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 언어 번역 서비스 제공…래디쉬·샌드박스 협업
'츄더' '동네놈들' 등 대형 유튜버 콘텐츠 번역 맡아
한경닷컴이 8일 서울 강남구의 사무실에서 만난 이상헌 대표(사진)는 "비싼 번역 비용으로 인해 해외로 판매하지 못하는 콘텐츠가 많다"며 "체계화된 번역 플랫폼으로 공급 지역을 확대해 다양한 종류의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보이스루는 2018년 9월 설립된 글로벌 콘텐츠 번역 스타트업이다. 자체 개발한 번역 플랫폼 '밍글로(MINGLO)'를 통해 번역이 필요한 기업 및 개인들과 전 세계의 번역가들을 이어주고 있다.
밍글로는 용어사전 정리, 싱크 작업 등 번역에 필요한 부가작업이 시스템에 기본 기능으로 탑재되어있다. 이를 기반으로 번역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기존 번역 비용 대비 낮은 금액으로도 '신속함'과 '퀄리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현재 1700명이 넘는 번역가들이 보이스루 함께 영어,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등을 비롯한 9개 언어의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대표는 "북미의 유명 웹 소설 플랫폼 래디쉬,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기업 샌드박스 등 160곳이 넘는 기업과 협업을 진행하면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며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생산된 콘텐츠도 다양한 언어로 번역해 수출 중이다"라고 말했다. 보이스루는 높은 수준의 음성인식 기술을 바탕으로 번역의 정확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번역을 하려는 영상 속 출연자의 대사 시간을 정밀하게 추출해 자막을 입히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지연이나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전반적인 문화콘텐츠를 수월하게 번역할 수 있는 시스템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며 "NLP(자연어 처리, Natural Language Processing) 기술을 시스템화시켜 고유명사처럼 번역시 일관성이 요구되는 부분도 자동으로 잡아낼 수 있다"고 부연했다.
보이스루는 이러한 기술들을 바탕으로 최근 △해시드 △티비티(TBT) △KB인베스트먼트로부터 시리즈B 투자를 유치, 6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은 중소기업 등에서 개발한 콘텐츠의 '번역 현지화' 작업에 투입할 방침이다. 체계화된 시스템을 기반으로 더 저렴하게 현지에 특화된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이 대표는 "번역 현지화 작업에 부담을 느끼는 중소 콘텐츠 개발 기업이 많다. 이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며 "번역가들에게도 최상의 대우를 보장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