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경기 부천 스타필드 부지 등 알짜 자산을 담보로 최대 2조원을 조달한다. 롯데쇼핑은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까지 자산 유동화 대상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 유통강자인 두 회사가 e커머스(전자상거래) 격변기를 맞아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실탄 확보’에 나서고 있다. 두 회사가 맞붙은 이베이코리아 입찰을 넘어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 등 차세대 경쟁까지 고려한 움직임이란 분석이 나온다.
롯데·신세계 '실탄 전쟁' 불 붙었다
10일 유통 및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시중은행 두세 곳과 부동산 담보대출 계약을 진행 중이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대비한 자금 확보 차원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인수합병(M&A)용 인수 자금은 통상 피합병 기업의 주식과 자산을 담보로 융통하는데 이마트는 핵심 부동산 담보대출로 조달금리를 크게 낮추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IB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자금 조달 방식에 주목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을 뛰어넘어 e커머스 재편 대응 차원에서 실탄 확보에 나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마트는 2019년 10월 이후 매장 13곳과 유휴 부지를 매각해 약 2조원의 자금을 확보해둔 상태다. 이마트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본사 건물을 포함해 이마트가 소유한 전국 매장이 모두 유동화 대상”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백화점의 핵심 자산까지 유동화해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서 롯데리츠는 롯데백화점 본점 등 핵심 매장과 롯데정보통신 데이터센터도 자산 유동화 대상에 포함시키겠다는 의견을 내놨다”고 전했다.

롯데그룹은 2019년 5월 롯데백화점 강남점을 롯데리츠에 매각하는 등 자산 유동화를 통해 3조532억원을 확보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참여를 계기로 핵심 자산 유동화 속도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