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대표 입에서 "원전 마피아"…학계 "매도 멈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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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월성 원전에서 방사성 수소가 유출됐으며 이 사실을 은폐하는 데 원전 마피아가 관여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는 발언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월성 원전에서 방사능 물질이 유출됐다는 게 사실 무근으로 밝혀졌을 뿐더러, 검찰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업계 및 학계를 범죄 집단으로 매도했다는 이유에서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마저도 "극소수의 운동가가 주장한 무책임한 내용이 확산되고 있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은 연일 “월성 원전에서 방사능 오염물질이 유출됐다”며 원전의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정부가 월성 1호기를 폐쇄한 건 해당 원전이 위험하기 때문이며 ‘경제성 조작’을 문제 삼은 감사원이나 검찰은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근거는 지난 7~8일 포항·안동 MBC의 보도다. MBC는 “한국수력원자력 자체 조사 결과 2019년 4월 월성 원전 부지 내 10여 곳의 지하수에서 삼중수소가 검출됐다”며 “많게는 71만3000 베크렐, 관리 기준의 18배에 이르는 삼중수소가 검출됐고 지하수로 유출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원안위 조사 결과 이런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보도의 비교 기준이 완전히 잘못됐으며 삼중수소의 위험성도 과장됐다. 월성 원전 인근 주민들의 피폭량은 멸치 한 마리나 바나나 서너개를 더 먹은 정도"라고 입을 모아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정 사장이 이례적으로 SNS에 답답함을 토로한 것도 관련 논쟁이 지나치게 상식에 어긋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 사장은 2018년 4월 취임 이후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에 보조를 맞춰왔다.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과 관련해서는 한수원 직원들의 신뢰성 저해 행위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감사원의 '엄중주의'처분을 받았다.
학계도 허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 최빈국이던 1956년부터 원자력 연구 및 개발을 시작했다. 1959년에는 원자력 유학생 273명을 미국·영국에 보냈고, 1971년 국내 첫 원전인 고리 1호기를 착공해 1978년 완공시켰다. 1986년 미국 컴버스천 엔지니어링에 파견된 원자력 연구원 50명은 "국산 원자로를 개발 못 하면 태평양에 빠져 죽자"고 결의했다. 이런 각고의 노력 끝에 한국은 원자로를 독자 개발해 세계에 수출하는 나라로 올라섰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원자력 업계와 학계 전체가 '적폐'로 내몰렸다는 게 이들의 토로다. 여권 인사들은 원자력에 대한 적대적인 시각을 여과없이 드러내왔다. 문 대통령의 2017년 6월 '탈원전 선언'이 대표적이다. 당시 문 대통령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1368명이 사망했다고 했지만 후쿠시마에서 그때까지 방사능으로 사망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은 탈원전 운동 경력을 인정받아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양이 의원은 2017년 "핵융합은 태양에서나 일어나는 일로 지구에서는 구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관련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원전 마피아는 없으며 원자력에 대해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양심에 따라 근근이 진실을 알리려고 목소리를 내고 있을 뿐"이라며 "공당의 대표가 낭설을 퍼뜨려 여론을 호도하려 하지만 진실을 숨기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원전 마피아' 운운하며 부품기업들을 고사시키면서, 정부 보조금으로 운영되고 비리와 보조금 빼먹기가 난무하는 '태양광 복마전'에는 침묵하고 있다"며 "원전 마피아보다 '태양광 마적단'이 더 문제"라고 주장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정재훈 한수원 사장 "무책임한 내용 확산"
정 사장은 지난 11일 SNS에 올린 글에서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이날 오후 삼중수소 유출이 없었다고 결론냈다"며 "팩트와 과학적 증거에 기반하지 않고, 극소수의 운동가가 주장한 무책임한 내용이 비교 기준을 흐리는 식으로 확산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더불어민주당은 연일 “월성 원전에서 방사능 오염물질이 유출됐다”며 원전의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정부가 월성 1호기를 폐쇄한 건 해당 원전이 위험하기 때문이며 ‘경제성 조작’을 문제 삼은 감사원이나 검찰은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근거는 지난 7~8일 포항·안동 MBC의 보도다. MBC는 “한국수력원자력 자체 조사 결과 2019년 4월 월성 원전 부지 내 10여 곳의 지하수에서 삼중수소가 검출됐다”며 “많게는 71만3000 베크렐, 관리 기준의 18배에 이르는 삼중수소가 검출됐고 지하수로 유출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원안위 조사 결과 이런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보도의 비교 기준이 완전히 잘못됐으며 삼중수소의 위험성도 과장됐다. 월성 원전 인근 주민들의 피폭량은 멸치 한 마리나 바나나 서너개를 더 먹은 정도"라고 입을 모아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정 사장이 이례적으로 SNS에 답답함을 토로한 것도 관련 논쟁이 지나치게 상식에 어긋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 사장은 2018년 4월 취임 이후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에 보조를 맞춰왔다.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과 관련해서는 한수원 직원들의 신뢰성 저해 행위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감사원의 '엄중주의'처분을 받았다.
원전업계·학계 "국가에 피땀 바쳤는데 범죄자 취급"
이낙연 대표가 '원전 마피아'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을 놓고서도 업계 및 학계의 원성이 들끓고 있다. 한수원의 한 직원은 "과거 원전 비리가 여러 건 있었던 것은 사실이고 국민 안전과 직결된 잘못에 대해서는 극도로 엄중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면서도 "원자력 안전을 감독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국무총리 소속이고 현재 위원장도 이낙연 대표가 국무총리일 때 임명됐는데, 원전 마피아가 아직 남아있다면 이 대표도 책임을 져야 하지 않느냐"고 꼬집었다.학계도 허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 최빈국이던 1956년부터 원자력 연구 및 개발을 시작했다. 1959년에는 원자력 유학생 273명을 미국·영국에 보냈고, 1971년 국내 첫 원전인 고리 1호기를 착공해 1978년 완공시켰다. 1986년 미국 컴버스천 엔지니어링에 파견된 원자력 연구원 50명은 "국산 원자로를 개발 못 하면 태평양에 빠져 죽자"고 결의했다. 이런 각고의 노력 끝에 한국은 원자로를 독자 개발해 세계에 수출하는 나라로 올라섰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원자력 업계와 학계 전체가 '적폐'로 내몰렸다는 게 이들의 토로다. 여권 인사들은 원자력에 대한 적대적인 시각을 여과없이 드러내왔다. 문 대통령의 2017년 6월 '탈원전 선언'이 대표적이다. 당시 문 대통령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1368명이 사망했다고 했지만 후쿠시마에서 그때까지 방사능으로 사망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은 탈원전 운동 경력을 인정받아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양이 의원은 2017년 "핵융합은 태양에서나 일어나는 일로 지구에서는 구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관련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원전 마피아는 없으며 원자력에 대해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양심에 따라 근근이 진실을 알리려고 목소리를 내고 있을 뿐"이라며 "공당의 대표가 낭설을 퍼뜨려 여론을 호도하려 하지만 진실을 숨기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원전 마피아' 운운하며 부품기업들을 고사시키면서, 정부 보조금으로 운영되고 비리와 보조금 빼먹기가 난무하는 '태양광 복마전'에는 침묵하고 있다"며 "원전 마피아보다 '태양광 마적단'이 더 문제"라고 주장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