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 1호점 영업 마지막날…코로나 삭풍에 비어가는 명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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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긴 대기열 부른 H&M 명동 1호점 마지막날 [현장+]
▽ 2010년 개점 후 10년 만에 폐점
▽ 명동 상권 공실률 올 들어 '상승'
▽ 2010년 개점 후 10년 만에 폐점
▽ 명동 상권 공실률 올 들어 '상승'

10년 만에 문 닫는 H&M 1호점

그러나 할인 혜택을 받으려는 고객은 만나보기 어려웠다. 기자가 매장 1~4층을 오르내리며 40분간 만난 고객은 단 3명에 불과했다. 그나마도 구매까지는 이어지는 고객은 1명에 그쳤다. 매년 초겨울 명품 브랜드와의 협업 컬렉션을 사기 위해 개점 전부터 수백여명이 방문하던 매장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비어가는 명동 상가…명동길 초입부터 공실

H&M 명동눈스퀘어점 인근 로드숍 화장품 가게에서 일하는 방모씨(37)는 "H&M 명동 눈스퀘어점 폐점이 코로나19의 타격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며 "명동에서 상징성 있는 건물인 눈스퀘어에 크게 입점한 매장인데 폐점한다니 아쉽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6월부터 인근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장모씨(23)는 "코로나19 여파로 거리가 더 한산해지면서 근무 중인 카페 사장님도 카페를 닫을지 말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강남, 홍대 등 다른 상권도 다 어렵다고는 하지만 명동은 특히 외국인 관광객에 많이 의존하는 상권인 만큼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더욱 큰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명동 거리의 소규모 상가들이 두드러지게 비어가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서울 명동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지난 2분기 0%에서 3분기 28.5%로 치솟았다. 소규모 상가 10곳 중 3곳이 비어있는 상황이다.

명동 거리를 지나던 방모씨(33·여)는 "'명동에는 없는 게 없다'는 말도 옛말"이라며 "이러다가 외국인들 관광책자에서 '쇼핑 메카 명동'이라는 말도 없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은 여기저기 문을 닫아 유령상권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경/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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