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부품사도 반도체 품귀 '아우성'…"웃돈 줘도 1~2일치 밖에 못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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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리포트
MCU 공급단가 20~30% 올라
업체 36% "생산량 절반 감소"
차량용반도체 98% 수입에 의존
협상력 떨어져 공급 더 못 받아
MCU 공급단가 20~30% 올라
업체 36% "생산량 절반 감소"
차량용반도체 98% 수입에 의존
협상력 떨어져 공급 더 못 받아
완성차업체에 자동차 전장 부품을 공급하는 A사는 요즘 재고 부족에 비상이 걸렸다. 전량 해외에서 수입하는 차량용 반도체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재고가 조만간 바닥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미 MCU 공급업체들이 공급 단가를 20~30% 올렸는데 그마저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공급 업체들과 보통 1~2주 정도 쓸 재고 물량 단위로 거래했지만, 요즘엔 하루 이틀치 물량을 끊어서 받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반도체 품귀현상이 나타나면서 국내 완성차 협력사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작년 말부터 신차 주문량이 늘면서 차량용 반도체의 수급 불균형 현상이 커지는 추세다.
완성차 협력사들은 주로 NXP, 인피니언 등 글로벌 반도체 메이커에서 반도체를 구해 전장 부품, 전자제어장치 등을 만든 뒤 완성차업체에 납품한다. 반도체 수급 상황은 갈수록 악화하는 추세다. 연초 미국 텍사스의 한파로 대형 차량용 반도체 제조사인 NXP와 인피니언의 공장이 멈췄고, 지난달엔 글로벌 점유율 2위 업체인 일본 르네사스 공장에 화재까지 발생했다. 이 여파로 국내 완성차업체 일부 라인이 가동을 멈추면서 협력사들의 생산 감소도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국내 협력사들은 글로벌 반도체 업체를 상대로 협상력이 떨어져 공급 순서가 뒤로 밀린 상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로 부품 생산이 20% 내로 줄었다고 답한 기업이 설문 기업(53개 사)의 64%에 달했다. 50% 내로 줄어든 기업도 36%였다.
부품업체들은 반도체 확보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의 각 기능을 제어하는 핵심 반도체인 MCU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MCU는 일반 자동차에 대당 200여 개가 들어가는 부품으로 한두 개라도 빠지면 자동차를 완성할 수 없다.
자동차 스위치 관련 부품을 만드는 B사도 MCU 제조사의 공급 일정이 늦어지자 발을 구르고 있다. B사 관계자는 “MCU 주문 후 공급까지 20주 정도 걸렸는데 최근에는 40~50주가 지나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2~3일마다 회의를 열어 납품 일정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생산 차질로 일부 2·3차 협력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휴업을 단행하고 있다. 최근 경남권 한 자동차 부품사는 완성차업체의 물량 조절과 맞물리면서 주 5일 중 2일을 쉬기로 결정했다.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이번 사태가 올해 하반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업체는 제품 설계를 바꾸면서 공급이 남아 있는 반도체를 대체 활용하려는 방안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차량용 반도체의 국내 생산량이 너무 적어 이번에 취약점이 드러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준명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국내 차량용 반도체 세계 시장 점유율은 2.3%에 불과해 규모를 키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주홍 자동차산업협회 기획조정본부장은 “국내 파운드리 업체의 시설투자에 세제지원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완성차 협력사들은 주로 NXP, 인피니언 등 글로벌 반도체 메이커에서 반도체를 구해 전장 부품, 전자제어장치 등을 만든 뒤 완성차업체에 납품한다. 반도체 수급 상황은 갈수록 악화하는 추세다. 연초 미국 텍사스의 한파로 대형 차량용 반도체 제조사인 NXP와 인피니언의 공장이 멈췄고, 지난달엔 글로벌 점유율 2위 업체인 일본 르네사스 공장에 화재까지 발생했다. 이 여파로 국내 완성차업체 일부 라인이 가동을 멈추면서 협력사들의 생산 감소도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국내 협력사들은 글로벌 반도체 업체를 상대로 협상력이 떨어져 공급 순서가 뒤로 밀린 상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로 부품 생산이 20% 내로 줄었다고 답한 기업이 설문 기업(53개 사)의 64%에 달했다. 50% 내로 줄어든 기업도 36%였다.
부품업체들은 반도체 확보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의 각 기능을 제어하는 핵심 반도체인 MCU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MCU는 일반 자동차에 대당 200여 개가 들어가는 부품으로 한두 개라도 빠지면 자동차를 완성할 수 없다.
자동차 스위치 관련 부품을 만드는 B사도 MCU 제조사의 공급 일정이 늦어지자 발을 구르고 있다. B사 관계자는 “MCU 주문 후 공급까지 20주 정도 걸렸는데 최근에는 40~50주가 지나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2~3일마다 회의를 열어 납품 일정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생산 차질로 일부 2·3차 협력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휴업을 단행하고 있다. 최근 경남권 한 자동차 부품사는 완성차업체의 물량 조절과 맞물리면서 주 5일 중 2일을 쉬기로 결정했다.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이번 사태가 올해 하반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업체는 제품 설계를 바꾸면서 공급이 남아 있는 반도체를 대체 활용하려는 방안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차량용 반도체의 국내 생산량이 너무 적어 이번에 취약점이 드러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준명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국내 차량용 반도체 세계 시장 점유율은 2.3%에 불과해 규모를 키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주홍 자동차산업협회 기획조정본부장은 “국내 파운드리 업체의 시설투자에 세제지원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