국에 연간 6000만달러어치 이상을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그동안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
대구 침산교 옆에 있는 이 회사에 들어서면 재미있는 제품이 있다. 과일을 주스로 가공하는 주서기다. 제품 중간에 은빛의 작은 단추가 달려 있다. 여기에 손가락 끝을 대면 스마트폰에 근육량 등 일곱 가지 건강상태가 표시된다. 식단과 운동 등 건강관리 프로그램도 제시된다. 제품명은 ‘엔유씨 헬스프랜드 IoT(사물인터넷) 스마트주서’다. 이 제품은 올해 초 미국 ‘CES 2020’에 출품돼 바이어들의 관심을 모았다. 김 회장은 “모바일 앱을 통해 건강 관리를 돕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엔유씨전자는 자체 브랜드인 ‘쿠빙스’로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주력 제품은 원액기와 블렌더 등이다. 원액기는 과일 등을 눌러서 짜주는 기계다. 블렌더는 과실, 곡물 등을 갈거나 이겨 즙이나 가루를 만드는 기계다. 멀티전기그릴 등 다양한 제품이 있지만 전체 매출의 약 85%가 원액기와 블렌더에서 나온다.
85개국에 대리점을 두고 있다. 1국 1대리점 체제다. 미국 일본 독일 중국은 현지법인을 두고 직접 시장을 개척하지만 프랑스 영국 호주 등지엔 대리점을 두고 있다. 이 회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게 된 데는 김 회장의 적극적인 시장 개척 노력이 있었다. 그는 대학 졸업 후 1978년 서울에서 창업했다. 그 뒤 대구에 부품공장을 설립했다가 1988년 본사를 대구로 옮겼다.
해외 진출을 추진하던 그는 처음엔 일본을 겨냥하고 시장 조사차 아키하바라를 수십 번 다녀왔다. 일본 제품을 분석해 품질을 개선했다. 해외시장 개척에 성과를 거둔 데는 세 가지 전략이 주효했다.
첫째, 과감한 연구개발이다. 김 회장은 “회계상 연구개발비는 매출액의 8.2%지만 금형 개발 등을 포함하면 실제 10%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개발 인력은 50여 명으로 전체 인력의 20%에 육박한다. 기술·바이오·디자인 등 3개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특허·실용신안 등 지식재산권은 1400여 건에 이른다.
둘째, 고급화다. 김 회장은 “우리는 프리미엄 제품을 겨냥하고 있다”며 “일부 제품은 독일이나 프랑스 제품보다 고가”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원액기는 미국의 컨슈머리포트로부터 2016년부터 3년간 ‘엑설런트제품’으로 선정됐다. 2018년 진공블렌더로 독일 레드닷어워드와 IF어워드를, 2020년엔 IoT 스마트주서로 독일 키친어워드를 각각 받았다. 국내에선 월드클래스300기업, 신기술(NET)인증, 발명진흥유공자 은탑산업훈장, 제품안전의날 대통령상표창 등 다양한 상과 인증을 받았다.
셋째, 적극적인 해외 마케팅이다. 이 회사는 코로나 이후 전략으로 두 가지를 추진하고 있다. 김 회장은 “비대면 마케팅과 10대 신제품 프로젝트”라며 “신제품은 내년부터 하나씩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낙훈 한경글로벌강소기업연구원장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