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발전설비' BHI, 美·日 꺾고 세계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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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기업의 비결
세계 3대업체 원천기술 인수해
1분기 세계 수주물량 40% 점유
탈원전 악재 딛고 변신 성공
차세대 HRSG 사업자로 선정
세계 3대업체 원천기술 인수해
1분기 세계 수주물량 40% 점유
탈원전 악재 딛고 변신 성공
차세대 HRSG 사업자로 선정
국내 중견 발전 기자재업체 비에이치아이(BHI·대표 우종인·사진)가 친환경 액화천연가스(LNG)발전 핵심 설비인 배열회수보일러(HRSG) 시장에서 지난 1분기 수주 물량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정부의 ‘탈원전·탈석탄’ 에너지정책으로 기존 발전 설비 업체들이 생존 기로에 놓인 절박한 상황에서 거둔 쾌거여서 의미가 더 크다는 분석이다. BHI는 최근 차세대 가스복합화력발전 표준 사업자로도 선정돼 2023년 세계 최초로 친환경 고효율의 초초임계압 HRSG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1분기에만 작년 연간 수주 물량인 1489㎿ 규모를 수주해 세계 1위 시장점유율(37.2%)을 달성하는 이변을 기록했다. 국내 LNG발전소뿐 아니라 아랍에미리트(UAE) 중국 방글라데시 등 LNG발전소의 HRSG 물량을 ‘싹쓸이’하면서다. 세계 1위를 다투던 누터에릭슨과 GE는 각각 2위, 3위로 밀려났다. BHI 관계자는 “외국기업에 제대로 시장 개방이 안 된 중국과 인도시장을 제외하면 수출 가능 시장 전체 물량의 50%가량을 수주한 셈”이라고 말했다.
BHI는 지난 2년간 매출의 일부분을 차지했던 석탄화력·원자력발전 사업부문을 축소하며 직원 150여 명이 퇴사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공격적인 투자로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지난해 11월엔 130년 역사를 지닌 세계 3대 발전설비업체 미국 아멕포스터휠러의 HRSG 원천기술을 인수했다. 단기간에 GE, 독일 지멘스, 미쓰비시파워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인 HRSG 원천기술 보유 업체가 됐다. BHI 관계자는 “기술경쟁력 확보로 발주처 입찰사의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세계 1위 수주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BHI의 ‘기술독립’으로 2023년엔 100% 국산 기술로 건설되는 첫 초초임계압 LNG발전소가 나올 전망이다. 정부는 차세대 가스복합화력발전 표준화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최근 초초임계압 HRSG 기술개발 사업자로 BHI를 선정한 상태다. 초초임계압으로는 2023년 세계 첫 상용화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초초임계압 발전은 LNG발전에서 미래형으로 일컫는 초임계압 발전 방식을 한 단계 뛰어넘은 기술이다. 임계압이란 물이 증발현상 없이 증기로 바로 변환하는 데 필요한 압력으로, 국내 LNG발전소 대부분이 임계압 이하인 ‘아임계압’ 발전 방식을 이용한다.
섭씨 610도, 240바(bar·압력단위) 압력 이상을 견디도록 설계돼야 하는 초초임계압 발전은 기존 아임계압 대비 터빈에 작용하는 힘이 1.5배가 되면서 가동 시간은 50% 단축돼 탄소배출량도 감소하게 된다. 정부는 석탄화력발전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절반 정도인 LNG발전소를 2020년 41.3GW 규모에서 2034년 58.1GW로 약 17GW 증설할 예정이다. BHI에 최소 1조원 이상의 수주 기회가 열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GE·미쓰비시 누르고 HRSG 세계 1위
HRSG는 LNG를 가스터빈에서 연소시켜 나온 열로 물을 끓여 증기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가스터빈, 스팀터빈과 함께 LNG발전의 핵심 설비로 꼽힌다. HRSG는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인체의 촘촘한 혈관처럼 설계된다. 고온의 배기가스가 직경 3.8㎝, 길이 24m짜리 관 5000여 개(전체 길이 120㎞)로 구성된 HRSG 본체를 통과하면 관 속을 흐르는 물이 순식간에 수증기로 변해 강한 힘으로 스팀터빈을 돌리는 구조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에 연비가 중요하듯 LNG발전소는 열효율이 중요하다”며 “HRSG는 LNG발전 효율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라고 설명했다. BHI는 연매출 2500억원 규모인 국내 최대 HRSG 제작업체다. 세계 42개국에 500기 이상 36GW 규모의 HRSG를 공급해 미국 누터에릭슨, 제너럴일렉트릭(GE), 일본 미쓰비시파워 등에 이어 글로벌 순위 4~5위에 올라 있다.이런 가운데 지난 1분기에만 작년 연간 수주 물량인 1489㎿ 규모를 수주해 세계 1위 시장점유율(37.2%)을 달성하는 이변을 기록했다. 국내 LNG발전소뿐 아니라 아랍에미리트(UAE) 중국 방글라데시 등 LNG발전소의 HRSG 물량을 ‘싹쓸이’하면서다. 세계 1위를 다투던 누터에릭슨과 GE는 각각 2위, 3위로 밀려났다. BHI 관계자는 “외국기업에 제대로 시장 개방이 안 된 중국과 인도시장을 제외하면 수출 가능 시장 전체 물량의 50%가량을 수주한 셈”이라고 말했다.
BHI는 지난 2년간 매출의 일부분을 차지했던 석탄화력·원자력발전 사업부문을 축소하며 직원 150여 명이 퇴사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공격적인 투자로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지난해 11월엔 130년 역사를 지닌 세계 3대 발전설비업체 미국 아멕포스터휠러의 HRSG 원천기술을 인수했다. 단기간에 GE, 독일 지멘스, 미쓰비시파워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인 HRSG 원천기술 보유 업체가 됐다. BHI 관계자는 “기술경쟁력 확보로 발주처 입찰사의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세계 1위 수주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세계 첫 ‘초초임계압’ 상용화 나서
LNG발전은 그동안 설비 국산화율이 가장 저조한 발전 분야로 여겨졌다. 발전업계는 국내 LNG발전소 건립 비용의 50% 이상이 해외로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외국 회사들이 장악한 가스터빈, 스팀터빈을 비롯해 HRSG 등 구매비용과 유지·보수비용을 합치면 수십조원이 유출됐다는 것이다.하지만 BHI의 ‘기술독립’으로 2023년엔 100% 국산 기술로 건설되는 첫 초초임계압 LNG발전소가 나올 전망이다. 정부는 차세대 가스복합화력발전 표준화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최근 초초임계압 HRSG 기술개발 사업자로 BHI를 선정한 상태다. 초초임계압으로는 2023년 세계 첫 상용화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초초임계압 발전은 LNG발전에서 미래형으로 일컫는 초임계압 발전 방식을 한 단계 뛰어넘은 기술이다. 임계압이란 물이 증발현상 없이 증기로 바로 변환하는 데 필요한 압력으로, 국내 LNG발전소 대부분이 임계압 이하인 ‘아임계압’ 발전 방식을 이용한다.
섭씨 610도, 240바(bar·압력단위) 압력 이상을 견디도록 설계돼야 하는 초초임계압 발전은 기존 아임계압 대비 터빈에 작용하는 힘이 1.5배가 되면서 가동 시간은 50% 단축돼 탄소배출량도 감소하게 된다. 정부는 석탄화력발전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절반 정도인 LNG발전소를 2020년 41.3GW 규모에서 2034년 58.1GW로 약 17GW 증설할 예정이다. BHI에 최소 1조원 이상의 수주 기회가 열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