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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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절반 이상은 동성애자를 배우자는 물론 친구나 직장 동료, 이웃으로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자가 남자보다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이 컸다.

외로움을 느끼는 국민이 늘어난 가운데, 고소득자가 중산층보다 외롭다는 사람이 많았다.

통계청은 25일 이런 내용을 담긴 '2020 한국의 사회지표'를 발표했다.

국민 22% "외롭다"

지난해 우리 국민 중 '외롭다'고 느끼는 비중은 22.3%에 이르렀다. 2018년 16.0%였으나 2019년 20.5%로 늘었고, 작년엔 1.8%포인트 더 상승했다. 남자(21.2%)보다 여자(23.4%)가 외로움을 더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이 낮을수록 고립감이 커지는 경향이 있었다. 월소득 100만원 미만은 외롭다는 답변이 54.6%에 이르렀다. 100만~200만원(31.3%), 200만~300만원(26.0%)도 평균보다 높았다.

흥미로운 것은 600만원 이상 고소득자가 400만~600만원인 사람보다 외로운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외로움을 느끼는 비중은 월소득 400만~500만원은 17.0%, 500만~600만원은 14.0%였지만, 600만원 이상은 18.8%에 이르렀다.

우리 국민 중 자신의 삶에 만족하는 사람의 비중은 61.6%였다. 전년(60.7%)보다는 조금 늘었지만 여전히 38% 정도는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삶의 만족도 지수는 한국행정연구원이 사회통합실태조사를 시작한 2013년 47.3%를 기록한 뒤 2018년 63.7%까지 올라왔으나 2019년엔 하락했다.

나이가 많을수록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9~29세는 삶에 만족한다는 답변이 67.1%였으나 30대는 66.8%, 40대는 66.0%, 50대는 62.7%였다. 60세 이상은 51.8%에 그쳤다.

여자가 남자보다 동성애자 거부감 커


작년 처음 조사한 '소수자에 대한 거리감' 설문에서 응답자의 57.0%는 "동성애자를 어떤 관계로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답했다. 동성애자와 자신의 배우자, 친구, 직장동료, 이웃 등 어떤 관계로도 엮이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동성애자에 대한 거부감은 60세 이상(64.7%)에서 가장 컸다. 30대(55.4%)와 40대(54.8%), 50대(57.4%)도 거부 응답이 절반이 넘었다. 19~29세(47.6%)는 유일하게 절반 아래였다. 성별로는 여자(57.7%)가 남자(56.3%)보다 동성애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답변이 많았다.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이 소수자에 대한 거리감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초졸 이하는 동성애자 거부 답변이 70.0%%인 반면 대졸 이상은 53.6%로 나타났다.

"전과자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응답은 69.4%로 동성애자보다 높았다. 역시 남자(66.4%)보다 여자(72.4%)의 거부감이 더 컸다.

집단 간 사회갈등 정도가 심하다고 인식하는 분야는 '보수와 진보'가 85.4%로 가장 높았다. 갈수록 심해지는 정치적 양극화가 통계로도 확인된 것이다. 빈곤층과 중·상층(82.7%), 근로자와 고용주(74.2%) 관계도 갈등이 심한 분야로 꼽혔다. 남자와 여자(48.8%)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10~20대 과반 "아이 낳을 필요 없어"

지난해 만 13세 이상 국민 가운데 결혼 후 자녀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중은 32.0%였다. 2018년 조사에 비해 1.6%포인트 올랐다.

특히 10대(60.6%)와 20대(52.5%)는 아이가 필요없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30대는 41.0%, 40대는 34.6%, 50대 22.1%, 60대 이상은 12.1%였다.

성별로 보면 자녀가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여자(36.6%)가 남자(27.3%)보다 많았다.

'결혼을 해야 한다'고 응답한 사람 비중은 51.2%였다. 2년 전보다 3.1%포인트 올랐지만, 여전히 절반 가까이가 "결혼할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가 있다면 이혼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중은 16.8%로 2018년 조사(16.7%)와 비슷했다.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응답은 46.3%에서 48.4%로 늘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