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프레전스 로봇 / 더블로보틱스 홈페이지
텔레프레전스 로봇 / 더블로보틱스 홈페이지
세계 최대 규모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올해 행사에 텔레프레전스 로봇을 도입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경폐쇄 및 여행제한 조치로 행사 방문이 어려운 바이어를 위한 비대면(언택트) 관람 서비스다.

전 세계에서 2000개가 넘는 기업과 10만 명이 넘는 바이어가 참여하는 국제 무역박람회가 텔레프레즌스 로봇 서비스를 공식 도입하기는 MWC 2021이 최초다. 오프라인 행사 개최를 위해 참가자 전원 72시간 단위 진단검사라는 초강수를 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의 결정에도 주요 기업들의 불참 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텔레프레전스 로봇 서비스가 흥행 도우미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텔레프레전스(telepresence)는 먼거리를 뜻하는 'tele'와 참석, 출석을 의미하는 'presence'를 결합한 합성어다.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사람이 마치 눈앞에 있는 것처럼 실물과 비슷한 크기의 대화면으로 상대방과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영상회의 솔루션이다. 텔레프레전스의 핵심 요소인 디지털 디스플레이와 인터넷 기술에 원격 조종 등 로봇 기술을 더한 것이 바로 텔레프레전스 로봇이다. 해커 출신 최연소 장관인 대만의 오드리탕 장관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터넷거버넌스포럼(IGF)에 텔레프레전스를 이용해 참석하기도 했다.
대만 오드리탕 장관(맨 오른쪽)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터넷거버넌스포럼(UN IGF)에 텔레프레전스 로봇 솔루션을 이용해 참여했다. / 더블 로보틱스 홈페이지.
대만 오드리탕 장관(맨 오른쪽)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터넷거버넌스포럼(UN IGF)에 텔레프레전스 로봇 솔루션을 이용해 참여했다. / 더블 로보틱스 홈페이지.
텔레프레전스 로봇 서비스를 이용하면 방문객이 직접 행사 현장에 없어도 로봇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현장을 둘러볼 수 있다. 바퀴가 달린 로봇을 PC나 스마트폰으로 원격 조종해 전시장을 돌아다니며 참가기업과 화상으로 일대일 거래상담도 진행하고 명함도 교환할 수 있다. 기조강연, 프레스 콘퍼런스 등 일정에 맞춰 각종 부대행사 참여도 가능하다. 원격 조종으로 원하는대로 움직일 수 있고 현장에서 자신을 대신해 활동하는 일종의 '아바타 로봇'인 셈이다.

주최기관인는 올해 행사 현장에서 100대 가량의 텔레프레전스 로봇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로봇과 서비스 제공은 올해 행사에 첫 참가하는 텔레코디알(telecoDR)이 맡는다. 이 회사는 지난달 불참의사를 밝힌 스웨덴 통신장비 제조회사 에릭슨을 대신해 올해 MWC에서 6000㎡ 규모의 '클라우드 시티'를 선보이겠다고 나서 화제가 됐다.

MWC는 오는 6월 28일부터 7월 1일까지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Fira Gran Via) 전시장에서 열린다. 올해 박람회 주제는 '커넥티드 임팩트(connected impact)'다. 모바일 생태계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를 탐구한다는 의미다. 존 호프만 회장은 텔레콤TV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서로 안전하게 직접 만날 수 없는 상황에서 오프라인에서 열리는 MWC가 글로벌 모바일 생태계를 재결합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GSMA는 올해 MWC에 지난 2019년 관람객 10만여 명의 절반 수준인 5만명 안팎이 행사를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 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 우려가 높아지고 국경폐쇄 조치가 계속되면서 구글과 페이스북, 에릭슨, 노키아, 오라클, LG전자, 소니 등 주요 기업들이 잇달아 불참을 선언한 상태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