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기업인 애플이 전기자동차 시장에 진출한다. 2024년 자체 개발한 배터리를 탑재한 자율주행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2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애플은 자율주행 승용차를 생산하는 걸 목표로 ‘프로젝트 타이탄’을 추진해 왔다. 2024년 출시가 목표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첫 생산 일정이 1~2년 밀릴 수도 있다.

애플은 자율주행차에 자체 설계한 배터리를 탑재할 계획이다. 배터리 내 셀의 용량을 키워 주행거리를 크게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과열 가능성이 낮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연구 중이다. 배터리 비용은 극단적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다.

애플의 배터리 기술과 관련, 애플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아이폰을 처음 봤을 때처럼 깜짝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차량을 생산하기 위해 기존 자동차 업체와 협력할 가능성이 높다. 주력인 휴대폰 역시 세계에서 가장 많이 만들면서도 100% 외부에서 위탁 생산하고 있다. 따라서 자율주행차의 핵심 기술 및 설계만 애플이 직접 맡을 것이란 관측이다.

애플이 자동차 제조에 관심을 보인 건 2014년부터다. 이후 자율주행차의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하다 2018년 테슬라에서 신차 개발을 담당했던 더그 필드를 부사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애플의 한 소식통은 익명을 전제로 “애플의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목표는 충분히 무르익은 상태”라며 “대중 시장을 위해 개인용 차량을 제작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부품 소싱 능력을 갖추고 있어, 실제 자율주행 전기차를 내놓을 경우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이란 분석이 많다.

애플이 전기차 시장에 진출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자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 주가는 이날 급락했다. 애플이 잠재적인 경쟁자가 될 것이란 관측에서다. 테슬라 주가는 6.5% 떨어진 주당 649.8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올 들어선 여전히 730% 이상 폭등한 상태다.

반대로 자율주행차의 핵심 기술인 라이다(LiDAR·레이저 광선을 이용해 거리 등을 측정하는 센서 기술) 개발 업체인 벨로다인 주가는 23% 급등한 24.68달러로 마감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