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기다린 오색케이블카…대통령이 희망고문 끝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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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화 사업 추진위원장·김호열 양양군 부군수 호소
지난달 권익위가 손 들어줘
환경부의 '절차 불공정성' 지적
前 정부에서 추진했단 이유로
'적폐 사업' 규정됐지만 극적 회생
지난달 권익위가 손 들어줘
환경부의 '절차 불공정성' 지적
前 정부에서 추진했단 이유로
'적폐 사업' 규정됐지만 극적 회생
“이제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서 40년간 이어진 희망고문을 끝내야 합니다. 오색케이블카가 가능하다는 확실한 메시지를 줄 때입니다.”
17일 강원 양양에서 기자와 만난 정준화 친환경설악산오색케이블카 추진위원장(사진)과 김호열 양양군 부군수가 이구동성으로 한 말이다. 이들은 지난달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중앙행심위)가 “환경부의 오색케이블카 관련 부동의 통보가 잘못됐다”고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이제 한 발 뗀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 여러 절차를 모두 통과해야 하는데 현재의 분위기라면 여전히 미지수라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이들은 “오색케이블카는 설악산의 환경을 유지하면서도 관광산업과 지역 경제를 모두 살리는 사업”이라며 “정치와 환경 논리로 지역 주민들의 꿈을 짓밟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희망이 보인 것은 2015년.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가 조건부 승인을 내주면서부터다. 계획의 타당성과 적정성 등을 인정받은 것이다. 그런데 환경부는 사업의 환경 영향에 초점을 맞춰야 할 환경영향평가에서 사업의 적정성, 타당성 등 근본적인 사안에 다시 문제를 제기해 부동의 처분을 내렸다.
정 위원장은 “이번에 나온 중앙행심위 결정은 환경부 처분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것, 즉 ‘과정의 공정성’이 무시됐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환경영향평가 관련 협의 과정에선 더 어처구니없는 일이 많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위원장은 “케이블카를 깔면 정말 산이 망가지는지 외국 현장 방문을 하자고 제안했는데 원주환경청은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하더라”며 “그냥 사업을 하고 싶은 마음이 없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환경부와 환경단체가 오색케이블카 사업을 반대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멸종위기종인 산양이 피해를 본다는 것이다. 정 위원장은 이에 대해 “국립공원공단 산하 연구소(국립공원공단종복원기술원)에서 5년간 실태 조사한 결과 사업지는 산양 주요 서식지가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다”고 강조했다.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최종 확정될지 미지수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아직 백두대간 개발행위 허가, 국유림 사용 허가등 절차가 남아 있다. 정부가 이 절차에서도 사업을 무산시키려 할지 모른다는 얘기다. 환경단체 반대도 여전하다. 박그림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공동대표는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놓는 일은 절대 타협할 수 없다”며 “사업이 무산될 때까지 끝까지 저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부군수는 환경단체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색케이블카는 산양 등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선을 두 번이나 바꿨고 친환경 공법으로 공사 시 환경 영향도 최소화할 계획”이라며 “이런 점은 무시하고 무조건 안 된다고만 하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정 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역 경제가 망가져 내수를 살릴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케이블카 같은 새로운 즐길거리가 생기면 탐방객이 늘고 지역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 논리로 지역 경제를 살리려는 주민들의 노력을 짓밟지 말아달라”며 “대통령이 40년 희망고문을 끝내달라”고 했다.
양양=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17일 강원 양양에서 기자와 만난 정준화 친환경설악산오색케이블카 추진위원장(사진)과 김호열 양양군 부군수가 이구동성으로 한 말이다. 이들은 지난달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중앙행심위)가 “환경부의 오색케이블카 관련 부동의 통보가 잘못됐다”고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이제 한 발 뗀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 여러 절차를 모두 통과해야 하는데 현재의 분위기라면 여전히 미지수라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이들은 “오색케이블카는 설악산의 환경을 유지하면서도 관광산업과 지역 경제를 모두 살리는 사업”이라며 “정치와 환경 논리로 지역 주민들의 꿈을 짓밟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환경부 그냥 하고 싶지 않았던 것”
설악산 국립공원에는 현재 설악케이블카가 가동되고 있다. 권금성을 오르내려서 ‘권금성 케이블카’로도 불린다. 1970년에 완공됐다. 강원도는 설악산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1982년 제2 케이블카를 추진했다. 이 케이블카의 이름이 ‘오색케이블카’로 붙은 것은 1995년이다. 약수터가 있는 오색과 대청봉을 왕복하는 계획을 양양군이 만든 때다. 하지만 환경단체의 반대와 중앙정부의 수수방관으로 진척이 전혀 없었다.희망이 보인 것은 2015년.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가 조건부 승인을 내주면서부터다. 계획의 타당성과 적정성 등을 인정받은 것이다. 그런데 환경부는 사업의 환경 영향에 초점을 맞춰야 할 환경영향평가에서 사업의 적정성, 타당성 등 근본적인 사안에 다시 문제를 제기해 부동의 처분을 내렸다.
정 위원장은 “이번에 나온 중앙행심위 결정은 환경부 처분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것, 즉 ‘과정의 공정성’이 무시됐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환경영향평가 관련 협의 과정에선 더 어처구니없는 일이 많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위원장은 “케이블카를 깔면 정말 산이 망가지는지 외국 현장 방문을 하자고 제안했는데 원주환경청은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하더라”며 “그냥 사업을 하고 싶은 마음이 없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환경부와 환경단체가 오색케이블카 사업을 반대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멸종위기종인 산양이 피해를 본다는 것이다. 정 위원장은 이에 대해 “국립공원공단 산하 연구소(국립공원공단종복원기술원)에서 5년간 실태 조사한 결과 사업지는 산양 주요 서식지가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다”고 강조했다.
“오색케이블카 여전히 미지수”
정 위원장은 정부의 무리한 행동 이면엔 “이전 정부 추진 사업은 적폐”라는 정치 논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 정부 들어 환경부가 제일 먼저 한 일 중 하나가 ‘환경정책제도개선위원회’라는 내부 조직을 만들어서 오색케이블카 사업을 적폐로 규정한 것”이라며 “이전 정부에서 사업을 추진했던 실무자들도 다 옷을 벗었다”고 했다. 이어 “정권 차원에서 적폐 취급한 사업을 어떤 공무원이 긍정적으로 추진하려 하겠느냐”고 반문했다.오색케이블카 사업이 최종 확정될지 미지수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아직 백두대간 개발행위 허가, 국유림 사용 허가등 절차가 남아 있다. 정부가 이 절차에서도 사업을 무산시키려 할지 모른다는 얘기다. 환경단체 반대도 여전하다. 박그림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공동대표는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놓는 일은 절대 타협할 수 없다”며 “사업이 무산될 때까지 끝까지 저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부군수는 환경단체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색케이블카는 산양 등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선을 두 번이나 바꿨고 친환경 공법으로 공사 시 환경 영향도 최소화할 계획”이라며 “이런 점은 무시하고 무조건 안 된다고만 하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정 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역 경제가 망가져 내수를 살릴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케이블카 같은 새로운 즐길거리가 생기면 탐방객이 늘고 지역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 논리로 지역 경제를 살리려는 주민들의 노력을 짓밟지 말아달라”며 “대통령이 40년 희망고문을 끝내달라”고 했다.
양양=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