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신용을 평가하는 기준이 등급제에서 점수제로 바뀌었다. 경우에 따라서는 어제까지 발급받을 수 있던 카드가 오늘은 발급 거절을 당할 수도 있고, 대출 한도가 바뀔 수도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소비습관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매달 카드로 일정한 금액을 연체없이 쓴다면 이런 기간이 늘어날수록 신용점수가 큰 폭으로 오르게 된다. 체크카드는 매달 30만원 이상 첫 6개월 동안 사용하고, 이후 6개월 동안 일정액 이상을 꾸준히 쓰면 사용액에 따라 4~40점의 신용점수를 올릴 수 있다.

신용카드는 ‘양날의 검’이다. 꾸준히 일정액을 쓰고 갚으면 점수 상승폭이 체크카드보다 크다. 하지만 90일 이상 연체되면 장기연체로 분류되고 신용점수가 크게 깎인다. 체크카드도 후불제 교통카드 기능을 추가했다가 대금이 밀리면 연체로 기록된다.

연말정산 소득공제를 더 받으려고 1~10월에 신용카드를 쓰고, 11~12월에 체크카드를 몰아쓰면 신용점수의 상승폭이 줄어들 수 있다. 일정액을 꾸준히 쓰지 않은 것은 안정적인 소비패턴을 갖지 못한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매달 일정액을 쓰려는 의도로 ‘할부거래’를 늘렸다가는 오히려 신용점수에 큰 타격을 준다. 할부거래를 한다고 해서 신용점수가 바로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할부거래 횟수가 많아질수록 갚아야 하는 카드대금도 늘어난다. 예컨대 TV를 사면서 12개월 할부거래를 하면 갚아야 할 채무가 계속 카드사에 남아 있게 된다. 대출 기간과 규모 둘 다 신용점수에 악영향을 준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