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고객은 사라졌다"…유통·소비시장 '온라인 대격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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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소비…틈새에서 대세로
정용진 부회장 "고객의 요구에
집착하지 않는 기업은 결국 도태"
온라인쇼핑 비중…전체의 30% 넘어
온·오프라인 통합…옴니 채널에 집중
정용진 부회장 "고객의 요구에
집착하지 않는 기업은 결국 도태"
온라인쇼핑 비중…전체의 30% 넘어
온·오프라인 통합…옴니 채널에 집중

유통, 식품, 뷰티 등 올해 국내 리테일산업은 그 어느 해보다 격변을 겪을 전망이다. 위기와 기회가 공존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정 부회장의 표현을 빌리면 “변화한 고객의 요구에 광적으로 집착”하지 않는 기업은 도태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코로나19 이후 보복성 소비의 등에 올라탄 기업엔 전례없는 기회가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
대세가 된 온라인 쇼핑

코로나19 사태가 이런 추세를 가속화시켰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년 전(12조8521억원)보다 17.2% 증가한 15조631억원이었다.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15조원을 넘어선 것은 2001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처음이다.
전체 소매 판매액에서 온라인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도 30%에 육박한 29.2%로 역대 최고치다. 유통업계에서 자체 추정한 ‘온라인 침투율’은 35% 수준이다. 이 수치가 얼마나 더 상승할지에 대해선 견해가 엇갈린다. 일각에선 온라인 쇼핑에 대한 싫증 현상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온라인 ‘온리(only)’ 전략으로는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얘기다. 유통업계 전문가들은 온·오프라인 통합을 통한 ‘옴니 채널’ 구현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 장보기’ 선점 위한 혈투

롯데쇼핑의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롯데마트 장보기 상품을 중심으로 주문 후 2시간 내 배송받는 서비스를 비롯해 롯데슈퍼에선 퇴근길 1시간 배송 실험도 진행 중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비신선식품 분야에서 쿠팡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정면승부할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며 “대형마트가 특유의 소싱 능력을 발휘한다면 신선식품 분야에서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홈플러스가 12일 산지직송관을 연 것도 이런 맥락이다. 소비자가 주문하면 생산자가 산지에서 직접 택배 발송하는 서비스다. 홈플러스는 품질 관리를 위해 오프라인 바이어와 온라인 상품기획자(MD)로 구성한 ‘산지직송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었다. 올해 전국 200개 농가와 협업할 계획이다.
“소비자 변화에 천착”한 기업만 생존
식품, 뷰티산업도 코로나19로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몇 년에 걸쳐 일어날 법한 변화가 단 몇 개월 만에 압축 전개됐다. 식품산업에선 가정간편식(HMR)이 폭풍 성장 중이다. 밀키트(반조리 식재료)를 비롯해 조리 과정을 대폭 줄인 ‘레디밀’ 시장이 각광받고 있다. 가정용 에어프라이어 보급 확대가 식품업체들이 냉동식품 제조 기술력에 투자하는 계기가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가 이끄는 서울대 푸드비즈니스랩은 올해 식품 트렌드를 ‘집밥 2.0’ 시대로 규정했다. 1.0 시대 간편식은 ‘간편하고 맛있는 것’이면 충분했지만 2.0 시대 소비자는 ‘간편하면서도 신선하고 건강한 것’을 요구할 것으로 내다봤다.
LG생활건강은 해외시장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올해 ‘후’ ‘숨’ ‘오휘’ 등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경쟁력을 키워 국내외 시장에서 입지를 더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중국, 일본, 미주 지역의 비대면 사업 비중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위기가 왔을 땐 변화의 속도가 더 빨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