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논현동 현대리바트 강남 전시장에 진열된 ‘디자인 퍼스트’ 가구 제품.  민경진 기자
서울 논현동 현대리바트 강남 전시장에 진열된 ‘디자인 퍼스트’ 가구 제품. 민경진 기자
빨간색 초록색 등 원색 디자인을 적용한 소파, 고양이 집과 발톱을 긁는 장난감 ‘스크래처’가 부착된 수납장…. 현대리바트가 개성 강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1980~2000년대생)를 겨냥해 최근 1년 새 선보인 제품들이다. 현대리바트의 이 같은 ‘디자인 퍼스트’ 가구 제품들이 성공적으로 가구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성 만점 2030 세대 겨냥한 디자인

현대리바트는 올해 3~5월 20~30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1% 증가했다고 1일 밝혔다. 20대 매출은 52%, 30대 매출은 33.5% 증가했다. 현대리바트 가구 제품을 처음 구매한 20~30대 소비자는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현대백화점그룹 통합 멤버십 서비스인 H 포인트 결제 정보를 활용해 세대별 가구 제품 결제액을 분석한 결과다.

디자인 퍼스트 전략은 현대리바트가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가구 시장을 겨냥해 지난해 선보인 디자인 콘셉트다. 1인 가구 및 가정 내 생활시간 증가로 가구업계의 새로운 고객층으로 부상한 20~30대 소비자를 정면 겨냥한 전략이다. 기존 가구 제품의 간결한 디자인과 무채색 위주의 잔잔한 색감을 과감히 버리고 톡톡 튀는 색채와 차별화된 디자인을 적용한 게 특징이다.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가을·겨울 시즌부터 디자인 퍼스트 전략을 적용한 소파, 수납장, 1인용 침대 등 가구 제품 40여 종을 선보였다. 침대 머리 판을 접으면 책상이 되는 레트로 침대는 1인 가구를 위한 편의성과 디자인을 동시에 갖췄다는 평가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실험적인 디자인 요소를 대폭 적용한 신제품으로 업계 내에서도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들었다”며 “이런 시도가 개성을 강조하는 MZ세대와 만나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생활 방식을 반영한 것도 성공 비결로 꼽힌다. 와인 애호가를 위해 와인랙과 수납장을 결합한 ‘블랙 와인 수납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편리하게 침대 형태로 변형이 가능한 원색 계열의 위트로 밀레니얼 소파는 3차 생산에 들어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디자이너 100명 더 늘릴 것”

디자인 퍼스트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국내 가구업계 최초로 상품 기획·생산 단계에서 패스트트랙 시스템을 도입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 동향에 대응하기 위해 디자인부터 제품 출시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 평균 8개월에서 3개월로 줄였다.

디자인 인력도 대폭 보강했다. 지난해 디자인 인력을 30% 늘려 총 100명의 가구 및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도 100여 명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다. 품질 향상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레이저로 접착제 기능을 하는 특수 기능층(폴리머)을 녹여 목재·합판 등 노출 면을 붙이는 ‘레이저 에지 기술’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기존 본드 접착 방식은 흰색·회색·검정 세 가지로 제한된 본드 색상 탓에 디자인 구현에 한계가 있던 것을 보완했다.

또 고유한 컬러 콘셉트 100여 종을 개발해 매뉴얼로 내놓는다. 프리미엄 가구 시장 공략을 위한 ‘글로벌 디자이너 에디션’ 제품도 연내 선보인다. 엄익수 현대리바트 리빙사업부장(상무)은 “국내 가구시장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색상과 선형 등을 적용한 디자인 특화 제품 덕분에 현대리바트의 브랜드 이미지도 한층 젊고 세련되게 변모하고 있다”며 “차별화된 디자인을 적용한 고급형 가구 제품 30여 종을 추가로 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