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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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명품 백이 없어 친구들로부터 면박을 당했다는 사연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사연을 공개한 A씨는 "명품을 잘 모른다"면서 "옷이나 가방은 인터넷 쇼핑몰이나 일반 옷 가게에서 사고, 화장품은 로드숍 제품을 이용한다"고 밝혔다.

평소 명품에 관심이 없었던 그는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으나, 친구들과의 만남에서 지적을 받은 이후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고. 친구들은 A씨에게 "30대인데 넌 참 여전하다. 우리 나이에 아직도 애들처럼 하고 다니냐"고 면박을 줬다.

그제서야 명품 백과 옷으로 치장한 친구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화장품도 전부 명품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었다. A씨의 친구들은 "우리 나이에 중요한 곳에라도 가게 되면 좋은 가방을 들고 좋은 신발과 옷을 입어야 사람들이 무시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A씨는 "주변에 물어봐도 명품 백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고 하더라. 그 가격이면 평소에 입는 옷을 몇 벌이나 더 살 수 있는데, 내 생각이 너무 어린 것인지 궁금하다. 이제라도 명품에 관심을 갖고 하나쯤은 구매를 해야 하는 건지 고민이다"라고 털어놨다.

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그런 소리 듣고 고민하는 성격이라면 그냥 하나 사길", "명품 백이 좋아서 사는 거면 상관없는데 남들이 사야 한다고 해서 사면 후회할 것이다", "명품이 없어도 잘 꾸미고 다니면 아무 말 못 할 텐데", "본인이 필요하면 사는 거지", "명품 백보다 집이나 차 있는 게 더 낫지 않나", "남의 소비 생활을 뭐라 할 필요는 없다고 봄", "하나쯤 있으면 기분이 좋긴 하다", "한 번씩 필요할 때가 있긴 하더라"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1년 넘게 이어지면서 최근 명품 시장에 소비가 집중되고 있다. 평일이라도 백화점 내 명품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100번 대가 적힌 번호표를 뽑고 대기해야 할 정도로 명품 열기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면서 생긴 여윳돈으로 명품을 사려는 이른바 '보복 소비' 심리가 작용한 것이다.

이에 오프라인 유통 업체 매출도 껑충 뛰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25일 발표한 '2월 주요 유통 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오프라인 유통 업체 매출은 지난해 2월보다 14.3%나 증가했다. 2018년 2월 15.1% 이후 가장 크게 증가한 것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까지 감소세를 이어가다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우리나라 명품 시장은 연령 구분 없이 인기를 얻으며, MZ 세대 또한 '큰손'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한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이 10~20대 총 426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0대들은 '유행에 뒤처지고 싶지 않아서'(18.3%), '주위에 나만 없는 것 같아서'(17.4%) 등 주변 시선을 의식해 명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유튜브와 SNS를 통해 구매한 물건을 품평하는 '명품 하울' 영상과 포장되어 있는 구매 제품을 개봉하는 과정을 담은 '언박싱' 영상 등이 화제를 모으며 명품 열풍에 한몫하고 있다. 앞선 설문조사 내용처럼 10대들은 주로 주변 환경의 요인으로 명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유튜브 명품 콘텐츠가 무분별한 모방 소비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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