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가 최근 한 달 새 잇달아 조(兆) 단위 초대형 계약을 따내며 막판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올해 최악의 ‘수주 절벽’에 시달리던 국내 조선산업이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선 빅3' 연말 뒷심 수주…삼성重, 3조 잭팟
삼성중공업은 23일 유럽지역 선주와 25억달러(약 2조8000억원) 규모의 선박 블록 및 기자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단일 계약으로는 1974년 창사 이후 최대 규모로 계약기간은 2025년 12월까지다.

삼성중공업은 선주사 요청에 따라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가 러시아가 추진하는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인 ‘북극해 LNG-2’ 프로젝트와 관련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작년 9월 러시아 즈베즈다조선소와 쇄빙LNG운반선 설계 계약을 맺었다.

삼성중공업은 이로써 올해 수주 목표 달성률을 15%에서 단숨에 절반 수준인 45%로 끌어올렸다. 누계 실적은 38억달러(약 4조2000억원)다. 유동성 위기에 몰렸던 삼성중공업은 이번 계약으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지난달 러시아 LNG 프로젝트에 투입될 예정인 18억달러(약 2조원) 규모의 쇄빙LNG운반선 건조 계약을 따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17일 1조원 규모의 초대형 원유운반선 10척을 한꺼번에 수주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수주 전망도 밝다. 모잠비크 카타르 캐나다 등에서 LNG 프로젝트가 재개될 움직임이 있는 데다, 해상운임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오랜만에 컨테이너선 발주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다수의 선박 건조 계약을 논의 중”이라며 “수주로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