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년 기업' 남양유업은 왜 몰락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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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실패 탐구 - 끝내 PEF에 팔린 남양유업
● 수차례 위기에도 구태 반복
● 상명하복·폐쇄적 조직문화
● 제품력 과신…변화 못 읽어
● 수차례 위기에도 구태 반복
● 상명하복·폐쇄적 조직문화
● 제품력 과신…변화 못 읽어
허리를 숙이고 회장직도 내려놨지만 대중은 차가웠다. ‘불가리스 사건’은 “코로나 갖고 장난치느냐”는 대중의 불매운동으로 이어졌다. 품질 기술력은 갖췄지만 빠르게 변하는 젊은 세대의 트렌드를 읽지 못했고,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등 오너 일가는 위기 때마다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고 오판했다.
그렇게 57년 역사를 지닌 국내 2위 우유업체는 사모펀드(PEF)에 경영권을 넘겼다. 경영진은 뒤늦게 풍전등화의 위기를 느꼈고 제대로 된 회계 실사도 없이 3주 만에 계약서에 서명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우수한 제품과 탄탄한 제조시설을 보유한 기업이 위기에 제대로 대응도 못 해보고 허망하게 팔렸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남양유업 매각은 위기관리에 둔감한 기업이 조직 혁신을 게을리하고 시대 흐름을 읽지 못했다가 경영권을 넘긴 대표적인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남양유업은 1990년대부터 건설사 리베이트 사건, 대리점 갑질, 오너 일가 부도덕성 논란 등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요식행위를 하듯 책임을 전가하거나 형식적 사과문을 내놓는 데 그쳤다. 2006년 대장균 분유 논란 때도 사과보다는 “자연환경에도 존재한다” “70도 이상의 뜨거운 물에서 100% 사멸한다”는 식으로 대응해 비난을 샀다.
불가리스 논란 때도 반복됐다. 지난달 13일엔 “불가리스에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고발당했다. 세종시는 남양유업 세종공장에 대해 영업정지 2개월을 예고했고 국민 여론은 들끓었다. 하지만 홍 회장은 20일이 지나서야 나타나 사과문을 읽었다.
남양유업은 그동안 일련의 불매운동에도 소비자가 자사 제품을 찾을 것이라며 자만했고, 그런 결정에 이의를 제기한 임직원은 없었다. 제품에 대한 과신, 상명하복식 조직구조, 시대 변화를 파악하지 못한 대응이 패착이 된 것이다. 남양유업은 회계법인 실사도 없이 김앤장법률사무소에 법률 자문만 맡겨 속전속결로 매각 계약을 진행했다.
28일 남양유업 매각 소식이 알려지자 주가는 개장과 동시에 상한가로 직행했다. 투자자들이 느끼는 회사의 문제가 오롯이 경영 리스크에서 비롯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민지혜/김채연 기자 spop@hankyung.com
그렇게 57년 역사를 지닌 국내 2위 우유업체는 사모펀드(PEF)에 경영권을 넘겼다. 경영진은 뒤늦게 풍전등화의 위기를 느꼈고 제대로 된 회계 실사도 없이 3주 만에 계약서에 서명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우수한 제품과 탄탄한 제조시설을 보유한 기업이 위기에 제대로 대응도 못 해보고 허망하게 팔렸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남양유업 매각은 위기관리에 둔감한 기업이 조직 혁신을 게을리하고 시대 흐름을 읽지 못했다가 경영권을 넘긴 대표적인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남양유업은 1990년대부터 건설사 리베이트 사건, 대리점 갑질, 오너 일가 부도덕성 논란 등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요식행위를 하듯 책임을 전가하거나 형식적 사과문을 내놓는 데 그쳤다. 2006년 대장균 분유 논란 때도 사과보다는 “자연환경에도 존재한다” “70도 이상의 뜨거운 물에서 100% 사멸한다”는 식으로 대응해 비난을 샀다.
불가리스 논란 때도 반복됐다. 지난달 13일엔 “불가리스에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고발당했다. 세종시는 남양유업 세종공장에 대해 영업정지 2개월을 예고했고 국민 여론은 들끓었다. 하지만 홍 회장은 20일이 지나서야 나타나 사과문을 읽었다.
남양유업은 그동안 일련의 불매운동에도 소비자가 자사 제품을 찾을 것이라며 자만했고, 그런 결정에 이의를 제기한 임직원은 없었다. 제품에 대한 과신, 상명하복식 조직구조, 시대 변화를 파악하지 못한 대응이 패착이 된 것이다. 남양유업은 회계법인 실사도 없이 김앤장법률사무소에 법률 자문만 맡겨 속전속결로 매각 계약을 진행했다.
28일 남양유업 매각 소식이 알려지자 주가는 개장과 동시에 상한가로 직행했다. 투자자들이 느끼는 회사의 문제가 오롯이 경영 리스크에서 비롯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민지혜/김채연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