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인의동에 자리잡은 웅진씽크빅 에듀테크연구소.  웅진씽크빅 제공
서울 종로구 인의동에 자리잡은 웅진씽크빅 에듀테크연구소. 웅진씽크빅 제공
학생들을 위한 참고서 및 학습지를 만들던 교육업체들이 인공지능(AI) 관련 기술과 조직을 급속히 늘리고 있다. 일부 업체는 전체 직원의 절반 가까이를 정보기술(IT)과 AI 개발인력으로 채우면서 “더 이상 참고서 업체가 아니다”는 평가도 나온다.

27일 교육업계에 따르면 중·고등 참고서를 만드는 천재교육은 ‘AI센터’를 세우고 자체 AI 기술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AI센터는 다음달 학습자가 손글씨로 쓴 문제풀이 과정을 AI가 인식해 채점까지 하는 기술을 자체 스마트 러닝 서비스(상품명 밀크티)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AI의 채점 결과를 토대로 밀크티 선생님들이 실시간으로 동영상 첨삭 지도와 질의응답을 해줄 수 있다. 천재교육 관계자는 “학생들은 개인별 AI 맞춤 학습이 가능해지고, 선생님들은 채점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천재교육이 일반적 학습지 시장을 벗어나기 시작한 것은 2015년 ‘에듀테크 센터’를 설립하고 사내 스타트업 창업보육센터를 만들면서부터다.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한 에듀테크(교육+기술) 관련 스타트업과 협력해 신사업을 개척하기 위한 행보였다. 2018년 내놓은 ‘닥터매쓰 서비스’ 등이 그 결실이다. 학생들이 닥터매쓰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문제를 풀면 AI가 취약점을 분석하고 맞춤형 학습 문제를 제공해준다. 천재교육은 “현재 500여 명의 천재교육 직원(본사 기준) 가운데 AI를 포함한 IT 관련 개발 인원이 200명에 달한다”며 “최근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서비스를 접목한 과학·역사 교육 서비스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웅진씽크빅은 IT개발실 내 ‘에듀테크 연구소’에서 교육 분야 AI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7년 미국 실리콘밸리 에듀테크 기업인 키드앱티브에 500만달러를 투자해 지분 10%를 사들였다. 키드앱티브와 협업으로 AI수학, 웅진스마트올 등 AI 기반 상품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웅진씽크빅은 “IT개발실 등에 근무하는 연구직이 150명에 이른다”며 “본사 조직 인원 중 3분의 1가량이 IT 인력”이라고 설명했다.

‘공단기’ 등 브랜드로 유명한 에스티유니타스는 기술전략실 안에 AI 관련 연구진을 두고 있다. 이 회사가 최근 베타서비스로 선보인 ‘커넥츠 Q&A’ 서비스는 머신러닝 기반 문제 검색 엔진을 활용했다. 이용자가 모르는 문제를 찍어 올리면 데이터베이스와 매칭해 5초 내에 답변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문자 인식 기술(OCR)과 AI 이미지 매칭 기술을 동시에 적용해 검색 정확도를 높였다.

교육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에듀테크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업체마다 AI를 활용한 콘텐츠 차별화 전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