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못 지키는 기업, 살아남기 힘들어"
윤종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 초대 위원장(사진)은 “개인정보를 제대로 보호하지 않고 데이터를 활용하는 기업은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데이터 정책 방향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대통령 소속 합의제 행정기관이던 개보위는 지난 5일 국무총리 소속 장관급 중앙행정기관으로 격상됐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데이터산업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관련 정부 기관의 위상도 키운 것이다.

윤 위원장은 “앞으로는 모든 산업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편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 과정에서 개인정보를 제대로 보호하지 않는 기업은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정보 침해 사고를 반복적으로 일으키는 기업은 고객의 신뢰를 잃을 것이란 얘기다.

윤 위원장은 “그런 면에서 데이터 활용과 보호는 상충되는 개념이 아니다”며 “한국이 안전한 데이터 활용에서 세계 최고가 될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인정보 침해 사고와 관련해서는 개보위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위원장은 조직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데이터 관련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정책과 규제도 그 속도에 따라 발전시켜야 한다”고 했다.

유럽연합(EU)의 개인정보보호법(GDPR) 적정성 평가 관련 협상을 조속히 매듭짓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2018년 시행된 GDPR은 EU 지역 안에서 사업하는 기업의 데이터 역외 반출 절차를 까다롭게 했다. 이 때문에 EU 진출 국내 기업들의 사업에 어려움이 생겼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U로부터 “개인정보 보호 수준이 높다”고 적정성 평가를 통과하는 나라는 복잡한 절차를 생략할 수 있다. 윤 위원장은 “GDPR 적정성 평가 통과를 위원회 첫 성과로 가져가고 싶다”며 “위원회 출범을 계기로 협상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