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점프하며 원하는 내용만 시청
서비스 1년 만에 53만여건 다운로드
하반기엔 커머스 기능으로 수익 본격화
올해 베트남 등 동남아 진출 계획도
"글로벌 뷰티 플랫폼으로 커나갈 것"
10대들 사이에서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뷰티 어플(앱·응용프로그램) '잼페이스'를 선보인 윤정하 작당모의 대표는 포부부터 남다르다. 창업한 지 2년 남짓, 서비스를 선보인 건 1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는 "K뷰티를 좋아하는 해외 팬들이 많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이미 매쉬업엔젤스,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여러 곳으로부터 투자도 유치했다.
이용자의 95%가 Z세대
잼페이스의 경쟁력은 Z세대로부터 나온다. 이 어플을 내려받은 사람은 1년 만에 53만명이 넘었다. 그 중 95%가 Z세대다. Z세대 구분법은 각기 다르지만 잼페이스에선 만 13~24세로 정했다. 트렌드를 이끌어가며 소비 잠재력이 큰 Z세대로부터 큰 지지를 받는다는 게 가장 큰 강점이다. 윤 대표는 "창업 전부터 10~20대를 50명 가량 일일이 만나 그들의 어플 사용 행태와 선호 화장품, 생활 습관 등을 분석했다"며 "유튜브에 뷰티 동영상은 넘쳐나지만 정작 필요한 부분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했다. 잼페이스가 선보인 타임점프, 페이스 매칭은 이런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일단 유튜브에 공개돼있는 수많은 뷰티 인플루언서들의 화장품 리뷰 및 사용법 동영상을 잼페이스가 크롤링(정보를 가져옴)해서 볼 수 있게 했다. 차별점은 동영상 안에 등장하는 화장품이 한눈에 볼 수 있게 정렬돼있다는 점, 동영상 속에서 눈화장, 파운데이션, 블러셔, 립 등 원하는 부분으로 점프해서 시청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윤 대표는 "삼성SDS, 넥슨, 넷마블 등에서 근무했던 실력자들을 영입해 기술적인 어려움 없이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뷰튜버의 동영상 속 제품을 볼 수만 있게 했지만 올 하반기부터는 구입할 수 있는 커머스 기능도 추가한다. 윤 대표는 "제품을 본 뒤 최저가로 바로 구입하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많아 현재 최저가 검색 기능은 일단 넣었고 하반기엔 판매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로열티(충성도) 높은 소비자를 충분히 확보한 뒤 수익을 내는 커머스, 제품 광고 등의 기능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이다."K뷰티 선호하는 해외 공략할 것"
페이스 매칭도 잼페이스만의 독창적인 기능으로, 10대들을 끌어모으는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어플을 시작하자마자 나와 닮은 뷰튜버가 누구인지 내 얼굴을 카메라로 찍어볼 수 있게 했다. 얼굴의 윤곽, 눈 코 입의 위치를 점으로 찍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닮은 뷰튜버를 알려준다. 그럼 그 뷰튜버의 영상을 바로 볼 수 있다. 기왕이면 '나와 닮은 사람이 하는 화장법'을 배우고 싶어하는 심리를 반영했다. 윤 대표는 "10대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뷰튜버가 나올 때까지 여러 각도로 매일 페이스 매칭을 해보는 듯 이걸 하나의 놀이로 생각한다"며 "그들이 마음껏 즐기고 놀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들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뷰튜버가 사랑한 제품 랭킹'도 차별점이다. 최근 뷰튜버들이 가장 많이 사용한 블러셔, 아이섀도, 파운데이션 등을 제품별 1위부터 보여준다. 또 무쌍(쌍꺼풀이 없는 눈), 속쌍꺼풀, 겉쌍꺼풀, 레드, 핑크 등 자신의 관심 키워드를 설정할 수 있다. 초보자를 위해 '초간단 5분 학생 메이크업', '왕초보 화장 순서 배우기' 등 클래스를 연 것도 반응이 뜨겁다. 윤 대표는 "뭔가 재밌는 걸 해보자는 취지로 회사 이름을 '작당모의'라고 정했는데 1020을 만나니까 정말 재밌고 신나게 일하고 있다"며 "한국인 뷰튜버 영상에 관심 많은 해외 여성들도 많기 때문에 해외 진출도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잼페이스는 올해 4분기에 베트남에 진출하기 위해 베트남어 번역 및 현지 선호 제품, 트렌드 조사 등을 진행 중이다. 향후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에 먼저 진출하고 남미, 유럽 등으로도 뻗어나갈 계획을 세웠다.윤 대표는 "뷰티 시장은 결코 규모가 작지 않고 성장성이 크다는 점에서 아주 매력적"이라며 "현재 투자 유치를 추가로 진행중인데 성공적으로 해외에 진출해 연매출 1조원을 내는 유니콘 기업으로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