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세계 최초의 초대형 에탄운반선(VLEC)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세계 최초의 초대형 에탄운반선(VLEC)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글로벌 조선업계에 수주 가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2개월 연속 세계 선박 수주 1위를 차지했다. 강력한 경쟁국인 중국과의 격차는 더 벌렸다.

8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는 86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36척으로, 이중 한국은 73%인 63만CGT·23척을 수주했다.

2위인 중국(21만CGT·12척)은 전체의 24%를 거둬들이는 데 그쳤고 3위인 베트남은 2만CGT(1척, 3%)였다.

올해 세계 선박 발주량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등의 여파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1~8월 글로벌 누계 수주는 812만CGT로 전년 같은 기간 1747만CGT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8월 말 전세계 수주잔량 6919만CGT 또한 2004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상반기 수주 부진의 여파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선종별로 살펴보면 S-Max급 유조선은 보합세를 유지한 반면 컨테이너선 발주량은 소폭 감소했다. 초대형 유조선(VLCC), A-Max급 유조선, 벌크선 및 대형 LNG선 등의 발주량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조선해양이 지난달 건조한 'HMM 르아브르 호(HMM LE HAVRE)'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대우조선해양이 지난달 건조한 'HMM 르아브르 호(HMM LE HAVRE)'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8월 말 전세계 수주잔량은 7월 말 대비 소폭(-74만CGT, 1%↓) 감소한 6919만CGT이다. 중국(-45만CGT, 2%↓), 일본(-17만CGT, 2%↓), 한국(-2만CGT) 순으로 각각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 역시 일본 -477만CGT(34%↓), 중국 -303만CGT(11%↓), 한국 -205만CGT(10%↓) 모두 감소했다. 수주잔고 6919만CGT는 2004년 1월 6806만CGT를 기록한 이후 최저치다.

8월 클락슨 신조선가지수(Newbuilding Price Index)는 127포인트로, 지난달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선종별 선가 추이는 LNG선(17만4천㎥), 컨테이너선, 벌크선은 전달과 같지만 초대형 유조선(VLCC), S-max 유조선, A-max 유조선은 소폭 하락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상반기에 극심한 수주 절벽을 겪었으나 6월 이후 주력 선종인 LNG선, VLEC 등 가스선 발주가 재개되면서 수주량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9월 이후부터는 모잠비크, 러시아 등 대형 LNG 프로젝트 발주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