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이 중국 바이오·제약 시장에 진출한다. 우선 국내 우수 바이오벤처를 발굴해 중국 진출을 지원하고, 장기적으로 직접 제품 개발에도 나서기로 했다.

오리온의 지주사인 오리온홀딩스는 중국 국유 제약기업 산둥루캉의약과 바이오사업 진출을 위한 합자 계약을 맺었다고 23일 밝혔다. 산둥루캉의약은 중국 산둥성에 본사를 두고 있는 시가총액 1조5000억원 규모의 중견 제약기업으로 중국 항생제 생산 ‘빅4 기업’ 가운데 하나다.

오리온홀딩스와 산둥루캉은 각각 65%, 35%의 지분을 투자해 ‘산둥루캉하오리유생물과기개발유한공사’(가칭)란 이름의 합자법인을 세우기로 했다. 오리온홀딩스는 이번 사업에서 한국의 우수한 바이오기업을 발굴하고 중국 진출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해 오리온홀딩스는 정기적으로 ‘한·중 제약·바이오 발전 포럼’을 열어 국내 바이오기업의 기술 검증 등을 실시한다. 포럼에서 수출 대상으로 선정된 기술에 대해서는 합자법인을 통해 중국 내 임상과 인허가를 추진한다. 산둥루캉의학은 합자법인의 위탁을 받아 인허가를 마친 바이오 제품의 생산, 유통, 판매를 담당한다.

오리온홀딩스는 암 중증질환과 전염성 질환 등을 조기에 발견하는 진단키트를 중점 사업 영역으로 선정했다. 오리온홀딩스는 먼저 바이오기업 수젠텍의 결핵 진단키트와 지노믹트리의 대장암 진단키트에 대해 중국 내 인허가와 판매를 추진할 계획이다.

결핵·대장암 키트는 중국 시장에서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결핵 환자는 최소 100만 명 이상, 결핵 보균자는 5억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장암은 중국 내 내시경 장비 보급률이 35% 수준에 불과해 진단 환경이 열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인철 오리온홀딩스 부회장은 “바이오사업 역량을 키운 뒤 장기적으로 합성의약품과 신약 개발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라며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서 바이오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글로벌 식품·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